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림어스컴퍼니의 '엠플레이어 프리' [사진=뉴시스]
드림어스컴퍼니의 '엠플레이어 프리' [사진=뉴시스]

[뉴시안= 조현선 기자]아이리버의 '미키마우스' MP3가 16년 만에 돌아왔습니다. 추억의 미키마우스입니다. 이번엔 MP3가 아니라 미키마우스 캐릭터를 형상화해 쓰리서클의 디자인을 살린 하나의 무선 이어폰으로 재탄생했습니다. 

뉴시안은 드림어스컴퍼니의 도움을 받아 '엠플레이어 프리'를 사용해 봤습니다. 앞서 게시된 사용후기 모두 "추억은 남고 음질은 남아있지 않다"기에 기대 만큼 걱정이 컸습니다. 

구성품은 이렇습니다. 디바이스 본체와 이어팁 3종. 분실과 스크래치를 막기 위해 하드 클리어 케이스와 넥 스트랩, C타입 충전 케이블이 포함돼 있습니다. 색상은 블랙, 화이트, 베이비핑크, 스카이블루 등 4가지 컬러로 출시됐습니다. 케이스와 넥 스트랩을 연결하면 그때 그시절의 감성이 뚝딱입니다. 

과거와 같이 직관적인 사용 방법도 장점입니다. 미키의 두 귀가 이어셋이 되고, 머리 부분이 충전케이스로 활용됩니다. 역시 디스플레이는 없습니다. 플레이리스트까지 줄줄 외우게 됐던 과거가 떠오릅니다. 미키의 왼쪽 귀를 돌려 볼륨을 조절했고, 오른쪽 귀를 돌려 트랙을 조절했습니다. 이전 곡 재생, 전화 받기 등의 기능을 귀 부분에 위치한 버튼으로 이용할 수 있습니다.  

SIG사 공식 인증을 받는 블루투스 버전 5.3을 탑재해 뛰어난 연결성을 자랑하는 점은 좋았습니다. 개인적으로는 4년 된 에어팟 프로2세대보다 끊김없는 사용감을 느꼈습니다.  

설명서상에는 이어셋을 꺼내는 것만으로도 자동으로 전원이 켜지고 페어링 모드에 진입한다고 했습니다만, 저는 귀에 착용하고 버튼을 누르고 나서야 연결됐습니다. 연결은 매우 빠른 편입니다. 귀에서 빼더라도 재생이 바로 멈추진 않습니다. 모두 버튼으로 제어하는 방식입니다.

넥 스트랩까지 연결해 보니 제법 큰 사이즈였습니다. 서른이 넘어 목에 미키마우스를 달고 다니자니 가슴이 아픈 비주얼입니다. 또 이어셋의 착용감이 말도 못합니다. 동그란 귀의 모양을 너무 살린 탓일까요, 밀착되지 않는 디자인 탓에 안정감은 많이 떨어지는 편입니다. 그러나 3종의 이어팁이 제공되는 만큼 본인의 귀에 맞는 디자인을 선택한다면 나쁘지 않을 것도 같네요.  

다이나믹 드라이버를 통해 노이즈가 적은 생생한 음질로 우수한 사운드와 통화 품질을 제공한다는 설명과 달리 혹평이 많았던 음질 문제입니다. 혹평때문에 기대치가 낮았던 탓인지 음질관련 제 결론은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이었습니다. 또 완전 무선형 스테레오가 6mm 진동 유닛을 거쳐 풍부하고 다양한 저음을 구현한다고 합니다, 만. 저음은 거의 없다시피 합니다. 소리가 날아다닙니다. 반대로 포장하자면 고음 처리는 완벽한 편입니다. 

또 IPX4 등급의 강력한 생활 방수 기능을 바탕으로 야외활동에서 눈·비·물보라에서도 끄떡없답니다. 그러나 액티브노이즈캔슬링(ANC) 기능을 지원하지 않아 야외에서의 사용은 적합하지 않아보입니다. 물론 5만원도 안되는 가격에 바라면 안 되는 기능이긴 합니다.

완전 충전시 음악재생은 약 5시간, 통화는 약 3시간30분 가량 연속 사용할 수 있습니다. 미사용 시 대기 시간은 약 70시간입니다. 실제로 지난 화요일(19일) 즈음 사용을 시작해 서브 이어폰으로 사용하다 보니 약 일주일간 충전 없이 잘 쓰고 있습니다.

총평입니다. 

저는 오랜 시간을 버텨 온 우리 기업을 좋아합니다. 아이리버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시간이 흘러 MP3가 자취를 감췄고, 스마트폰이 이를 대체하게 되기까지 몇 번의 풍파를 거친 곳입니다. 결국 대기업의 품에 안기며 드림어스컴퍼니라는 새 이름을 달게 됐지만 지독하게도 살아남았습니다. 지금은 '본업'인 음향가전을 넘어 블랙박스·로봇청소기 등으로 존재감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이렇게 흐르는 시간 속에서 엠플레이어는 아이리버의 상징으로 남았습니다. 그 시절을 추억하는 고객들과 더불어 미키마우스 팬들이 엠플레이어 프리에 열광하는 이유입니다. 엠플레이어 프리 출시는 일종의 팬 서비스로 보여집니다. 아이리버의 전성기를 기억하는 팬들을 위해, 그때의 추억을 선물하기 위해서요. 실제로 와디즈 프리오더로 판매된 해당 제품은 하루 만에 준비된 수량이 모두 동났고, 과거의 향수를 떠올리는 2030의 호응에 힘입어 절찬리 판매 중입니다. 동시에 아이리버와 드림어스컴퍼니의 생존 신고로도 읽힙니다.

음질이 아쉬우면 어떤가요. 시간을 지나 새로 태어났다는 것만으로도 높게 사고 싶습니다. 기존 '미키마우스 MP3'도 3세대까지 출시됐습니다. 이번 귀환을 시작으로 어제보다 나은 내일의 엠플레이어가 우리의 추억을 비로소 완성해 주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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