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국내 1인당 연간 커피 소비량은 405잔으로 전 세계 1인당 연간 커피 소비량 152잔 대비 두 배 이상 높았다. 커피는 이제 일상 속 습관처럼 사랑을 받고 있다. [사랑=뉴시안]
2023년 국내 1인당 연간 커피 소비량은 405잔으로 전 세계 1인당 연간 커피 소비량 152잔 대비 두 배 이상 높았다. 커피는 이제 일상 속 습관처럼 사랑을 받고 있다. [사랑=뉴시안]

[뉴시안= 이태영 기자]커피는 단순한 기호식품을 넘어 일상 속 습관처럼 소비되며 한국 커피 시장은 매년 성장 중이다. ‘대한민국=커피 공화국’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사랑을 받고 있다. 브랜드 간 생존 경쟁도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식품산업통계정보시스템이 최근 내놓은 ‘커피류’ 뉴스레터를 분석해 커피의 면면을 살펴봤다. /편집자주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2023년 국내 1인당 연간 커피 소비량은 405잔으로 전 세계 1인당 연간 커피 소비량 152잔 대비 두 배 이상 높았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2022년 음료류 품목별 국내 판매액 중 전체 음료 시장에서 커피류가 차지하는 비중도 30.8%로 탄산음료 25.5%보다 높다.

한국의 바쁜 기업문화, 커피의 높은 접근성 및 다양한 제품 출시 등은 국내 커피 시장이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장소나 상황에 따라 브랜드 커피, 편의점 커피, 믹스/드립 커피 등 다양한 제품도 속속 출시돼 커피 소비를 뒷받침하고 있다.

[그래픽=식품산업통계정보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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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시장현황

2022년 국내 커피 시장 규모는 3조 1717억원으로, 홈 카페 트렌드 및 소비자의 커피 취향의 다양화·고급화로 볶은 커피, 액상 커피, 인스턴트 커피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코로나 이후 홈 카페 유행이 지속되고 카페 커피가격이 인상돼 집에서 커피를 내려 마시는 소비자가 증가하면서 볶은 커피 시장은 2018년 이후 연평균 17.4%의 성장률을 보였다.

소비자의 커피 취향이 다양화되며 액상 커피와 인스턴트 커피 시장 규모 역시 증가세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커피류 중 액상 커피 판매 비중이 35.6%로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볶은 커피 32.6%, 조제 커피 24.8%, 인스턴트 커피 7.0% 순으로 나타났다. 이는 커피에 유가공품을 혼합해 만든 액상 커피는 언제 어디서나 음용이 가능하다는 편의성에 기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건강을 생각하는 소비자가 증가하며 설탕이나 착향료가 들어간 조제 커피(믹스 커피)소비가 감소하는 추세로, 2021년 조제 커피(믹스 커피) 시장 규모는 2018년 대비 16.6% 감소했다.

[그래픽=식품산업통계정보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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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가 전략을 내세운 커피 프랜차이즈 브랜드의 성장, 카페 등 커피전문점 선호 경향 등이 조제 커피 시장 규모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특히 MZ세대들은 ‘아이스 아메리카노’, ‘프리미엄 인스턴트 커피’ 등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해 MZ세대들의 세분화된 취향과 이색적인 맛, 건강, 프리미엄 이미지를 내세운 신제품 출시로 조제 커피 시장 규모는 2018년 이후 처음으로 2022년 전년 대비 10.8% 증가했다.

국내에서 커피는 독립 슈퍼와 대형 유통마트에서 주로 판매되며, 특정기업의 시장점유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소비자들이 스틱형 원두커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커피 전문점에서는 스틱형 원두커피를 출시하고 있다. A사의 스틱형 원두커피(비니스트)의 2022년 매출액은 전년대비 21% 증가했다.

# 글로벌 시장 현황

2023년 전 세계 커피 시장 규모는 1131억5260만 달러로 전년 대비 9.0% 증가했고, 2027년까지 연평균 4.3% 성장해 1331억5750만 달러로 확대될 전망된다.

