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코리아세일페스타를 하루 앞둔 지난 11월 10일 서울 중구 명동거리에 외국인들이 북적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시안= 이태영 기자] "명동지하쇼핑센터의 경우 코로나19 이전의 70% 수준까지는 상권이 회복된 것 같아요... 엔데믹 기조가 완연해지자 동남아 관광객이 부쩍 늘었어요."

서울 주요 가두상권의 올 2분기 평균 공실률은 전년 동기 대비 5.0pp 감소한 18.7%를 기록했다. 대부분의 상권이 팬데믹의 영향에서 거의 벗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코로나19의 영향이 본격화된 2021년 1분기 이후 서울 평균 공실률은 줄곧 20%를 상회했으나, 올 2분기 들어 코로나 이후 최초로 공실률이 10% 대로 낮아졌다. 공실률의 전반적인 회복을 이끈 상권은 명동으로, 외국인 관광객이 돌아오면서 지난 1년간 공실률이 급격히 하락했다. 반면 가로수길은 엔데믹에도 불구하고 상권 관심도가 저하된 상황으로 인해 공실률이 회복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글로벌 종합부동산 서비스회사인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가 서울 6대 가두상권을 대상으로 신용카드 매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코로나19가 발생한 2020년에는 매출이 큰 폭으로 하락했으나, 지난해 명동을 제외한 모든 상권이 완연히 회복돼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했을 때 유사하거나 그 이상의 매출 규모를 기록했다. 코로나19 이전 대비 현재 명동은 매출이 26.5% 하락했으나, 청담과 홍대는 각각 30.2%, 15.4% 상승했다.

[그래픽=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
[그래픽=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

 지난해 말 국내 해외입국자에 대한 방역 조치가 폐지되고 엔데믹 기조가 완연해지자, 이에 따라 한국에 입국하는 관광객 수 또한 급속도로 회복되고 있다.

2023년 상반기 외래객 입국자 수는 지난해 전체 입국자 수인 320만 명을 웃도는 546만 명을 기록했다. 입국자 수는 작년 동기 대비 5배 이상 증가했으며,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동기 대비해서는 약 52.5% 수준으로 회복했다. 2023년 상반기 방한 관광객 수가 가장 많은 국가는 일본으로 약 86만 명의 일본인이 이 기간 한국을 찾았으며, 이어 중국, 미국, 대만, 태국 순으로 방문객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중국 정부가 약 6년 만에 한국행 단체관광을 허용하면서, 중국인 관광객 수가 차츰 회복되고 있다.

서울 주요 상권 전환율을 살펴보면, 지난 5년간 홍대와 한남·이태원을 제외한 상권에서 전환율이 대체로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는데, 이는 팬데믹을 거치면서 상권의 변동성이 커졌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전환율이란 일정 기간 내 한 상권에서 점포의 임차사가 바뀌는 변화율을 나타내는 지표로, 상권의 흐름을 파악할 때 활용할 수 있다. 

전환율이 가장 크게 나타난 상권은 명동으로, 2023년 기준 약 44%로 조사돼 지난 1년간 명동 거리에서 절반에 가까운 매장이 바뀌었음을 시사한다.

[그래픽=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
[그래픽=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

# 명동=엔데믹 이후 관광객 돌아오면서 한국 대표 상권 위상 회복

코로나19 장기화로 침체를 겪은 명동이 엔데믹 이후 관광객이 돌아오면서 한국 대표 상권으로서 위상을 회복했다. 2023년 2분기 명동의 공실률은 전년 동기 대비 약 38pp 하락한 14.3%로 나타났으며, 전환율은 44.2%를 기록했다. 명동 거리에 공실이 급증했던 시기에도 글로벌 브랜드들은 선제적으로 대형 플래그십 스토어를 오픈했으며, 최근 명동은 가시성이 좋은 대로변 인근을 중심으로 상권이 확장되는 추세를 보였다. 다이나핏, ABC마트, 올리브영 등이 명동에서 신규 매장을 오픈했으며, 관광객을 타겟으로 한 소형 화장품 브랜드들도 영업을 재개했다.

명동 상권에서 가장 많은 업종은 화장품으로 32.9%의 비중을 차지했다. 뒤이어 의류점, 패션잡화 등도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로 대거 폐점했던 화장품 매장이 재오픈하면서, 지난해 대비 화장품 매장의 비중이 약 2배 성장했다. 상반기 매출은 지난해 대비 약 26.9% 증가했으며, 외식업과 숙박업이 약 100% 내외로 크게 성장했다. 매출은 팬데믹 이전인 2019년 상반기와 비교하면 여전히 26.5% 줄었지만, 중국인 관광객의 단체 관광이 재개되며 회복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그래픽=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
[그래픽=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

# 강남=외식업 매출 성장세 견조...매출액 2019년의 93% 수준 회복

강남 상권은 지하철 2호선, 신분당선과 광역버스가 통과하는 교통 중심지면서, 강남 업무 지구와 인접해 있다. 풍부한 유동 인구를 갖추고 있고, 높은 가시성을 보유해 브랜드 광고 효과가 뛰어나다. 더불어 건물의 바닥면적이 넓어 큰 규모의 점포 개발이 가능해 대형 브랜드들이 선호하는 상권이다. 코로나로 인해 높아졌던 공실률은 최근 들어 소폭 하락하는 추세로, 2023년 2분기 공실률은 전년 동기 대비 3.7 pp 하락한 19.2%를 기록했다. 최근 강남대로에 새로운 브랜드 진출이 늘면서 전환율 또한 30%를 웃돌며 높게 나타났다.

