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말 기준 국내 주요 대기업들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이하 현금)이 1년 전 대비 62조원 이상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삼성전자의 지난 6월말 현재 현금 보유량은 작년 6월말 대비 40조원 이상 늘었다. 삼성전자 서울 서초사옥. [사진=뉴시스]
올해 상반기 말 기준 국내 주요 대기업들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이하 현금)이 1년 전 대비 62조원 이상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삼성전자의 지난 6월말 현재 현금 보유량은 작년 6월말 대비 40조원 이상 늘었다. 삼성전자 서울 서초사옥. [사진=뉴시스]

[뉴시안= 이태영 기자]올해 상반기 말 기준 국내 주요 대기업들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이하 현금)이 1년 전 대비 62조원 이상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이익잉여금 증가액인 53조원보다 9조원 가량 많다.

현금 증가분의 64.8%는 삼성전자 몫이다. 삼성전자의 지난 6월말 현재 현금 보유량은 작년 6월말 대비 40조원 이상 늘었는데, 이는 작년도 증가분(8조8994억원)의 4.5배에 달한다.

삼성전자를 비롯해 현금 보유량이 1조원 이상 늘어난 기업은 현대자동차, LG에너지솔루션 등 9곳이다. 반면 HMM과 KT는 현금 보유량이 1조원 이상 줄었다.

11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가 2023년 지정 500대기업 중 지난 2021년부터 2023년까지 반기보고서를 제출한 278개 기업(금융사 제외)을 대상으로 현금 및 이익잉여금 현황을 조사한 결과, 올해 6월말 기준 대기업의 현금은 총 294조8254억원으로 집계됐다. 작년 6월말 232조5918억원 대비 62조2336억원(26.8%) 늘어난 규모다.

동일 시점 기준으로 이익잉여금이 1136조3612억원에서 1189조2233억원으로 52조8621억원(4.7%) 증가한 것보다 규모가 더 크다.

업종별로는 27개 기업이 포함된 IT전기전자의 현금 규모가 46조3375억원(74.1%) 늘어나며 1위를 차지했다.

이는 삼성전자의 현금 보유량이 큰 폭으로 늘어난 결과다. 삼성전자의 올해 6월말 기준 현금 보유량은 79조9198억원으로 작년 6월말 39조5831억원 대비 약 2배(40조3367억원, 101.9%)에 달한다.

동일 시점 이익잉여금 규모가 310조2168억원에서 338조3107억원으로 28조939억원(9.1%)밖에 늘지 않았음에도 현금 규모가 대폭 늘어난 점이 돋보인다. 삼성전자는 올 상반기 단기금융상품을 대거 처분해 현금 유동성을 확보했다.

현대자동차는 지난 6월말 기준 현금 보유량을 작년 6월말보다 4조6483억원(28.8%) 늘리며, 증가액 2위를 차지했다. 이익잉여금 증가 규모는 7조7902억원(10.2%)이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익잉여금이 1조4318억원(217.9%) 늘 때, 현금 보유량을 2조8767억원(145.0%) 늘리며 3위에 올랐다.

이밖에 1조원 이상 현금 보유량을 늘린 기업으로는 △SK에너지(1조8442억원, 126.3%) △두산에너빌리티(1조6271억원, 148.3%) △LG화학(1조5676억원, 29.7%) △SK하이닉스(1조4945억원, 32.9%) △삼성물산(1조2496억원, 59.9%) △현대삼호중공업(1조151억원, 167.4%) 등이 있다.

반면 HMM과 KT는 현금 규모를 1조원 이상 줄였다.

HMM은 올해 6월말 현재 1조6977억원의 현금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작년 6월말 기준 보유량인 3조4338억원 대비 1조7361억원(-50.6%) 줄어든 규모다. 동일 시점 이익잉여금이 4조467억원(62.1%) 늘었음에도 현금 규모가 줄어든 점이 눈에 띈다.

KT 역시 이익잉여금이 8530억원(6.3%) 늘었음에도 현금 보유량은 1조162억원(-36.0%) 줄었다.

김경준 CEO스코어 대표는 “기업 대다수가 이익잉여금 증가액 이상으로 현금을 늘려 가용 자원을 확보한 상태”라며 “불안정한 경제 환경 탓에 내외부적으로 위기 요인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기업들이 변동성에 대응하기 위해 리스크 관리 역량을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저작권자 © 뉴시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