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소·과일 스무디키트를 판매하는 '플랜틀리'. 플랜틀리의 전현호 대표(오른쪽)와 한동훈 리더(왼쪽)를 직접 만나 인터뷰 했다. [사진=박은정 기자]
채소·과일 스무디키트를 판매하는 '플랜틀리'. 플랜틀리의 전현호 대표(오른쪽)와 한동훈 리더(왼쪽)를 직접 만나 인터뷰 했다. [사진=박은정 기자]

[뉴시안= 박은정 기자]최근 MZ세대를 중심으로 건강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면서 신선한 채소와 과일을 갈아 스무디로 먹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채소·과일 조합만 잘 맞춘다면 다이어트 효과나 한끼 대용으로도 충분하기 때문이다.

다만 스무디 한 잔을 위해 미리 채소·과일을 손질해야 한다는 번거로움이 있어, 스무디는 '부지런한 자들만' 즐길 수 있다는 한계점이 있었다. 이에 수확 직후의 품질을 그대로 유지하며 집에서 바로 믹서기에 갈아 먹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스무디키트 기업 '플랜틀리'가 등장해 눈길을 끈다. 

스무디키트 플랜틀리. 플랜틀리는 급속 냉동한 채소·과일을 건강 비율에 맞춰 고객들에게 배송해준다. 고객들은 컵 안에 든 채소·과일을 믹서기에 갈아 먹기만 하면 한 끼 영양소를 채울 수 있다. [사진=플랜틀리]
스무디키트 플랜틀리. 플랜틀리는 급속 냉동한 채소·과일을 건강 비율에 맞춰 고객들에게 배송해준다. 고객들은 컵 안에 든 채소·과일을 믹서기에 갈아 먹기만 하면 한 끼 영양소를 채울 수 있다. [사진=플랜틀리]

건강 위한 스무디 습관…이제는 사업으로

플랜틀리의 시작은 지난 7년간 채소와 과일을 갈아 스무디로 만들어 먹던 전현호 대표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리는 것에서부터 시작됐다. 

전 대표 : "오랜 기간 '총각 내 야채가게'라는 곳에서 근무하며 농산물을 선별하고 유통하는 업무를 담당해 왔어요. 장기간 아침 일찍 일어나 근무를 하다보니 어느 순간부터 건강이 나빠지기 시작했죠. 이 때부터 해왔던 습관이 바로 건강한 채소와 과일을 갈아 먹는 스무디였어요. 간편하면서도 필수 영양소를 챙길 수 있기 때문이죠. 그리고 이 과정을 인스타그램에 올리기 시작했어요."

전 대표는 SNS를 통해 건강 관리에 진심인 이들과 함께 소통하며 스무디를 해 먹는 과정에서 하나의 '문제점'을 발견했다. 바로 스무디를 만들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채소·과일의 세척·손질 과정이다. 대부분 대량의 채소·과일을 구매해 손질한 후 냉동 보관을 하지만, 이 과정이 웬만한 부지런함 가지고는 쉬운 게 아니었기 때문이다. 

전 대표는 한동훈 리더와 함께 이 문제점을 나누며 스무디 키트에 관심을 갖게 됐다. 실제로 전 대표와 한 리더는 건강 관리 인플루언서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해 어떤 점이 필요한지 등을 확인했다.

'자연 식재료', '급속 냉동' 두가지 원칙

그 결과 이들은 '현대인들이 채소·과일을 손쉽게 먹을 수만 있다면 스무디를 먹게 될 것'이라는 의견에 동의하게 됐다. 소비자들의 번거로움을 해소해주는 데 집중해보기로 한 것이다. 

전 대표와 한 리더는 사업을 준비하면서 두가지 원칙을 세웠다. 최우선으로 꼽는 것은 '자연 식재료를 온전히 고객에게 전달하는 것'과 '영양소 보존을 위해 수확하자마자 빠르게 급속냉동한다는 것'이다. 

전 대표 : "자연 식재료의 영양소를 보존하기 위해 각종 해외 논문들을 읽으며 공부했어요. 예를 들어 시금치의 경우 몇 초를 뜨거운 물에 삶아야 하는지, 과일은 얼마나 후숙처리를 해야 하는지 등을 확인했죠.

채소·과일은 수확 직후부터 영양소가 빠르게 줄어들더라고요. 그래서 원재료를 수확한 후 세척부터 절단하는 과정을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이뤄지게 시스템을 만들었어요. 이후 손질된 채소·과일은 모두 영하 40~60도까지 급속냉동 시키죠."

한 리더 : "신선하고 영양가 있는 채소·과일을 수급하는 과정에도 직접 신경을 써요. 국내보다 해외 상품이 더 좋을 경우 해외 수입도 마다하지 않죠. 최근에는 지역 곳곳과 업무협약을 맺어 특산품을 공급해 오기도 한답니다. 이번에 출시한 '단감 그린스'는 순천시에서 재배된 단감으로 만들어졌어요."

