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6일부터 19일까지 부산 벡스코에서 진행된 '지스타 2023' [사진=조현선 기자]
11월 16일부터 19일까지 부산 벡스코에서 진행된 '지스타 2023' [사진=조현선 기자]

[뉴시안= 조현선 기자]국내 최대 규모의 게임 전시회 '지스타 2023'이 성황리에 개최됐다. 

지스타 2023은 지난 16일 부산 벡스코에서 나흘간의 일정의 막을 올렸다.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처음 맞이하는 대규모 행사로, 42개국 1037개사 참가가 예고됐다. 부스도 전년 대비 12.9% 확대된 3328부스가 마련돼 역대 최대였던 2019년(3208부스)을 뛰어넘었다. 이를 증명하듯 많은 인파가 벡스코를 찾았다.

역대 최대 규모를 축하하듯 개막식에는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 등 국내 게임사의 주요 CEO(대표이사)들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개막식에는 참석하지 않았지만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가 자사 부스에 깜짝 등장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외에도 윤석열 대통령이 개막 축전을 보냈고, 이성권 부산시 경제부시장은 개막식 후 진행된 VIP 투어에서 넷마블의 신작을 직접 체험해 보는 등 정계에서도 지스타를 주목했다.

지스타조직위원회는 이번 지스타를 벡스코 제1전시장 전관과 제2전시장 1층 전체를 B2C 관으로 꾸렸다. 개인 참가자들의 동선을 최소화하기 위한 계산이다. 덕분에 기존 3층의 제2전시장까지의 좁은 동선으로 불편을 겪었던 관람객들의 편의가 크게 개선됐다는 평가다. B2C관 부스간 간격을 여유롭게 배치했고,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사방에 비상구를 안내했다. 현장요원이 곳곳에 배치됐고 경찰과 구급대원도 현장에 상시 대기토록 했다. 

11월 16일부터 19일까지 부산 벡스코에서 진행된 '지스타 2023' 를 찾은 게이머들. [사진=조현선 기자]
11월 16일부터 19일까지 부산 벡스코에서 진행된 '지스타 2023' 를 찾은 게이머들. [사진=조현선 기자]

이에 따라 제1전시장에 마련된 B2C관에는 엔씨소프트, 넷마블, 크래프톤, 스마일게이트 RPG, 에픽게임즈, 구글플레이 등이 대규모 부스를 꾸렸다. 제2전시장 1층에는 웹젠, 그라비티, AMD, 파우게임즈, 하오플레이, 하이퍼그리프, 쿠로게임즈, 슈에이샤게임즈 등이 부스를 마련했다. 이외에도 제1전시장 앞 광장에는 위메이드, 구글플레이, 웹젠, 세가퍼블리싱코리아 등의 야외 전시가 마련되는 등 벡스코를 100% 활용한 다양한 볼거리가 제공됐다.

덕분에 벡스코는 행사 기간 내내 전국에서 모인 게이머들로 붐볐다. 부산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제법 추운 날씨였지만 게임을 사랑하는 이들은 '오픈런'도 마다하지 않았다. 신작을 제일 먼저 체험하기 위해, 지스타 한정판 굿즈를 구매하기 위해서다. 수능 당일이었던 개막일부터 평일임에도 휴가를 내고 행사장을 찾은 직장인과 고등학생, 아이의 손을 잡고 행사장을 찾은 가족 단위 방문객까지. 전국에서 모인 이들의 얼굴에는 내내 웃음꽃이 떠나질 않았다.

지스타를 찾은 이들의 최대 관심사는 신작 시연이었다. 지스타에 참가한게임사들은 개발 중이거나 출시를 앞둔 주요 신작을 관람객들이 체험해 볼 수 있도록 시연 부스를 마련했다. 

11월 16일부터 19일까지 부산 벡스코에서 진행된 '지스타 2023' 스마일게이트 부스를 찾은 게이머들이 미디어월을 통해 공개된 '로스트아크 모바일' 영상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조현선 기자]
11월 16일부터 19일까지 부산 벡스코에서 진행된 '지스타 2023' 스마일게이트 부스를 찾은 게이머들이 미디어월을 통해 공개된 '로스트아크 모바일' 영상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조현선 기자]

인기 부스에서는 기본 2시간 여의 대기시간이 소요됐다. 시연 가능 인원이 조기 마감되기도 했다. 통상 2~30분간의 시연 시간을 고려할 때 오후 6시까지 플레이 가능한 인원을 초과해 대기줄이 조성되면서다. 스마일게이트의 '로스트아크 모바일', 크래프톤의 '다크앤다커 모바일', 엔씨의 'LLL' 등의 부스가 오후 3시 이전에 입장이 마감되는 등 신작에 대한 기대감을 입증했다. 게임사들은 인플루언서들의 신작 시연 행사 등으로 대기 시간을 채웠다. 

