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현지시간) 미국 실리콘밸리 삼성전자 미주총괄(DSA)에서 열린 '삼성 시스템LSI 테크 데이 2023'에서 시스템LSI 사업부 박용인 사장이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5일(현지시간) 미국 실리콘밸리 삼성전자 미주총괄(DSA)에서 열린 '삼성 시스템LSI 테크 데이 2023'에서 시스템LSI 사업부 박용인 사장이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뉴시안= 조현선 기자]삼성전자가 자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엑시노스'의 귀환을 공식화했다. 새 칩셋은 내년 초 출시 예정인 갤럭시S24 시리즈 일부 모델에 탑재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2년 만에 자사 모바일 AP를 사용하고, 시장 선두 추격에 나설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삼성전자는 5일(현지시간) 미국 실리콘밸리 미주총괄에서 '삼성 시스템LSI 테크 데이 2023'을 개최하고 엑시노스2400을 공개했다.

통상 모바일 AP는 스마트폰의 '두뇌'로 불릴 만큼 핵심 부품으로 꼽힌다. 특히 모바일AP는 반도체 업계에서도 경쟁이 치열하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글로벌 모바일 AP 시장에서 출하량 기준 삼성전자의 시장점유율은 7%로 5위에 그친다. 대만 미디어텍(30%)과 미국 퀄컴(29%), 애플(19%) 등과의 격차도 크다. 플래그십급 제품은 퀄컴이 장악하고 있고, 애플은 신제품에 자체 칩셋을 탑재하며 타사와의 제품 경쟁력에서의 우위를 강조해 왔다. 

이는 엑시노스 성능 저하 논란에 따른 뼈아픈 결과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해 출시된 갤럭시S22 시리즈에 엑시노스2200 칩셋을 탑재, 퀄컴의 스냅드래곤보다 더 나은 성능을 기대했다. 그러나 발열·성능 모두 기대에 미치지 못했고, 게임옵티마이징서비스(GOS) 논란까지 이어지며 차기작인 갤럭시S23 시리즈 전 제품에는 퀄컴 스냅드래곤을 탑재해야 했다. 

이같은 상황에서도 삼성전자는 성능 개선을 위한 투자를 이어왔다. 특히 '고질병'으로 꼽히는 그래픽 성능 개선을 위해 미국 AMD와 디아블로 등 게임사와의 협업 가능성이 제기돼 왔다. 엑시노스2400 역시 AMD의 '라데온' 그래픽 설계자산을 기반으로 개발하는 차세대 그래픽 솔루션을 엑시노스 라인업에 확대 적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4월 AMD의 차세대 고성능·저전력 그래픽 설계자산(IP) 분야 전략적 파트너십을 확대한 바 있다. 

당초 외신 등은 삼성전자가 2년여 만에 돌아오는 갤럭시S23 FE(팬 에디션)에 차기 엑시노스를 탑재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플래그십급 스마트폰에 탑재하기 이전에 성능과 발열 문제 등을 개선한 제품을 정규 라인업이 아닌 FE제품에 탑재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23 FE에 엑시노스2200을 병행 탑재한다고 밝힌 바 있다.

엑시노스2400, 갤럭시S24 기본·플러스 모델 탑재 가능성 높아

관건은 새 칩셋의 성능이다.  모바일 AP 시장 상위 기업 중 자체 스마트폰 제조를 겸하는 기업은 애플 삼성 등으로 좁혀지는 만큼 엑시노스2400의 재기를 계기로 선두권 추격도 가능할 것이라는 기대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새 칩셋은 전작인 엑시노스2200에 비해 중앙처리장치(CPU) 성능은 1.7배, AI성능은 14.7배 대폭 향상돼 사용자 경험을 극대화했다. 또 미국 AMD의 최신 아키텍쳐 RDNA3 기반의 '엑스클립스940' 그래픽처리장치(GPU)를 탑재해 향상된 레이트레이싱과 함께 글로벌 일루미네이션, 리플렉션/쉐도우 렌더링 등 첨단 그래픽 기술이 적용돼 전작 대비 높은 그래픽 수준을 자랑한다는 설명이다. 

또 엑시노스 시리즈로는 최초로 '팬아웃-웨이퍼레벨패키징(FO-WLP)' 기술을 적용키로 했다. FO-WLP는 칩을 인쇄회로기판(PCB)이 아닌 실리콘 웨이퍼에 직접 실장하는 방식으로, 두께는 더 얇게 만들면서도 패키징 면적은 넓게 만들 수 있다는 장점을 갖는다. 방열 성능도 우수해 전작의 발열 논란을 피해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엑시노스2200의 경우엔 기존 방식인 패키징온패키징(PoP) 방식을 사용한 바 있다.

엑시노스2400을 선택할 구체적인 고객사 정보는 알려지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삼성전자 MX(모바일경험) 사업부가 내년 초 공개될 갤럭시S24 시리즈 기본·플러스 모델에 퀄컴의 스냅드래곤8 3세대 제품과 병행해 쓸 것이라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특히 5G 상용화를 기점으로 모바일 AP 값이 급등하면서 원가 부담이 커진 만큼 비용 효율성이 높은 엑시노스를 사용한다면 MX사업부 입장에서도 긍정적인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또 엑시노스가 파운드리 사업에 속하는 만큼 새 칩셋이 갤럭시S24 시리즈에 탑재된다면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사업부의 실적 부진도 상쇄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엑시노스2400 출시가 삼성전자의 모바일 AP 시장 선두업체 추격의 전환점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편 삼성전자는 이날 엑시노스2400을 레퍼런스 기기에 탑재해 스마트폰에 적용될 문자를 이미지로 변환하는 새로운 생성형 AI 기술을 선보였다. 2억 화소 이미지센서 기반의 초고해상도 특수 줌 기술인 '애니 플레이스'가 최초 공개됐다. 움직이는 사물을 풀스크린하고 최대 4배 클로즈업 장면까지 화질 저하 없이 동시에 촬영할 수 있는 기술로 클로즈업할 AI 기술이 사물을 자동 추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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