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서울 서초구 경부고속도로 부산방향 만남의 광장 주유소에서 시민들이 주유하고 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3년 8월 수출입물가지수에 따르면 국제유가 급등으로 인해 8월 수입물가지수는 135.96로(2015=100)로 전월대비 4.4% 올랐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3월 기록한 7.6% 이후 최고 증가폭이다. [사진=뉴시스]
13일 서울 서초구 경부고속도로 부산방향 만남의 광장 주유소에서 시민들이 주유하고 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3년 8월 수출입물가지수에 따르면 국제유가 급등으로 인해 8월 수입물가지수는 135.96로(2015=100)로 전월대비 4.4% 올랐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3월 기록한 7.6% 이후 최고 증가폭이다. [사진=뉴시스]

[뉴시안= 조현선 기자]지난달 국내 보통휘발유의 리터(ℓ)당 평균판매가격이 1700원을 넘어선 지 한 달 만에 1800원에 육박하고 있다. 지역별로는 2000원을 넘긴 곳도 있다. 글로벌 원유 공급 감소와 수요 증가로 국제 유가 및 석유제품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향후 국내 기름값이 더 오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19일 한국석유공사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국내 보통휘발유 평균 판매 가격은 리터당 1775.33원이다. 이는 전달 대비 2%, 연초 대비 14.2% 오른 수치다. 서울지역은 평균 1857원으로 올랐다. 자동차용 경유도 한 달 사이 3.8%가량 비싸졌다. 

이는 국제 유가 상승의 여파다. 리비아 석유 수출 터미널 일시 폐쇄 및 미국의 추가 대(對) 러시아 제재 발표 등의 여파로 국제 유가가 오르면서 석유제품의 가격도 함께 오른 탓이다.  전날 기준 옥탄가 95 이상인 휘발유 가격은 배럴당 116.93달러로 월간 가격으로는 연초 대비 13.1%가량 올랐다.

문제는 공급 감소와 수요 증가가 맞물리면서 추가 상승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최근 러시아·사우디아라비아가 현재 진행 중인 원유 공급 감축 기간 연장을 결정했고, 국제 에너지기구(IEA)가 이를 반영해 연말까지 원유 공급이 부족할 것으로 전망했다. 앞서 제기됐던 시점인 10월보다 두 달 늦다. 중국에서의 수요가 늘어나는 점도 눈에 띈다. IEA에 따르면 중국의 7월 석유 수요는 1670만 배럴로 올해 들어 세 번째 신고점을 경신했다.

전날 기준 북해산 브렌트유와 WTI(서부 텍사스유) 가격이 배럴당 각각 94.43달러, 91.48달러로 전 거래일 대비 올라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WTI가 90달러를 넘어선 건 지난해 11월7일 이후 처음이다. 같은 기간 두바이유도 95.20달러로 나타났다. 통상 제품가 반영까지는 2~3주간의 시차가 있지만 재고 소진 속도를 고려할 때 추석을 기점으로 국내 기름값 가격 상승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기름값이 10주 연속 오름세를 나타내면서 하반기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지고, 중국발 경기 위기가 이어지는 등 경기가 부진한 상황에서 물가 상승이 유지되는 '스태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이에 정부는 내달 종료 예정인 유류세 인하 조치 연장을 검토 중이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5일 열린 물가·민생 점검회의를 통해 "높은 국제유가 변동성에 대응해 유류세 인하와 유가연동보조금을 10월까지 연장했다"며 "추가 연장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정부는 휘발유에 25%, 경유 및 액화석유가스(LPG) 부탄에 각각 37% 인하된 세율을 적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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