대한건설정책연구원이 내놓은 ‘건설업 주요 지표로 보는 2023년 상반기 평가와 향후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올 하반기엔 건설투자 증가세가 지속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이 나왔다. [사진=뉴시안]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이 내놓은 ‘건설업 주요 지표로 보는 2023년 상반기 평가와 향후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올 하반기엔 건설투자 증가세가 지속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이 나왔다. [사진=뉴시안]

[뉴시안= 이태영 기자]올 상반기 건설투자는 건설수주, 건축허가 및 착공 등 선행지표가 부진한 가운데 예상보다 양호한 것으로 평가했다. 반면 2022년 이후 선행지표가 크게 악화돼, 하반기엔 건설투자 증가세가 지속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이 나왔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이 7일 내놓은 ‘건설브리프 52호’에 수록된 ‘건설업 주요 지표로 보는 2023년 상반기 평가와 향후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행이 지난 7월25일 발표한 올 상반기 건설투자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액적으로는 약 125조2000억원으로 추정되며, 이는 전년동기에 비해 2조6000억원이 증가한 수치다.

상반기 건설투자 증가는 건물투자의 호조세 영향으로, 건축 마무리공사 증가가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올 하반기 건설투자 전망과 관련해 최근 건설업 주요 지표는 물론 산업을 둘러싼 내·외부 환경이 매우 부정적인 상황임을 우려했다.

건설투자의 기초가 되는 건설기성을 제외한 대부분의 지표가 크게 악화되고 있는 실정이라는 것. 올 상반기 기준 건설수주는 26.1% 줄어들었고, 건축허가와 착공 역시 각각 22.6%, 38.5% 감소해 건설경기 부진이 크게 우려되는 상황이다.

아파트 분양물량은 6월까지 누적 7만5000호에 불과해 작년 상반기 17만4000호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으로, 고금리 상황이 지속되고 있어 부동산PF 등 자금조달 여건은 개선되기 힘든 여건이라는 점도 강조됐다.

[그래픽=대한건설정책연구원]
[그래픽=대한건설정책연구원]

더욱이 생산요소시장의 불확실성도 상당한데, 시멘트가격 인상으로 레미콘, 콘크리트파일 등 관련 자재의 연쇄적 가격상승도 우려스러운 상황이어서 하반기 부진은 불가피할 것으로 분석됐다.

올해 건설투자 전망에 있어 한국은행은 0.7%, KDI는 0.2%의 증가율을 각각 예상하고 있다. 이들 전망치가 부합한다면 상반기 건설투자가 2.1% 증가했다는 점에서 하반기에는 1% 이상의 감소세가 불가피할 것으로 우려된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 박선구 연구위원은 “올해 건설투자가 예상보다 높게 나온다면 2024년 건설경기는 당초 예상보다 악화될 가능성이 상당하다”며 “건설경기 선행지표라고 할 수 있는 건설수주, 건축인허가 및 착공, 분양물량 등이 2022년부터 완연한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고 강조했다.

상반기 건설투자가 예상보다 양호하게 나타나, 연간 건설투자 증가율은 0∼1%가 예상되나, 건설기업이 느끼는 체감경기는 개선되기 힘든 여건이라는 점도 이와 같은 우려를 뒷받침했다.

박 연구위원은 “하반기 건설시장은 공공부문의 부진이 지속되고, 민간 건축시장 역시 상반기에 비해 부진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분양연기, 착공지연 등에 따라 건설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큰 지역 경제를 중심으로 부정적 영향이 심화되고 있음”을 우려했다.

상반기 건설기업 이익은 약 20% 감소한 것으로 추정되며, 이에 부실 위험 기업이 증가할 가능성이 상당하다는 점이다.

박 연구위원은 “건설업 주요 지표 추이와 건설시장을 둘러싼 부정적 환경 요인이 단기간에 해소될 가능성이 적다”며 “자칫 건설경기 부진의 장기화가 우려되는 상황으로 산업 활성화를 위한 대책을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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