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래의 소비 트렌드를 이끌어갈 주체로서 틴즈(Teens, 10대)에 관심을 집중되고 있는 가운데, 금융권도 틴즈를 겨냥한 금융상품과 서비스 상품을 속속 출시하고 있다. [사진=KB금융지주경영연구소]
최근 미래의 소비 트렌드를 이끌어갈 주체로서 틴즈(Teens, 10대)에 관심을 집중되고 있는 가운데, 금융권도 틴즈를 겨냥한 금융상품과 서비스 상품을 속속 출시하고 있다. [사진=KB금융지주경영연구소]

 

[뉴시안= 이태영 기자]MZ세대가 진부한 용어로 전락하면서 최근에는 미래의 소비 트렌드를 이끌어갈 주체로서 틴즈(Teens, 10대)에 관심을 집중되고 있다. 특히 금융권도 미래의 새 소비트랜드 주체인 틴즈를 겨냥한 금융상품과 서비스 상품을 속속 출시하고 있다.

KB금융지주경영연구소가 최근 내놓은 ‘글로벌 틴즈 상품 트렌드’ 보고서에 따르면 “틴즈는 자존감이 높고 남과 다른 특별함을 추구하며 자기 취향에 맞는 즐거움을 선호한다는 것이 특징이다”며 “틴즈를 더 이상 보호해야 하는 대상이 아니라, 자기 주장이 뚜렷하고 사회문제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하나의 독립된 주체로 바라봐야 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틴즈는 태어나면서부터 디지털을 접한 ‘디지털 네이티브(Digital Native)’ 세대인 동시에 디지털 이외에는 경험해보지 못한 ‘디지털 온리(Digital Only)’ 세대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커뮤니케이션이 일상화되면서 스마트 학습 도구를 사용해 공부하고 친구들과 줌(ZOOM)에서 만나 교류하는 것은 더 이상 낯선 풍경이 아니다.

# 틴즈를 둘러싼 금융 환경 변화

KB금융경영연구소는 틴즈를 둘러싼 금융 환경의 대표적인 변화로 ▲현금없는 사회 ▲금융의 디지털 전환 ▲20대 미만 투자자의 부상 등을 꼽았다.

 [그래픽=KB금융지주경영연구소]
[그래픽=KB금융지주경영연구소]

우선 현금없는 사회를 꼽았다.

최근 '현금 없는 버스' 운영이 일상화된 것 처럼 음식점이나 상품 매장에서도 카드결제만 가능한 키오스크 사용이 일반화되는 추세다.

실제로 한국은행이 내놓은 '2021년 경제 주체별 현금사용 행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현금 지출액 비중은 지난 2015년 38.8%에서 2021년 21.6%로 급감했다. 반면 신용카드와 체크카드 지출액 비중은 37.4%에서 58.3%로 급증했다. '현금 없는 사회'로 가고 있다는 방증이다.

또한 '금융의 디지털 전환'도 눈길을 끈다. 예·적금을 포함한 주식·펀드·보험·카드 등 전통적인 금융 서비스는 물론, 디지털 자산·조각 투자 등 새로운 투자 서비스도 스마트폰 엡에서 간단하게 거래한다. 카카오뱅크, 토스 등 사용자 환경·경험(UI·UX)에 집중한 간편한 서비스가 등장하면서 10대들의 금융 접근성이 크게 향상됐다는 것. 최근에는 신분증이 없는 미성년자도 본인 명의 휴대전화만 있으면 선불전자지급수단 형태의 계좌나 선불카드를 손쉽게 만들 수 있다.

'20대 미만 투자자의 부상'도 눈에 띈다. 증권 업계에서는 최근 3~4년 사이 20대 미만 투자자가 급격하게 부상하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상장사 주식을 보유한 20대 미만 주주는 지난해 말 기준 75만5670명으로 2018년 말 9만2766명 대비 약 8.1배 증가했다.

