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 역사상 규모가 가장 큰 소비 주체로 ‘골드 키즈 알파세대’ 시장이 개막된 가운데, 국내 식품업계에서 이른바 '골드키즈'를 위한 어린이 전용 식품들이 속속 출시되고 있다.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어린이용 음식이 진열돼 있다. [사진=뉴시스]
인류 역사상 규모가 가장 큰 소비 주체로 ‘골드 키즈 알파세대’ 시장이 개막된 가운데, 국내 식품업계에서 이른바 '골드키즈'를 위한 어린이 전용 식품들이 속속 출시되고 있다.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어린이용 음식이 진열돼 있다. [사진=뉴시스]

[뉴시안= 이태영 기자]‘이제 MZ도 구세대’...인류 역사상 가장 규모가 큰 소비 주체로 ‘골드 키즈 알파세대’ 시장이 개막된 가운데, 이들이 향후 10년 내 전체 소비의 3분의 1을 차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25일 식품산업통계정보시스템이 내놓은 ‘2023년 10월 4주 식품시장 트렌드 픽 ‘알파세대와 식품산업‘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전세계 알파세대는 22억 명 이상으로 인류 역사상 인구대비 비중이 가장 큰 규모의 세대층을 이룰 것으로 전망되며 이미 시장 선점을 위한 잠재 소비자로 부상하고 있다고 내다봤다. 알파세대는 2010년 이후 출생해 현재 0세에서 13세까지를 뜻한다.

포브스는 알파세대를 대상으로 한 육아, 서비스, 앱 시장규모를 약 55조 원으로 추산하며, ‘새로운 맘 이코노미(The New Mom Economy)’로 정의할 정도로 이들을 주목했다.

# 알파세대 자녀 행복 위해 아낌없이 투자하는 밀레니얼 부모 세대

알파세대(13세 이하)의 부모인 밀레니얼 세대(30~40대 초반)는 자녀와 긴밀한 유대 관계를 형성하며 경험을 함께 공유하고 싶어하는 세대다.

[그래픽=식품산업통계정보시스템]
[그래픽=식품산업통계정보시스템]

글로벌 컨설팅 기업인 모닝 컨설트(Morning Consult)의 조사에 따르면, 알파세대의 부모 중 70%가 밀레니얼 세대로, 이들은 사회적인 부와 명예보다 자녀의 행복과 개인의 가치를 더 중시한다고 분석했다. 과거 기성세대들과는 다르게 자식들의 행복에 아낌 없이 투자하는 경향이 강하다는 것.

더욱이 알파세대 소비자들은 자신의 취향을 부모와 공유하는 것에 익숙하며, 대부분 밀레니얼 부모세대의 소비 패턴, 라이프 스타일 영향을 받고 자란다고 짚었다.

결국, 경제력은 없지만, 부모를 통해 막강한 소비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것.

BM 기업가치연구소 설문조사에 따르면, 자녀가 부모의 소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품목으로 식음료(77%)와 외식(63%)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최근 레트로 열풍과 젊은 층에게 신선하게 다가간 할매니얼(할머니+밀레니얼) 트렌드 유행도 주목했다.

알파세대는 자신의 조부모가 먹는 약과, 떡 등의 음식에 친근감을 나타내 식품업계에서는 이를 새롭게 해석해 제품을 출시하는 추세라는 것.

[그래픽=식품산업통계정보시스템]
[그래픽=식품산업통계정보시스템]

코카콜라의 주스음료 브랜드 미닛메이드는 2001년 국내 첫 선보여 큰 사랑을 받은 추억의 쿠우 캐릭터를 활용해 2023년 ‘미닛메이드 쿠우’ 2종을 출시했다.

오리온은 2006년 출시된 ‘나! 샌드 치즈크림’과 2011년 선보인 ‘다이제 샌드 바닐라&밀크크림’2종을 리뉴얼 출시했다.