플랜틀리 제품 사용 방법. [사진=플랜틀리]
플랜틀리 제품 사용 방법. [사진=플랜틀리]

새벽 배송된 스무디 키트…30초 만에 완성

이같은 과정을 거쳐 완성된 스무디키트는 현재 △시트러스 캐롯 △단감 그린스 △카카오 블루베리 △바나나 오트 △블루베리 루츠 △트로피컬 햄프 △파인애플 그린스 등 7개의 메뉴로 완성됐다. 

고객들은 구독 서비스를 통해 새벽배송으로 스무디키트를 받아볼 수 있다. 자신이 원하는 주기와 맛을 선택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스무디키트 한 잔 금액은 5900원으로, 한 번에 주문 가능한 6개를 2주에 한 번씩 배송받을 경우 한 달간 6만원 이상의 비용이 든다. 

전 대표 : 타 유통업계 구독 서비스는 한달치를 선결제하다보니 메뉴 변경이 어려운데 플랜틀리는 배송 받을 때마다 자신이 원하는 메뉴를 선택할 수 있어요. 이 점이 구독자들 사이에서도 반응이 좋아 재구매율이 80%에 달하죠.

플랜틀리는 신선한 채소·과일을 급속 냉동해 고객들에게 전달하고 있다. [사진=박은정 기자]
플랜틀리는 신선한 채소·과일을 급속 냉동해 고객들에게 전달하고 있다. [사진=박은정 기자]

스무디키트 한 컵을 열어보면 큐브 형태로 냉동된 채소·과일이 담겨있다. 고객들은 이를 믹서기에 넣고 물을 부어 갈기만 하면 영양 가득 스무디 한 잔을 바로 마실 수 있다. 

소비자들은 채소·과일은 번거롭게 손질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에서 높은 만족을 표했다. 플랜틀리 홈페이지에 올라온 소비자 반응을 살펴보면 "이미 손질된 케일을 믹서기에 바로 넣어 궁합 좋은 다른 과일들과 먹을 수 있어서 너무 좋아요", "집에서 손질할 게 없다는 점이 제일 좋아요", "손질하는 번거로움 없이 좋은 야채·과일을 한번에 먹을 수 있어요" 등의 의견이 많았다.

개인 소비자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나자, 최근에는 기업과 카페 등으로까지 납품이 이어지고 있다. 올해 8월에는 카카오 사내 카페에 플랜틀리 스무디키트가 납품되기 시작했다. 비건카페와 스무디카페 등도 플랜틀리 제품을 연이어 주문하고 있다. 

사업 규모가 점점 확대되면서 배송 서비스도 강화하고 있다. 그동안 서울과 경기 등 수도권 지역을 대상으로만 배송 서비스를 제공했으나, 이달 중으로 전국 확대할 계획이다. 다만 새벽배송은 수도권에 한해서만 가능하다. 그 외 지역은 일반 배송으로 오후에 상품을 받아보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플랜틀리의 친환경 보냉 상자. [사진=플랜틀리]
플랜틀리의 친환경 보냉 상자. [사진=플랜틀리]

플랜틀리는 단순히 스무디키트 판매에만 집중하지 않고 '친환경' 요소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무분별한 포장재와 일회용품으로 지구오염이 가속화되고 있는 것에 문제의식을 갖고, 플랜틀리가 제공하는 종이컵·종이 뚜껑 등이 모두 자연 생분해되는 옥수수 전분(PLA)로 제작했다. 올해에는 보냉 상자를 개선했다. 밀폐된 공기층으로 보냉성을 높인 친환경 종이 상자까지 직접 개발해 특허까지 등록한 것이다.

한 리더: "원재료 선정부터 스무디를 음료하는 모든 과정까지 친환경 요소를 전달하고 싶었어요. 저희의 세세한 노력들을 고객들도 알아봐주고 인정해줘서 감사해요."

플랜틀리는 신선한 채소·과일을 급속 냉동해 고객들에게 전달하고 있다. [사진=플랜틀리]
플랜틀리는 신선한 채소·과일을 급속 냉동해 고객들에게 전달하고 있다. [사진=플랜틀리]

플랜틀리는 올해 12월 서비스 출시 만 1년을 맞이했다. 전 대표와 한 리더는 올해 한 해를 되돌아보며 '스무디키트'에 대한 가능성을 확인한 한 해였다고 입을 모았다. 다가오는 2024년에는 어떤 목표를 가지고 있을까. 

전 대표 : "사업 초기만 해도 소비자들이 과연 채소·과일을 전달하면 갈아 먹을까, 스무디키트를 어떻게 설득할 수 있을까 등 고민이 많았는데 생각보다 건강한 것을 먹고자 하는 소비자들의 니즈를 확인했어요. 내년에는 플랜틀리를 온·오프라인으로 적극 홍보하는 한 해를 보내고 싶어요."

한 리더 : "연말부터 전국 배송이 가능해지면서 내년에는 구독자 1만명을 목표로 하고 있어요. 충분히 달성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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