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 안성탕면이 출시 40주년을 맞이한 가운데 고춧가루를 사용하지 않은 '순하군 안성탕면'을 출시했다. [사진=농심]
농심 안성탕면이 출시 40주년을 맞이한 가운데 고춧가루를 사용하지 않은 '순하군 안성탕면'을 출시했다. [사진=농심]

[뉴시안= 박은정 기자]라면업계가 '맵기'를 두고 전쟁을 벌이고 있다. 라면업계는 최근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을 시작으로 '신라면 더 레드', '맵탱', '마열라면' 등 색다른 매운맛을 강조한 신제품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이에 농심이 고춧가루를 사용하지 않은 순한맛 라면을 출시하면서 '맵기 전쟁'에 브레이크를 걸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농심이 안성탕면 출시 40주년을 맞아 '순하군 안성탕면'을 내놓았다.

이 라면은 고춧가루를 사용하지 않아 매운맛을 수치화한 지표 '스코빌지수'가 0이다. 중량(125g)과 가격(소매점 기준 900원)은 기존 안성탕면과 동일하다. 기존 안성탕면의 맛을 좌우하는 된장과 소고기 육수에 닭 육수를 더해 깊고 감칠맛을 자랑한다.

최근 라면업계가 매운맛 라면 신제품을 줄지어 출시하는 가운데 농심이 순한맛 라면을 선보인 것은 '과감하다'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로 여론조사기관 데이터앤리서치가 발표한 올해 2분기 기준 국내 주요 봉지라면 브랜드 호감도 순위를 살펴보면 신라면·틈새라면·불닭볶음면·열라면 등 매운라면이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농심 관계자는 "라면에 대한 소비자의 수요가 세분되며 다양해지고 있다"며 "얼큰함보다는 순한맛을 선호하는 소비자를 비롯해 남녀노소 누구나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삼양식품이 지난 8월 매운맛 국물 브랜드 '맵탱'을 선보이고 매운맛 라면 시장을 이끌고 있다. [사진=삼양식품]
삼양식품이 지난 8월 매운맛 국물 브랜드 '맵탱'을 선보이고 매운맛 라면 시장을 이끌고 있다. [사진=삼양식품]

이에 맞서는 '매운맛 라면'은 다양해지고 있다. 매운맛 라면의 대표격인 삼양식품은 지난 8월 매운 국물라면 브랜드 '맵탱'을 선보였다. 종류는 △맵탱 흑후추소고기라면 △맵탱 마늘조개라면 △맵탱 청양고추대파라면 등 3종이다. 

매운맛 열풍으로 맵탱은 출시 한 달 만에 판매량 300만개를 넘어섰다. 일부 오픈마켓에서는 하루 만에 3000개가 판매돼 품절 사태가 일어나기도 했다. 

농심도 매운맛 전쟁에 참여하고 있다. 기존 신라면의 맵기를 높인 '신라면 더 레드'를 개발한 것이다. 청양고추 양을 늘려 매운맛 강도를 높이고, 소고기와 표고버섯 등으로 감칠맛을 살렸다.

오뚜기도 자사 매운 라면 '열라면'에 마늘과 후추를 더한 '마열라면'으로 매운맛 전쟁에 참가했다. 오뚜기 관계자는 "기존 열라면과 스코빌 지수는 비슷하지만 마늘과 후추가 추가돼 더 조화로운 맛을 추구했다"고 소개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들어 마라와 불닭소스 등으로 매운 음식 트렌드가 강세였는데 순한맛 라면 등장은 새로운 도전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며 "순한맛 시장도 활발히 형성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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