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안= 박은정 기자]5일 오후 12시, 직장인들의 점심시간.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CU 홍대상상점은 입구에서부터 라면 냄새가 진동이다.
매장 문을 열고 들어서자 마자 반기는 것은 'K-라면'이라 꼽히는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이다. 국내 소비자는 물론 외국인들까지 열광하는 불닭볶음면이 산처럼 쌓여있다.
매장의 오른쪽으로 눈을 돌려보니, 기존에 알던 편의점 광경과는 다른 모습이 펼쳐졌다. 가로 6m, 세로 2.5m 크기의 초대형 진열장에 라면이 빽빽하게 꽂혀 있는 것이다.
이 편의점은 CU가 야심차게 준비한 일명 '라면 특화 편의점'이다. 최근 라면에 대한 인기가 국내외적으로 커지면서, '라면 라이브러리'라는 콘셉트로 국내외 인기 봉지라면 100여종을 판매한다.
일반 편의점의 경우 컵라면과 봉지라면 비중이 8:2인 것과 달리 이 곳은 봉지라면이 더 많다. 봉지라면 종류 또한 일반 편의점 대비 3배 더 다양하다.
특히 신라면과 불닭볶음면·진라면 등 한국을 대표하는 K-라면 90종과 일본 삿포로 소유라멘·후지와라 홋카이도 하코다테 소금 라멘·베트남 쌀국수 등 해외 라면도 판매되고 있다.
CU 관계자는 "라면 매니아, 한국 문화에 관심 있는 외국인들에게 쇼핑 경험을 제공해 K-라면에 대한 새로운 수요를 창출한다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손님들은 자신이 선호하는 라면을 고른 후 즉석 라면조리기를 통해 매장에서 취식까지 가능하다. 라면과 곁들여 먹으면 좋은 토핑과 레시피 등도 소개돼 있으며, 스탠딩 시식대 또한 콘셉트에 충실한 컵라면 모양으로 디자인 돼 있어 눈길을 끈다.
12시가 지나자 매장 안에는 라면을 먹기 위한 손님들로 가득 찼다. 라면과 '꿀조합'을 자랑하는 삼각김밥과 김밥·도시락 상품들도 빠르게 판매됐다.
CU 홍대상상점 직원은 "컵라면이 아닌 봉지라면을 직접 끓여 먹을 수 있다는 점에서 고객들이 더 좋아하는 것 같다"며 "저녁에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다"고 말했다.
직장인 김온유(34) 씨는 "직장 동료들과 점심에 간단하게 라면을 먹으려고 방문했다"며 "끓여먹는 라면의 경우 김밥천국에서는 거의 4000~5000원인데 편의점에서 2000원대에 먹을 수 있어서 가성비 식사로 제격"이라고 평가했다.
또 다른 직장인 김주련(35) 씨는 "인터넷 기사를 보고 회사랑 가까워서 방문했는데 라면 백화점 같은 기분이었다"며 "안 먹어본 라면들이 많아서 자주 방문하게 될 것 같다"고 기대감을 표했다.
한편 CU가 라면 특화 편의점을 기획한 이유는 최근 라면이 '가성비 한 끼'로 떠오르면서 수요가 늘어나면서다.
BGF리테일 가공식품팀 황지선 팀장은 “라면 수출액이 1조원을 넘어서며 K푸드 대표 주자로 자리잡은 만큼 K라면을 한 데 모은 이색 편의점을 기획하게 됐다”며 "앞으로도 CU는 편의점 트렌드를 선도하고 고객들에게 색다른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다양한 차별화 점포를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