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해 전 기업홍보쪽과 언론계에 떠돌던 우스개 소리 하나. 모신문사가 경영난에 시달리자 기업 홍보 관계자들은 이 신문사가 파산하지 않기를 기원했다고 한다. 신문사가 망하면 수많은 기자들이 쏟아져 나와 너도나도 1인 인터넷신문사를 차려 홍보 관계자들을 괴롭힐 거라는 이유에서다. 그들의 기도가 하늘에 닿았는 지 해당 언론사는 경영난을 극복하고 지금은 정상적으로 잘 돌아가고 있다.

우리 사회에 비춰진 인터넷신문의 씁쓸한 단면이다.

우리나라 전자신문의 역사는 꽤 깊다. 198611PC통신을 이용해 개통한 한경KETEL이 효시라 할 수 있다. 인터넷신문의 최초 모델은 19953홈페이지를 개설한 중앙일보이다. 이어 조선일보 동아일보 등 다른 종이신문사들도 이른바 신문 종속형 인터넷신문인 닷컴을 경쟁적으로 열었다.

독립형 인터넷신문이 탄생한 것은 뉴밀레니엄의 시작인 200011일이다. 머니투데이가 서막을 열었고 이데일리 오마이뉴스 지디넷코리아 등이 뒤를 이었다. 이후 인터넷신문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었다. 문화체육관광부에 등록된 인터넷신문사는 2005286개에서 올 9월 현재 11625개이다. 매년 600-700개 매체가 새롭게 생겨나고 있다. 진입 문턱이 낮다보니 누구나 쉽게 창간하고 있다. 포털 유투브 등에는 인터넷신문 만드는 법등 관련 자료들이 수두룩하게 올라있다.

가지가 많다보니 바람 잘 날이 없다. 언론분쟁이 가장 많은 곳이 인터넷신문인 것도 새삼스럽지 않다. 언론중재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2021년 한해 동안 전체 259건의 언론소송 중 인터넷매체가 147(56.8%)으로 가장 많았다.

언론중재위가 파악한 2020-2022년 언론사 시정권고 현황에서도 인터넷신문이 압도적이다. 재난보도 위반, 신고자 등 보호 차별금지 등을 위반해 2020793(84.8%) 20211172(90.8%) 20221083(87.4%)의 시정권고를 받았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인터넷신문 자율기구인 인터넷신문윤리위원회도 자정 차원에서 자율심의를 강화하고 있다. 사회적 이슈 관련 보도 가이드를 제정한다든가 회원사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교육을 펼치고 있다. 한국인터넷신문협회는 인터넷신문 언론대상 등을 마련해 인터넷신문의 올바른 취재 및 보도 활동을 측면에서 지원하고 있다.

인터넷신문은 이미 우리 사회에 주요 언론매체로 확고하게 자리매김하고 있다. 한국언론재단이 발표한 ‘2022 언론수용자 조사결과에 따르면, 인터넷을 통한 뉴스이용률이 77.2%, TV(76.8%)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 물론 여기엔 네이버 같은 뉴스포털의 영향이 컸겠지만, 어쨌든 인터넷신문이 국민들사이에 주요 뉴스소비 채널로서의 위상을 공고히 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특히 203040대의 인터넷뉴스 이용률은 90%를 훌쩍 넘어서고 있다.

한때 정통 신문사의 취재 및 보도관행을 혁파하면서 인터넷신문은 독립형 언론으로 언론계에 신선한 바람을 불러일으켰다. 2010년 미국 프로퍼블리카는 인터넷매체로는 사상 처음으로 탐사보도부문의 퓰리쳐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2006년 뉴올리언스지역을 강타한 허리케인 카트리나로 인해 고립된 메모리얼병원의 급박한 상황을 생생하게 보도한 ‘The deadly choices at Memorial’이 수상작이다.

인터넷신문은 100년 역사의 레거시 미디어의 법칙을 한 순간에 무너뜨렸다. 언론학자들은 가장 큰 변화로 마감시간을 없앤 뉴스의 속보화를 촉진시킨 점을 평가했다. ‘선(先)발행 후(後)편집’‘실시간저널리즘’ ‘과정으로서의 저널리즘등과 같이 신개념 뉴스 취재 및 보도의 역사를 새로 써가고 있다.

이 처럼 인터넷신문의 명암을 지켜보면서 이번 달 11번째 생일을 맞는 뉴시안의 편집책임자로 무한한 책임감과 사명감을 느끼고 있다. 특히 가짜뉴스논란 등 최근 언론보도를 둘러싸고 우리 사회가 한바탕 홍역을 치르고 있는 상황에 사회적 공기로서 언론의 중요성을 더욱 절감하고 있다. ‘No.1 인터넷종합뉴스’를 지향하는 뉴시안은 독자 여러분께 11년 전 초심을 잃지 않고 정론보도로 언론의 사명을 다하겠다는 약속을 드린다.

저작권자 © 뉴시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