하림은 단종한 추억의 매점 소시지 ‘매콤후랑크’를 재출시했으며, 풀무원올가홀푸드는 할매니얼 트렌드가 인기를 얻으면서 전통 디저트인 ‘구워 만든 우리 쌀 전병’을 출시했다.

이 외에도 던킨은 한정 판매했던 ‘허니 글레이즈드 약과’를 상시 판매로 전환했으며, 농심은 스낵 신제품인 ‘콩고물 옥수수 깡’을 출시했다.

모닝 컨설트 설문 조사에 따르면 알파세대의 부모는 자녀에게 신선 채소 및 과일 같은 건강한 음식을 제공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분석했다.

미국의 시장조사 기업인 Datassential에 따르면, 밀레니얼 세대 부모의 80%는 자녀에게 균형잡힌 식단과 더 건강한 음식을 제공하길 희망하며 고단백, 유기농 및 글루텐 프리, 지속가능성 등을 식품 구매 시 가장 중요한 요소로 고려한다고 밝혔다.

부모가 알파세대 자녀에게 음식을 제공할 때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요소는 알파 세대 부모의 66%가 과일과 채소라고 답했으며, 신선한 음식과 다양한 음식이 53%로그 뒤를 이었다.

부모가 유해하다고 판단해 제한하는 식품은 ‘단 음료(46%)’, ‘설탕 함유 제품(39%)’으로 나타났다.

# 특정 F&B 브랜드 선호와 새로운 경험 중시하는 알파세대

식품 소비에 확고한 자기취향을 지닌 알파세대는 자신이 선호하는 제품과 브랜드를 밀레니얼 부모세대에게 명확히 요구하는 성향을 지녔다.

모닝 컨설트의 보고서에 따르면 알파세대 부모의 최대 30%가 식료품 구매 결정에 자녀를 참여시킨다고 답했고, 이는 알파세대의 요구가 실질 구매로 이어지는 것으로 분석했다.

[그래픽=식품산업통계정보시스템]
[그래픽=식품산업통계정보시스템]

알파세대는 자신이 먹는 음식 및 레스토랑에 대한 특정 브랜드 선호도가 매우 강한 편으로, 미국 알파세대의 약 80%는 특정 스낵이나 식품 브랜드를 자주 혹은 가끔 요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알파세대의 디지털 접근성이 브랜드 친화력을 가속화한다는데도 주목했다.

알파세대의 브랜드 선호도와 소비 결정은 부모가 선택한 제품과 브랜드에 꾸준히 노출되는 등 부모의 소비 성향으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는다는 것.

보고서는 “업체들은 알파세대들을 소비자로 선점하기 위해 생성형AI(인공지능)를 활용한 디지털 마케팅 등의 도입을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2023년 기준 알파세대가 가장 많이 방문하는 매장은 편의점(72%)과 무인 매장(50%)으로, 방과 후 간식거리나 유행하는 제품을 사기 위해 방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무인 매장은 제품을 꼭 구매하지 않더라도 새롭게 나온 제품이 무엇이 있는지 편하게 구경할 수 있고, 부모의 제재를 받지 않고 군것질을 할 수 있는 작은 일탈의 공간으로 인기가 높게 나타났다.

국내 알파세대가 자신의 용돈으로 직접 구매하는 식품류는 과자/스낵류(67.5%), 아이스크림(58%), 젤리(35.5%), 초콜릿/사탕(34.5%) 순으로 나타났다.