애플스토어와 삼성전자가 강남에 매장을 오픈했으며, 글로벌 버거 프랜차이즈인 파이브가이즈와 슈퍼두퍼도 각각 강남에 1호점을 내며 한국 시장에 신규 진출했다. 강남의 주요 업종은 의원, 기타서비스, 의류점 등으로 조사됐다. 일반 음식점 비중은 전년 대비 2배 증가한 10.2%로, 지난해 8위에서 올해 5위로 상승했다. 강남 상권의 매출은 전년 대비 7.2% 감소했는데, 서비스업의 매출 감소가 전체 매출의 하락을 견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외식업 매출의 성장세는 견조해, 2019년 대비 약 93% 수준까지 회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래픽=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
[그래픽=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

# 홍대=대규모의 체험형 매장 많아... 서비스-외식업 상당 폭 성장

홍대는 초기 상권이었던 이면 골목길(걷고싶은거리-어울마당로)에서 홍대입구역 대로변(양화로)으로 상권의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홍대 대로변에 위치한 여러 빌딩이 리모델링을 거치면서 상권의 스카이라인이 높아지고 대형화된 프라임급 공간이 공급됐다. 홍대는 MZ세대의 비중이 큰 만큼 이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대규모의 체험형 매장이 많은데, 대표적으로 무신사 스탠다드, 나이키 스타일, 아디다스 등이 있다.

최근에는 슈퍼두퍼, 파파이스, 조던(리뉴얼) 등이 새롭게 매장을 오픈했다. 2023년 2분기 공실률은 15.9%를 기록했으며, 전환율은 8.4%로 전체 상권 중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 홍대 테넌트 비중은 기타 서비스업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는데, 기존의 은행, 문화시설 등 외에 최근 게임방이나 포토 스튜디오가 새로 생기면서 비중이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이어 의류점, 의원, 카페 등도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2023년 상반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9.3% 증가했으며, 서비스업과 외식업은 상당 폭 성장했으나 소매업은 주춤했다.

[그래픽=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
[그래픽=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

# 가로수길=패션 중심 상권으로 의류점 비중 30%...회복은 더뎌

가로수길은 컨템포러리 브랜드부터 뷰티, 글로벌 브랜드의 플래그십 스토어와 이면 세로수길의 감도 높은 F&B가 모여있다. 상권이 성장하면서 주요 방문객은 내국인에서 외국인, 특히 중국인을 중심으로 이동했는데, 이로 인해 코로나19로 타격을 입은 이후 회복이 더디게 나타나고 있다. 공실률은 2021년 최고점을 기록한 이후 차츰 회복하다가 최근 다시 상승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으며, 2023년 2분기 기준 36.5%를 기록해 6대 상권 중 가장 높다. 전환율은 30.5%를 기록했는데, 이중 공실로 전환된 경우가 21%에 달했다.

가로수길의 주축 중 하나였던 보세 의류점은 매출 하락과 임대료를 버티지 못하고 다수 폐점했으나, 가로수길의 상징성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일부 대형 브랜드는 현 상황을 기회로 삼아 새 매장을 오픈했으며, 대표적으로 아미, 찰스앤키스, 논픽션 등이 있다. 가로수길은 패션 중심의 상권인 만큼 의류점이 차지하는 비중이 약 30%이며, 이 외에 카페, 화장품, 의원 등이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2023년 상반기 매출의 경우, 2019년 상반기 대비 7.0% 상승했으나 2022년 상반기 대비 1.2% 감소했다. 소매업과 외식업은 감소했으나 서비스업은 증가했다.

[그래픽=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
[그래픽=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

# 한남·이태원=공실률 6대 상권 중 가장 낮아...MZ세대 선호 상권으로

한남·이태원 상권은 신명품 브랜드와 신진 디자이너 및 뷰티 브랜드의 쇼룸, 트렌디한 F&B가 모여있다. 더불어 세계 유수의 갤러리와 문화예술 시설 등 즐길 거리가 많아, 소비 시장의 새로운 수요층인 MZ세대가 선호하는 상권이 됐다. 최근 K-패션과 K-뷰티를 찾아 한남·이태원 상권을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도 늘고 있다. 한남·이태원의 공실률은 2023년 2분기 10.0%를 기록해 6대 상권 중 가장 낮다. 2023년 상권의 전환율은 20%로, 룰루레몬, 디젤, 헌터 등 여러 글로벌 브랜드가 한남·이태원 상권에 새 매장을 오픈했다.

