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안= 조현선 기자］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가 아이폰 기본 검색 엔진 채택을 위해 애플에 검색 광고 수익 36%를 지불하고 있다고 인정했다. 

14일(현지시각) 외신 등에 따르면 피차이 CEO는 이날 에픽게임즈가 구글을 상대로 낸 반독점 소송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애플과의 이같은 계약이 사실이라고 밝혔다.

이날 재판은 애픽게임즈가 구글 앱마켓의 인앱결제 수수료를 피하기 위해 별도 결제 시스템을 구축하자 구글이 에픽게임즈의 '포트나이트'를 플레이스토어에서 퇴출 조치한 데서 시작됐다. 에픽게임즈는 구글이 시장 지배적 지위를 남용해 인앱결제를 강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는 구글의 기본 검색 엔진 채택 대가 지급 사실이 처음으로 언급된 미국 법무부의 소송과는 별개의 건이다. 전날 워싱턴에서 열린 미국 법무부와의 구글 반독점 재판에서 구글 측 증인으로 출석한 케빈 머피 시카고대학교 교수는 구글이 애플 자체 브라우저인 사파리를 통해 발생한 검색 광고 매출의 36%를 애플에 지불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이날 재판에서 에픽게임즈 측 변호사가 이에 대한 내용이 사실이냐고 묻자 피차이 CEO가 "맞는다"고 답한 것이다. 

애플은 지난 2002년부터 아이폰·아이패드·맥 등 자사 디바이스의 기본 검색 엔진으로 구글을 채택하고 있다. 양사는 수차례 합의를 개정했지만 20년 넘게 파트너십을 이어오고 있다. 이를 위해 구글이 애플에 지불하는 금액이 수십억 달러 이상이라는 것을 인정한 것이다.

그러나 피차이 CEO는 애플에 지급하는 금액을 구체화하지는 않았다. 애플에 100억 달러(약 13조원) 이상을 지급하고 있다고만 설명했다.

이날 구글이 삼성전자에 지불하는 기본 검색 엔진 채택 대가에 대해서도 언급됐다. 에픽게임즈 측 변호사는 구글이 삼성전자에 광고 매출 16%의 지급하고 있는 것이 맞냐고 물었다. 애플의 절반 수준이다. 

전날 워싱턴에서 열린 재판에서 제임스 콜로투로스 구글 부사장은 구글이 삼성전자 모바일 기기에 구글 검색엔진과 플레이스토어를 기본 설정으로 탑재하기 위해 삼성전자와 4년 간 80억 달러(약 10조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고 증언한 바 있다.

그러나 피차이 CEO는 이에 대해 두 기업을 직접적으로 비교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구글이 기본 검색 엔진 채택 대가로 구글·삼성전자 등 협력 업체에 지불하는 트래픽 획득 비용(TAC)은 지난 2022년 기준 490억 달러(약 64조원) 수준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