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모듈러 주택 ‘Habitat67(캐나다)’ [사진=The Possible.com/하나금융경영연구소]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모듈러 주택 ‘Habitat67(캐나다)’ [사진=The Possible.com/하나금융경영연구소]

[뉴시안= 이태영 기자]건설업 인력난이 심각한 가운데 건설업 디지털 전환 및 효율성 개선의 유력한 대안으로 OSC(Off-Site Construction)와 BIM(Building Information Modeling)이 부각돼 건설산업의 패러다임이 바뀔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BIM은 건축물의 생애주기 동안 발생하는 정보를 통합적으로 관리하는 3차원 정보 모델링 기술이다. 모듈러 건축과 OSC는 모두 사전 제작한 부재를 현장에서 조립하는 건축 공법이다.

16일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내놓은 ‘하나Knowledge(제39호)’ ‘건설산업의 패러다임 변화’ 보고서에 따르면, “OSC와 BIM은 고령화, 탄소중립, 비용절감 등 다양한 문제에도 적용이 가능하다”며 “모듈러 건축은 공장에서 대량 생산된 모듈을 현장에서 조립한다는 측면에서 인력소요가 적고 공기가 짧아 고령화에 따른 건설 숙련공 부족 문제의 해소가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사진=하나금융경영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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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전환으로 산업 전반의 노동 생산성이 지난 20년간 연평균 3% 가량 향상된 반면, 건설업은 디지털 전환이 지연되면서 연평균 1% 내외의 생산성 향상에 그치고 있다. 이로 인해 글로벌 전체에서 연간 1조6000억 달러의 손실이 발생하고 있다.

OSC는 건설 현장이 아닌 곳에서 건축 구조체(지붕, 기둥, 벽)를 생산한 후 현장에서 조립해 건물을 완성하는 건축 공법이다. 모듈러 건축은 OSC의 하위 개념으로 창호, 외벽체, 전기배선, 배관 등의 자재와 부품이 포함된 모듈을 공장 등에서 생산하고 현장에서는 이를 조립해 건축물을 완성하는 건축 기법이다.

일반적인 RC(Reinforced Concrete)공법 대비 공사비는 높으나 공기가 짧아 전체 사업비 절감이 가능하고 철거 시 재활용이 용이하다는 점이 장점이다.

[사진=하나금융경영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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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세계대전 전후 복구에 크게 활용됐으며 최근 다시 각광받는 건축 기법이다.

모듈러 건축기법은 19세기말 기본 아이디어가 제시됐으며 2차 세계대전 이후 파괴된 유럽 지역의 재건(주로 주택)에 대량으로 활용되면서 실용화됐다.

단, 기술적 한계(누수, 낮은 내구성)로 인해 외면받다 최근 들어 건축 분야의 생산성 향상, 지속가능한 건축 등이 이슈가 되면서 다시 재조명되고 있다.

BIM이 함께 적용될 경우 OSC의 공사 품질 향상 및 이해관계자 간 원할한 의사소통, 건축 생애주기 동안의 비용 절감 등 다양한 장점이 극대화될 수 있어 주목된다.

2030년 글로벌 고령 인구(65세 이상) 비율은 11.7%로 추정되며 선진국은 22.9%, 후진국은 4.2%로 선진국일수록 고령화로 인한 공사현장 인력부족이 심각할 전망이다. 국내의 경우 현재 건설현장 인력 중 80%가 50세 이상이며 향후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사진=하나금융경영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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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모듈러 건축은 건축물의 해체가 수월하고 폐자재의 재사용, 재활용도 용이해 건축 폐기물 발생으로 인한 환경오염 문제도 크게 감소된다.

모듈러 건축물의 해체시 기존 모듈의 재사용률은 90%, 재활용률은 4% 내외로 추정되며 매립되는 폐기물은 6%에 불과할 것으로 추산(건설기술연구원, 2019)된다.

OSC와 BIM이 결합할 경우 설계 변경, 자재 낭비, 재작업 등을 예방할 수 있어 탄소중립, 비용절감 등 건설업을 둘러싼 다양한 문제에 적용 가능하다.

건설업(11%) 및 건축물(주택 17%, 비주택 11%)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는 전체 발생량의 39%로 산업군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사진=하나금융경영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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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적용은 아직 제한적이나 건설업 도약을 위해 점진적으로 확산될 전망이다. 최근 GS건설이 모듈러 사업에 집중하는 등 국내외 시장에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OSC에 대한 불신이 높고, 비용 및 인력 부족으로 BIM의 확산이 국내에서는 아직 더디나 정부가 공공 공사에 BIM 도입을 의무화하고 OSC와 BIM에 기반한 건설업 디지털 전환을 선언(제7차 건설기술진흥기본계획)하는 등 확산의 기틀은 마련했다.

중장기적으로 시공관리는 종합건설사가 맡고, 실제 시공은 전문건설업체가 담당하는 현 건설업 산업구조는 종합건설사, 모듈 제작사, 현장 모듈 조립사 등으로 재편될 전망이다.

건설업 구조 재편에 대비 정부는 2021년 ‘건설산업기본법’을 개정, 종합건설업과 전문건설업 간의 업역 규정을 폐지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 황규완 연구위원은 “대기업 건설사들 역시 고령화, 탄소중립, 생산성 향상을 위해 OSC와 BIM이 필수적이라고 판단, 시범적으로 단독주택 시장에 진출하는 등 점진적으로 시장확대가 기대된다”며 “단, 현재 일반 소비자들의 모듈러 건축에 대한 거부감이 상당해 사무실, 근린상가, 단독주택, 공동주택(아파트) 순으로 점진적으로 확산될 전망이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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