다행히 이들의 신작은 팬들의 기대를 충족한 분위기다. 로스트아크 모바일 시연을 위해 대구에서 왔다는 이민석 씨는 "'로스트아크'라는 플랫폼 자체가 원체 사람도 많고 인기도 많아 기대를 많이 했다. 이것만 보러 왔는데 기대에 부응한 것 같다. 충분히 만족한다. 이대로만 나왔으면 좋겠다"고 평가했다.

이른바 '한국판 심즈'로 불리는 크래프톤의 '인조이'를 시연하고 나온 30대 커플은 "평소 배틀그라운드를 즐겨서 굿즈를 구입하기 위해 왔다가 '인조이'를 시연하고 간다. 부스 분위기도 밝고 아기자기해서 맘에 든다"고 말했다. 

자녀와 함께 지스타를 찾은 이들도 눈에 띄었다. 딸과 함께 행사장을 찾은 여성 김 씨는 "딸이 전날 수능을 마쳤는데 지스타에 가고 싶다고 해서 함께 왔다. 사람이 많아 정신도 없고, 뭐가 뭔지는 잘 모르겠지만 딸이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니 좋다. 딸과 오랜만에 시간을 보낼 수 있어서 즐겁다"고 말했다. 이들 모녀는 곧 스마일게이트가 이디야커피와 함께 마련한 '모코코 리프레시 카페' 앞 캐리커쳐 앞에서 셀피를 찍으며 즐거워 했다.

​11월 16일부터 19일까지 부산 벡스코에서 진행된 '지스타 2023' 엔씨소프트 부스를 찾은 게이머들이 신작을 시연하고 있다. [사진=조현선 기자]11월 16일부터 19일까지 부산 벡스코에서 진행된 '지스타 2023' 구글플레이 부스를 찾은 게이머들이 현장에서 진행된 이벤트를 통해 공개된 쿠폰을 적고 있다. [사진=조현선 기자]
​11월 16일부터 19일까지 부산 벡스코에서 진행된 '지스타 2023' 엔씨소프트 부스를 찾은 게이머들이 신작을 시연하고 있다. [사진=조현선 기자]11월 16일부터 19일까지 부산 벡스코에서 진행된 '지스타 2023' 구글플레이 부스를 찾은 게이머들이 현장에서 진행된 이벤트를 통해 공개된 쿠폰을 적고 있다. [사진=조현선 기자]

또 중소형 게임사와 국내 고등학교와 대학교 등 교육기관에서도 부스를 꾸리고 실제 재학 중인 학생들의 개발작을 시연해 지스타를 한층 더 다채로운 행사로 완성시켰다.

안양 경기게임마이스터고에 재학 중인 김수현 군과 친구들은 2박3일 일정으로 지스타 현장을 찾았다. 김 군은 "게임 개발자·기획자로서 역량을 얻기 위해 지스타를 방문했다. 볼거리도 많고 전시된 게임 종류도 다양하다 보니 영감을 받기에 정말 좋은 것 같다. 추억도 만들 겸 수학여행으로 생각하고 친구들과 함께 왔다"고 말했다.

이들 역시 졸업작품을 출품한 선배들의 게임을 즐기고, 현장의 분위기에 한껏 심취돼 함께 셀피를 찍으며 내일의 1등 개발자를 향한 꿈에 한발짝 더 발을 내딛었다. 

실재로 이번 행사에 본인이 개발한 퍼즐 어드벤처 게임을 출품한 이 군은 "게임을 만드는 학교다 보니, 지스타에 참가해 게임을 알리는 기회로 활용하고 있다"며 "와 보니 많은 분들이 게임을 즐기시면서 생각보다 어렵다고 하셔서 나중에 게임을 실제로 만들게 된다면 '튜토리얼'에 더 신경써야겠다고 배워간다"며 소회를 전했다.