보고서는 “세계적으로 커피 소비 문화가 일반적이며, 커피의 건강증진 및 질병 예방, 주의력 향상 및 피로 해소 등의 효과가 밝혀져 전 세계 커피 시장은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래픽=식품산업통계정보시스템]
[그래픽=식품산업통계정보시스템]

미국 국립커피협회(NCA)의 발표에 따르면, 2023년 미국인의 63%가 매일 커피를 마시며, 이 중 81%는 아침 식사와 함께 커피를 마시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커피기구(Int’l Coffee Organization, ICO)는 2018년 이후 처음으로 전 세계 커피 소비량이 생산량을 초과했다고 밝혔다. 2021~2022년 전 세계 커피 생산량은 1030만톤(1억 6717만 포대, 1포대=60kg), 커피 소비량은 1021.8만톤(1억 7030만 포대)으로 생산량 대비 소비량이 1.9% 높았다.

# 커피 수출입 현황

커피 및 커피 농축물 수입은 꾸준히 증가한 반면, 커피 조제품(인스턴트) 수입 규모는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커피 소비가 지속적으로 증가해 커피(생두+원두) 수입액은 13억 달러로 전년 대비 42.4% 증가했고, 2022년 10월 최초로 수입액 10억 달러, 수입량 20만 톤에 도달하며 최대 수입실적을 기록했다.

최근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디카페인 생두 및 원두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며 2022년 기준 디카페인 커피 수입량은 2022년 대비 5.5배, 수입액은 22.9배 대폭 증가했다.

한편 한국 스틱형 인스턴트 커피가 드라마나 영화 등을 통해 해외로 알려지면서 편의성과 다양한 맛 등 차별성을 내세운 K-커피의 전 세계 수요가 확대되는 추세를 보였다.

특히 K-커피의 원조인 롯데칠성음료의 ‘레쓰비’를 필두로 다양한 RTD커피 및 인스턴트 커피가 수출되며, 최근 hy(옛 한국야쿠르트)는 방탄소년단(BTS) 스페셜 에디션 커피 3종을 수출하며 해외 소비자로부터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국내 일부 커피 제조업체 및 프랜차이즈들도 ‘K-커피’를 앞세워 세계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래픽=식품산업통계정보시스템]
[그래픽=식품산업통계정보시스템]

# 용도 따라 디카페인부터 하프 카페인까지

카페인 섭취를 줄여 건강을 지키고자 하는 소비자 수요에 따라 디카페인 커피와 일반커피 중간 단계인 하프 카페인(Half Caff) 커피가 출시되고 있다.

하프카페인 커피는 일반원두와 카페인이 없는 원두를 보통 1:1 비율로 혼합하며, 일반 커피보다 카페인 함량이 절반 수준으로 낮은 반면 디카페인 보다 커피 본연의 맛을 즐길 수 있다는 것.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따르면, 성인은 평균 하루 최대 400mg의 카페인(8온스 커피 기준 약 5잔)을 섭취할 수 있다. 카페인은 중추신경을 자극해 정신을 맑게 하는 등 장점이 있으나 과다 섭취 시 카페인 중독, 고혈압, 불면증과 같은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반면, 강한 집중력과 효율이 필요한 운동이나 업무 수행을 위해 에너지 드링크/스포츠음료 대신 천연성분인 카페인이 함유된 고카페인 커피 RTD를 찾는 소비 경향도 증가하고 있다.

# 이색적인 맛과 다양한 풍미의 커피, 간편하게 즐기다

경제불황 및 홈 카페 트렌드로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하면서 사무실이나 집에서 취향에 따라 간편하게 마실 수 있는 고품질 프리미엄 인스턴트 커피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소비자의 관심을 사로잡고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인스턴트 커피 제조업체는 독립 커피 로스터리, 유명 카페브랜드와 협업해 이색적인 맛이나 특별한 제형, 예술적인 포장 디자인을가미해 프리미엄 요소를 갖춘 제품을 속속 출시 중이다.

