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진흥청이 '3고 현상'에 의한 농식품 소비행태가 어떻게 달라졌는지 분석한 결과, 실속형 소비가 늘어난 반면에 신선식품 소비는 다시 감소하는 등의 변화를 보였다. [사진=뉴시스]
농촌진흥청이 '3고 현상'에 의한 농식품 소비행태가 어떻게 달라졌는지 분석한 결과, 실속형 소비가 늘어난 반면에 신선식품 소비는 다시 감소하는 등의 변화를 보였다. [사진=뉴시스]

[뉴시안= 이태영 기자]고물가와 고금리, 고환율 등 '3고(高) 현상'이 계속됨에 따라 가격이 저렴한 '비뚤이' 농산물의 소비가 크게 늘어나는 등 농식품 소비에도 변화가 일고 있다.

12일 농촌진흥청이 소비자 표본 1500가구의 농식품 가계부 자료를 활용해 '3고 현상'에 의한 농식품 소비행태가 어떻게 달라졌는지 분석한 결과, 실속형 소비가 늘어난 반면에 신선식품 소비는 다시 감소하는 등의 변화를 보였다.

우선 장바구니 물가부담을 줄이기 위한 '실속형 소비'가 큰 폭으로 증가했다. 물가부담에 따른 소비행태 변화를 설문조사한 결과, 비뚤이 농산물과 유통기한 임박 농산물 등의 구매가 늘었다. 비뚤이 농산물 구매를 늘렸다는 응답이 19.1%로 가장 많았다.

가격을 중시하는 소비자들은 마감 할인 등 유통기한 임박 농산물을 주로 찾았고, 구매와 조리 편리성을 추구하는 소비자는 냉동 농산물을 선호했다. 맛, 안전성 등 종합적인 선호도는 비뚤이 농산물이 일반농산물 다음으로 높았다.

반면, 신선식품 소비는 다시 감소세로 돌아섰다. 지난 2020년과 2021년에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신선식품 구매가 전년 대비 증가했으나 코로나 일상 시기인 2022년에는 다시 감소해 코로나19 발생 전 추세로 돌아갔다.

물가가 급격히 상승한 최근 3년간 가구당 전체 농축수산물 구매액은 1.4% 줄었으나 과일은 9.3%, 채소는 6.9% 감소했다. 축산물은 0.8% 증가했다

물가 상승률은 채소와 축산물, 과일 순으로 높았지만 과일의 구매액이 가장 큰 폭으로 감소해 소비자는 물가가 오르면 농축산물 중 과일 구매를 가장 많이 줄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환율 인상이 수입과일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면서 수입과일의 구매액은 눈에 띄게 감소했다. 최근 5년간 환율이 가장 낮았던 2018년에 비해 2022년 가구당 수입과일 구매액은 26.6% 감소했다.

농진청은 “코로나19의 영향으로 급격히 성장한 온라인 시장은 '3고 영향'으로 더욱 커지고 있다”며 “농식품을 즐겨 구매하던 장소로 대형 잡화점(슈퍼마켓)의 비중이 줄고 상대적으로 저렴하다고 인식되는 온라인 시장에서 농식품을 구매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조재호 농촌진흥청장은 "3고 시대를 슬기롭게 극복하기 위해서는 소비자들이 무엇을 원하는지를 정확히 알고 반영해야 한다"며 "농촌진흥청은 지난 13년간 축적한 자료를 바탕으로 우리 농식품 산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고, 소비자 중심의 신품종·신제품 개발에 더욱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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