2023년 상반기 한남·이태원의 업종은 지난해 상반기와 동일하게 의류점, 일반 음식점, 카페 순으로 많으며 비율의 변동 폭도 작았다. 특히 외식업(일반 음식점, 카페, 호프/주점)의 비중이 33.9%로 타 상권 대비 높으며, 이는 특히 한남·이태원 메인 상권에 펍이나 클럽 등이 다수 위치해 있기 때문이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3% 감소했는데, 소매업은 성장했으나 서비스업이 크게 하락하면서 매출 하락을 이끌었다.

[그래픽=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
[그래픽=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

# 청담=팬데믹에도 오히려 성장세...6대 상권 중 가장 높은 매출 증가율

청담은 한국을 대표하는 하이엔드 상권으로, 대로변을 따라 글로벌 명품 브랜드의 플래그십 스토어가 줄지어 있고, 이면에는 파인 다이닝과 고급 라운지 바 등이 모여 있다. 청담 상권은 팬데믹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성장세를 이어갔는데, 이 기간 사회적 거리 두기와 방역 조치로 소비자들의 억눌린 소비 심리가 보복 소비로 나타나면서 명품 시장이 호황기를 맞았기 때문이다. 청담의 공실률은 2023년 2분기 16.3%로 전년 동기 대비 2.3%p 상승했으며, 장기 계약이 많은 명품 중심의 상권인 만큼 전환율은 16.7%로 평균 대비 낮다.

청담 상권에서는 반클리프 아펠이 플래그십 스토어를 오픈했으며, 지미추가 컨셉츄얼 카페 겸 팝업스토어를 운영했다. 2023년 상반기 청담에서는 명품업이 부동의 1위를 유지했으며, 비율은 전년 상반기 대비 4.2% 증가한 39.0%를 기록했다. 패션잡화, 의류점, 기타 도소매업이 뒤를 이어 전반적으로 판매시설의 비중이 매우 높다. 동기간 매출은 12.7% 증가했으며, 보복 소비 수요가 감소한 영향으로 소매업은 소폭 감소했으나 서비스 분야의 매출이 크게 증가했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상반기와 비교하면 전체 매출은 30.2% 증가해, 6대 상권 중 가장 높은 매출 증가율을 보였다.

[그래픽=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
[그래픽=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

# 성수=코로나19에도 공실률 변동 거의 없이 탄탄한 상권

현재 서울에서 가장 주목받는 상권으로는 성수가 꼽힌다. 공장 지대였던 성수동 일대에 폐공장의 골조는 유지한 채 내부를 리모델링한 카페와 식당이 생겨나면서 이곳이 개성 있는 상권으로 탈바꿈하기 시작했고, ‘한국의 브루클린’으로 비유되며 인기를 끌었다. 성수 상권은 대림창고를 비롯한 독특한 F&B 시설과 청년 예술가의 공간이 늘면서 상권이 발달했고, 블루보틀이 국내 1호점을 오픈하면서 더욱 주목받기 시작했다. 성수동은 서울숲과 뚝섬 한강공원을 끼고 있어 자연 친화적 휴식 공간이 풍부하고, 아크로레스트와 지식산업센터 등 업무시설과 고급 주거지가 분포해 있어 배후 수요까지 뒷받침되는 강력한 상권으로 자리 잡았다.

무신사, SM엔터테인먼트, 젠틀몬스터, 크래프톤 등 젊은 기업들도 성수동으로 본사를 옮겼거나 사옥을 준비하고 있다. 성수에는 공장과 공장 사이 트렌디한 음식점과 카페가 들어서고, 매주 새로운 팝업스토어와 전시가 열리며, 신진 브랜드부터 대기업과 명품까지 진출했다. 최근 리테일 시장의 트렌드가 제품 판매보다는 소비자 경험에 집중하면서, 지역 고유의 스토리와 신선한 컨텐츠로 MZ세대가 많이 찾는 성수동에 대형 브랜드의 플래그십 스토어와 팝업스토어가 연이어 오픈하고 있다.

디올, 비이커, 무신사, 이솝 등이 매장을 열었으며, 각 브랜드의 개성과 철학을 담은 공간으로 운영되고 있다. 성수의 공실률은 2023년 2분기 기준 5.8%로 매우 낮게 나타났으며, 특히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공실률에 변동이 거의 없었을 만큼 상권이 탄탄한 상황이다. 상권의 전환율은 2019~2022년 사이 20% 내외에서 등락하다가 2023년 33.8%를 기록했으며, 이중 공실을 제외하더라도 30.9%라는 높은 수준을 보여 수많은 브랜드가 바뀌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성수의 업종비는 2023년 상반기 기준 기타 서비스업, 패션잡화, 일반음식점 순으로 많다. 기타 서비스업은 팝업스토어로 활용되는 공간대여, 스튜디오와 문화시설 등이 늘어나며 비중이 확대됐고, 5위를 차지한 의류점 또한 전년 동기 대비 5.1% 늘었다. 매출은 매년 꾸준히 우상향하고 있으며, 최근 상승 폭이 더욱 커졌다. 2023년 상반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1.4% 증가했으며, 특히 소매업과 서비스업이 같은 기간 각각 71.5%, 61.0% 성장했다.

저작권자 © 뉴시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