[그래픽=KB금융지주경영연구소]
[그래픽=KB금융지주경영연구소]

삼성증권이 청소년 1만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새뱃돈 투자처로 주식을 선택한 청소년은 58%, 예금성 자산을 선택한 청소년은 41%를 나타냈다. 본인 명의의 주식계좌를 보유한 청소년도 43%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 틴즈 대상 글로벌 금융상품

글로벌 시장에서도 틴즈를 겨냥한 금융상품과 서비스가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 2014년 선보인 '그린라이트(GreenLight)'는 미국의 핀테크 앱이다. 자녀가 어릴 때부터 지출, 저축, 투자 등 금융 지식과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지원한다. 그린라이트가 제공하는 직불카드는 마스터카드 가맹점에서 사용 가능하다. 부모는 자녀 카드를 원격으로 활성화·비활성화해 결제 내역을 통보받을 수 있다. 자녀들은 용돈으로 저축, 기부, 주식매매도 가능하다. 현재 미 전역에서 600만가구 이상이 가입하고 있다.

영국의 핀테크 기업이 만든 '고헨리(gohenry)'는 금융교육 앱이다. 6~18세 청소년이 실용적이고 재미있는 방법으로 금융습관을 기를 수 있게 설계했다. 간편하고 이해하기 쉬운 인터페이스, 화려한 색감의 화면 구성과 캐릭터, 실용적인 용돈 관리기법, 단계별 금융 교육 등으로 2021년 브리티시 뱅크 어워드(British Bank Awards)에서 최고 어린이 금융 서비스(Best Children’s Financial Provider) 부문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현재 200만명 이상의 회원을 보유하고 있다.

미국의 핀테크 앱인 '커런트(current)'는 400만명의 고객을 보유하고 있다. 가입부터 계좌 개설까지 2분 이내에 가능한 빠르고 쉬운 금융 서비스를 표방하고 있다. 혜택과 서비스에 따라 '틴즈를 위한 계정'과 '18세 이상 성인을 위한 계정'으로 구분해 운영한다. 미 전역에 4만 개 이상 설치된 올포인트(Allpoint)12 ATM을 별도 수수료 없이 이용 가능하며, 앱에서 ATM 위치 검색도 가능하다. 대표적인 서비스는 수표를 사진으로 촬영하면 곧바로 계좌에 입금되는 모바일 수표 입금이다.

# 국내 틴즈 대상 금융서비스 등장

국내 금융시장에서도 틴즈를 겨냥한 금융서비스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도표=KB금융지주경영연구소]
[도표=KB금융지주경영연구소]

하나은행은 부모가 자녀에게 용돈을 주고 투자 등 금융활동을 함께하는 '아이부자'를 선보였다. 다른 서비스와 다르게 주식투자 기능이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다만 자녀는 부모계좌의 수익률만 볼 수 있을 뿐, 실제 거래는 부모가 실행한다는 한계도 존재한다.

카카오뱅크는 7~18세 청소년을 타깃으로 '카카오뱅크 mini'를 선보였다. 은행 계좌가 없어도 돈을 보관하거나 이체가 가능하다. mini 선불카드로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온오프라인 결제가 가능하다. 지난 6월 말 기준 가입자수가 180만명에 달한다. 2분기 이용금액은 4375억 원을 기록했다.

토스뱅크는 7~16세 청소년을 대상으로 '토스유스카드'라는 선불카드를 선보였다. 가상계좌에 이체하거나 편의점에서 현금을 충전해 온오프라인 매장에서 결제가 가능하다. 초등학생도 만들 수 있는 카드라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시장에서 큰 반향을 일으켰다.

이밖에 어린이를 위한 용돈 관리 앱인 '퍼핀'이 있다. 부모가 자녀의 카드사용 내역과 잔액을 실시간 조회할 수 있다. KB는 Z세대의 독립적인 금융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리브 Next' 앱을 선보였다. 결제나 송금 등 금융 서비스 외에도 퀴즈, 게임 등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한다.

KB금융경영연구소 권세환 선임연구위원은 "향후 틴즈 관련 금융 서비스나 상품을 설계할 때 그들의 생각과 행동을 이해하고 활용하는 것은 더 중요해질 것"이라며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 트렌드에 대응하기 위해선 더 나은 가치의 상품과 서비스를 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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