[그래픽=식품산업통계정보시스템]
[그래픽=식품산업통계정보시스템]

알파세대의 부모는 자녀가 식품을 선택할 때 제과류에는 비교적 관대한 반면, 탄산음료나 주스와 같이 당 함유량이 높은 제품의 경우 자녀의 선택에 제한을 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 광고보다 콘텐츠에 반응하는 Z세대와는 다른 알파세대

첫 알파세대의 출생 연도인 2010년 첫 번째 아이패드와 인스타 그램이 출시돼 사진 중심의 SNS시대가 시작되면서 알파세대는 자연스럽게 디지털 세계와 일상생활을 오가는 문화에서 자라났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줌(Zoom)을 통한 비대면 학교 수업을 듣고, 메타버스에서 친구들과 시간을 보내며, 틱톡을 통해 사람들과 소통하는 생활에 익숙해진 것.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의 ‘알파세대 등장과 미디어 이용행태 분석'보고서에 의하면 디지털 콘텐츠 이용률은 알파세대가 Z세대를 압도하는 것으로 조사됐으며, 종류에 관계없이 디지털 콘텐츠를 소비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알파세대 중 앱에서 아이템을 구매한 경험은 15.3%, Z세대의 0.5%에 비하면 압도적으로 높은 수치다. 유료로 된 앱을 구매한 경험도 5.8%로 Z세대의 1%보다 훨씬 높고, 사용 금액도 큰 차이가 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모닝 컨설트의 자료에 따르면 미국 알파세대의 3분의 1이상이 온라인에서 하루 평균 3~6시간을 보낸다.

알파세대의 대다수는 소셜 미디어의 광고나 인플루언서들이 사용하거나 시식하는 제품에 관심을 보이며 이러한 성향은 바로 소비로 연결되는 경향이 강했다는 것.

# 알파세대 가장 많이 좋아하는 플랫폼은 ’유튜브와 틱톡‘

유튜브는 알파세대가 가장 많이 이용하는 최고의 소셜 미디어 플랫폼이자 가장 좋아하는 플랫폼으로 나타났다.

미국 정밀 광고주 보고서(U.S. Precise Advertiser Report)에 따르면 2~12세 어린이 중 86%가 최근 유튜브 콘텐츠를 소비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43%의 어린이가 유튜브를 가장 좋아하는 플랫폼이나 앱으로 선택했다.

[그래픽=식품산업통계정보시스템]
[그래픽=식품산업통계정보시스템]

이는 주로 플랫폼에서 제공하는 팟캐스트, 비디오 및 게임화, 숏폼(Short -form)과 같은 다양한 비디오 형식과 알파세대가 시각적이고 집중 시간이 짧은 것을 선호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유튜브에 이어 틱톡은 알파세대들이 가장 좋아하는 플랫폼으로 21%의 어린이가 선택했으며, 알파세대의 식품 소비와 정보 수집은 유튜브와 같은 소셜 미디어로부터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유튜브나 틱톡의 사용 시간이 많고 즐겨 이용하는 알파세대들의 식품 소비에 소셜미디어가 미치는 영향력은 다른 세대보다 크게 작용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식품업계에서는 알파세대와의 소통을 위해 이들의 놀이터인 ‘메타버스’ 활용에 나섰다.

메타버스는 가상현실보다 한 단계 더 진화한 개념으로 가상의 공간에서 아바타를 사용해 친목도모, 게임, 경험 등을 할 수 있는 온라인 상 공간이다.

농심은 2022년 10월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에 '신라면 분식점'을 열고 신제품 콘셉트를 정하는 ‘천하제일 라면 끓이기 대회' 이벤트를 진행했다. 40만 명 이상이 신라면 분식점을 방문하고, 가장 많은 인기를 얻은 레시피를 실제 제품에 적용한 ‘신라면 제페토 큰사발’을 올 1월에 출시했다.

풀무원은 제페토 메타버스 플랫폼에 음성 두부공장을 구현한 풀무원 두부 팩토리를 선보이고, 빙그레는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에 입점해 '빙그레X슬라임 파티'를 선보였다.

보고서는 “알파세대는 광고보다 SNS(틱톡), 유튜브, 포털사이트 등 다양한 온라인플랫폼에서 정보를 수집하고 자신의 생각을 드러내는 것에 익숙한 경향을 지녔다”며 “Z세대는 콘텐츠를 보는 것, 즉 소비에 집중한다면 알파세대는 컨텐츠 소비와 생산을 동시에 한다는 큰 차이점이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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