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만든 테슬라 전기차 모델Y 판매가 급증하면서 국민 혈세로 지원하는 정부 보조금의 최대 수혜를 입고 있다.  사진은 서울 시내 한 테슬라 갤러리에서 고객들이 Model Y를 시승해보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중국에서 만든 테슬라 전기차 모델Y 판매가 급증하면서 국민 혈세로 지원하는 정부 보조금의 최대 수혜를 입고 있다.  사진은 서울 시내 한 테슬라 갤러리에서 고객들이 Model Y를 시승해보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뉴시안= 조현선 기자]지난달 테슬라가 수입 전기차 판매 1위에 올랐다. 가성비를 앞세운 외산 제품을 탑재해 출고가를 낮춰 정부가 지급하는 보조금을 최대로 받을 수 있게 한 덕분이다. 한국의 혈세로 조성된 보조금이 외국 업체 배불리기를 돕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6일 카이즈유 데이터 연구소에 따르면 지난달 테슬라 모델Y는 총 4206대가 판매됐다. 전체 수입차 중 가장 많은 수준으로, 국산 전기차를 넘어섰다. 지난 8월 대비로도 876% 폭증했다. 특히 아이오닉5·6와 EV6·9 등 현대차와 기아의 전기차 판매 대수를 모두 합쳐도 모델Y에 미치지 못했다.

이처럼 모델Y 판매 대수가 급증한 이유는 지난달부터 테슬라가 중국 상하이 공장에서 만든 '모델Y 후륜구동(RWD)' 차량 출고를 본격화하면서다. 모델Y RWD의 국내 출고가는 국가가 친환경차 구입 시 지급하는 국고보조금을 최대한 받을 수 있도록 5699만원부터다. 중국 CATL의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탑재해 출고가를 대폭 낮췄다. 여기에 각 지방자치단체가 지급하는 추가지원금까지 더하면 실제 구입 비용은 5000만원 이하로 떨어진다.

현재 글로벌 전기차 시장 상황은 녹록치 않다. 지난 8월까지 올해 전기차 누적 판매량은 전년 대비 5.7% 감소하는 등 수요가 주춤했다. 높은 전기차 가격, 각국의 보조금 감소, 충전 인프라 미비, 충전 전기비 인상 등이 두루 누적된 결과다. 이같은 상황에서 주요 진입 장벽으로 꼽히는 격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반값 전기차'가 향후 전기차 시장 활로를 찾아 줄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는 배경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LFP 배터리가 게임 체인저로 떠오르고 있다. 짧은 주행거리라는 한계를 기술 향상으로 빠르게 개선하면서 저렴한 가격을 앞세우고 있다. 통상 전기차의 가격 절반 가까이가 배터리 비용인 만큼 저가 배터리를 통해 차량 가격을 낮추는 것이다. 이에 국내 배터리 업체들도 뒤늦게 LFP 배터리 개발에 나섰지만 이미 시장을 장악한 중국을 따라잡기란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압도적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모델Y가 혈세로 지원받은 보조금 대부분을 가로채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지난달 모델Y가 지원받은 전기차 보조금 규모만 최소 300억원에 육박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국내 배터리 업체들을 위협하는 중국 CATL이 보조금의 최대 수혜주라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테슬라가 중국산 배터리를 탑재한 모델로 국산 전기차와 가격 경쟁을 벌이며 국내 전기차 시장에도 큰 타격을 주고 있다"며 "국내 유입이 계속 늘고 있는 중국산 전기차들이 국고 보조금을 휩쓰는 현상을 시급히 제어해야 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뉴시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