11월 16일부터 19일까지 부산 벡스코에서 진행된 '지스타 2023'에 경기게임마이스터고등학교 학생들의 졸업작품이 시연되고 있다. [사진=조현선 기자]
11월 16일부터 19일까지 부산 벡스코에서 진행된 '지스타 2023'에 경기게임마이스터고등학교 학생들의 졸업작품이 시연되고 있다. [사진=조현선 기자]

반면 역대 최대 규모의 행사였지만 아끼는 게임사의 부재로 아쉽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김해에서 온 류민석 씨는 "지스타는 새로운 게임을 알게 해 주는 곳, 초등학생 시절부터 매해 지스타를 찾고 있다"며 "지난해에는 넥슨, 원신 등이 부스를 꾸렸는데 올해는 이들을 포함해 기대한 게임이 많이 없어 아쉽다. 그래도 두루두루 다 보려고 온 거라 즐겁다"고 말했다.

대구에서 온 김민재 씨도 "서든어택 등 FPS 게임이나 원신, 카트라이더 등을 좋아하는데 기대작이 없어 아쉽긴 하다. 그래도 방금 시연했던 '판타스틱4'가 기대 이상이다. 야구 팬이라면 정말 재밌게 할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또 조직위가 이번 행사를 '서브컬처 페스티벌'을 표방한 만큼 다채로운 서브컬처 장르의 행사가 진행됐다. 컨벤션홀에서 '서브컬쳐 게임 페스티벌'을 진행하는 등 서브컬처 친화적 분위기가 조성됐다는 평가다. 

지난 16일부터 19일까지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지스타 2023'에서 진행된 '코스프레 포토타임' 행사. [사진-=조현선 기자]
지난 16일부터 19일까지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지스타 2023'에서 진행된 '코스프레 포토타임' 행사. [사진-=조현선 기자]

코로나19를 기점으로 코스어(코스프레+플레이어)들 사이에서는 지스타가 주요 축제로 자리잡는 분위기다. 사회적 거리두기 등으로 관련 행사가 연이어 취소되자 지스타를 찾게 된 것. 조직위는 이번 행사에 '코믹월드'와의 협업을 통해 코스어들을 위한 짐 보관소와 탈의실을 마련하는 등 이들의 편의성을 개선했다.

또 타워 디펜스 RPG '명일방주'의 캐릭터 아이린, 탈룰라, 테킬라, 실버애쉬를 재현하고 행사장을 찾은 이들은 "지스타는 서브컬쳐를 향유하지 않는 분들도 찾지 않나. 같은 문화를 향유하지 않아도 '게임'이라는 공통점 덕분에 사람들간에 장벽이 허물어지는 느낌이다. 다른 행사에서 코스어를 본 이들은 '이게 뭐냐'고 묻는 반면 지스타에서는 '저 이 캐릭터 좋아하는 같이 사진 찍어도 돼요?'라고 묻는다. 기초 지식이 있는 사람들과 함께 소통할 수 있는 장이다 보니 지스타를 찾게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각 게임사도 서브컬처에 주목했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도 서브컬처 장르 인기에 대해 언급했고, 크래프톤과 넷마블 등은 자사 게임 속 캐릭터를 부스에서 만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다. 웹젠은 ‘어둠의 실력자가 되고 싶어서’, ‘라그나돌’, ‘테르비스’ 3종의 코스프레 화보를 공개하기도 했다. 

코스어 김 씨는 게임 팬이자 서브컬쳐의 팬이다. 그는 "코스플레이로 지스타를 찾은 건 처음이다. 편의성도 개선됐고, 게임 페스티벌도 흥미로웠다. 평소 파이널판타지14, 로스트 아크 등을 즐긴다. 파이널판타지는 되게 오랜만에 인벤과의 협업으로 특설 부스를 만들었는데 좋아하는 게임 캐릭터 굿즈를 증정한다기에 왔다"며 "아쉽게 선착순 소진이라 굿즈를 받진 못했지만 게임 안에서 즐길 수 있는 미니게임을 즐길 수 있어서 좋았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 19년째인 국제게임전시회 지스타는 지난 16일부터 이날까지 4일간 부산 벡스코에서 열렸다. 

11월 16일부터 19일까지 부산 벡스코에서 진행된 '지스타 2023' 엔씨소프트 부스를 찾은 게이머들이  신작을 시연하고 있다. [사진=조현선 기자]
11월 16일부터 19일까지 부산 벡스코에서 진행된 '지스타 2023' 엔씨소프트 부스를 찾은 게이머들이 신작을 시연하고 있다. [사진=조현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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