특히 MZ세대 소비자는 다른 세대에 비해 감각적인 풍미 요소가 가미된 커피에 호기심을 보이고 있다. 기존의 에스프레소나 라떼와 같은 전통적인 커피에 티라미수나 딸기 치즈케이크와 같은 감각적인 풍미를 첨가한 이색적인 커피에 재미와 호기심을 가지고 있다는 것.

# 커피 한 모금에도 소중한 ‘건강’ 중시

식물성 대체유를 함유해 비건 식품을 선호하거나, 새로운 풍미를 원하는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수요를 충족하는 동시에 인스턴트 커피에 대한 인식을 향상시키고 있다.

보고서는 비건 음료 브랜드와 협업을 통해, 아몬드나 코코넛우유 등을 추가해 차별화된 커피음료 제품군의 확대를 주목했다. 환경과 동물복지, 기후 변화에 대한 관심이 높은 소비자들의 경우 식물성 대체유 사용한 커피에 대해 긍정적 영향을 준다는 것.

[그래픽=식품산업통계정보시스템]
[그래픽=식품산업통계정보시스템]

설탕이 없는 'No Sugar' 커피, 건강기능성 성분이 함유된 고기능 커피제품 출시도 증가세다. 로스팅 단계에서 면역력 강화에 효과가 있는 항산화 성분을 첨가하거나 칼슘, 철분, 비타민 D,콜라겐 혹은 인지력과 기억력을 향상시키는 성분을 추가하기도 한다.

미국 MZ세대의 경우 기능성 커피를 선호하는 비율이 다른 세대보다 높고, 영국, 캐나다 등 주요 시장에서 기능성 커피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향후 커피의 향과 풍미를 유지하는 동시에 다양한 건강기능성 성분이 함유된 기능성 커피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했다.

# 기후 온난화로 커피 생산량, 적합 재배면적 감소 대비해야

보고서는 기후 온난화에 따른 주요 커피 생산량 및 적합 재배면적 감소 등에 대응하기 위해 커피업계의 다각적인 노력도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미국 국립과학원에 따르면 현재보다 기온이 2℃ 오를 경우 중남미 커피 생산량은 2050년 최대 88%까지 감소하고, 국제커피기구(ICO)는 세계 커피 소비량이 매년 1% 증가하는 반면 전 세계 커피 생산량 2위인 베트남 및 인도, 인도네시아 등 주요 생산지 적합 농지는 70%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기후 온난화에 따른 주요 커피 생산량 및 적합 재배면적 감소 등에 대응하기 위해 커피업계의 다각적인 노력도 절실하다. [사진=뉴시안]
기후 온난화에 따른 주요 커피 생산량 및 적합 재배면적 감소 등에 대응하기 위해 커피업계의 다각적인 노력도 절실하다. [사진=뉴시안]

또한, 야생 커피 원두의 60%가 멸종위기에 있으며, 기후변화로 현재 커피 원두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아라비카 원두가 사라지고 새로운 기후에 적합한 신종 커피 원두가 미래 커피산업을 주도할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지속 가능한 커피를 위해 원두는 없지만 커피의 맛과 향을 구현한 대체 커피, 에너지 절감을 위해 푸드테크 기술을 적용한 커피 머신 등의 등장도 주목했다.

스태티스타는 전 세계 대체 커피 시장 규모가 2022년 27억 달러(3조5000억원)에서 2030년까지 53억 달러(6조8000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국세청 국세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 9월 기준 전국 커피전문점은 9만6650개로 전년 동월(9만2468개) 대비 4200개 가까이 급증했다. 2022년 국내 커피 시장 규모는 3조 1717억원에 달한다.

커피업계 관계자는 “전 세계적으로 디카페인 커피와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데다가 신생 브랜드들의 혁신적인 상품들이 등장하면서 시장 확장의 가능성은 이전보다 훨씬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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