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경제정보센터가 최근 분석한 ‘팝업 스토어’ 보고서에 따르면,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된 2022년 4월 이후로 팝업 스토어 검색량이 급격히 늘어났다.  서울 영등포 타임스퀘어에서  종종 아이돌 가수 팝업스토어가 열리고 있는 가운데 팝업스토어 오픈을 위한 준비가 한창이다. [사진=이태영 기자]
KDI 경제정보센터가 최근 분석한 ‘팝업 스토어’ 보고서에 따르면,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된 2022년 4월 이후로 팝업 스토어 검색량이 급격히 늘어났다.  서울 영등포 타임스퀘어에서  종종 아이돌 가수 팝업스토어가 열리고 있는 가운데 팝업스토어 오픈을 위한 준비가 한창이다. [사진=이태영 기자]

[뉴시안= 이태영 기자]“극장을 찾아 좋아하는 영화를 보는 것처럼 평소 제가 좋아하는 브랜드의 팝업을 인스타그램 스토리로 확인하고 있습니다 .방문 이후에 해당 브랜드를 응원하는 마음이 생겨 꾸준히 구매하고 있습니다”

전북 전주에서 서울까지 와 팝업스토어를 자주 방문한다는 A씨는 팝업스토어를 통해 브랜드에 대한 이해도도 높아졌다고 말한다.

팝업 스토어(Pop-up Store)는 불쑥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인터넷 팝업 창처럼 짧은 기간 운영하다가 사라지는 오프라인 임시 매장을 뜻한다. 팝업 스토어의 ‘성지’라고 불리는 서울 성수동에는 매주 새로운 모습의 팝업 스토어가 수십 개씩 등장한다. 팝업스토어를 찾는 이유도 경험을 위해, '인스타그램' 피드를 위해, 정보를 얻기 위해, 평소 좋아하던 브랜드라서 등 다양하다. 요즘 기업 마케팅의 최첨단 수단인 팝업 스토어의 면면을 살펴봤다.

# 브랜드에 빠져들게 하는 팝업 스토어의 진화

KDI 경제정보센터가 최근 분석한 ‘팝업 스토어’ 보고서에 따르면,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된 2022년 4월 이후로 팝업 스토어 검색량이 급격히 늘어났다. 온라인 공간에 한계를 느낀 소비자들이 오프라인에서의 경험을 원하던 차에 팝업 스토어가 사람들의 이런 마음을 충족시켜 줄 공간으로 떠오른 것으로 풀이했다.

팝업스토어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한 '버즈 마케팅(꿀벌이 윙윙거리듯 소비자들이 상품에 대해 말하는 마케팅 기법)'을 활용한 것이다. 기업 입장에서 일방적으로 브랜드를 광고하기보단 소비자들의 입에서 입으로 전달되는 효과를 노린 것으로 분석된다.

팝업 스토어 검색량 추이(2016년 1월~ 2023년 10월) [그래픽=네이버 데이터랩]

과거에는 주로 규모가 큰 패션·화장품 기업들이 새로운 브랜드를 홍보해 제품 판매를 늘리기 위한 유통 채널로 팝업 스토어를 활용하곤 했으나, 점차 고객과 브랜드 간 소통이 가능한 공간으로 변화하면서 사람들의 발길을 사로잡고 있다.

제품 판매를 위한 팝업 스토어도 여전히 존재하지만, 요즘의 팝업 스토어에는 제품뿐 아니라 인상적인 인테리어와 인증샷을 남길 수 있는 셀프 사진 기계, 룰렛 돌리기나 게임, SNS에 공유만 하면 기념품을 받을 수 있는 간단한 이벤트 등 소비자가 즐길 거리가 풍성하다.

요즘의 팝업 스토어는 체험형 팝업 스토어, 전시형 팝업 스토어 등 소비자가 자연스럽게 브랜드에 몰입할 수 있는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데이터로도 확인된다. 2011~2012년에는 팝업 스토어와 함께 주로 패션, 화장품, 제품, 구매 등이 언급됐다. 2021~2022년의 연관어 순위에서는 다른 단어가 눈에 들어온다. 사람들은 이제 팝업 스토어를 이야기할 때 사진, 공간, 경험, 전시, 포토존 등 오프라인 공간에서 할 수 있는 경험을 함께 이야기한다. 팝업 스토어를 여는 브랜드의 범위도 패션이나 화장품을 넘어 식품, 음악·영화·드라마·웹툰·캐릭터 등 문화 콘텐츠, 나아가 금융 분야까지 넓어지고 있다.

# 소비자가 팝업 스토어 찾아가는 이유

소비자에게 팝업 스토어는 하나의 놀이 공간으로 인식되고 있다. 브랜드마다 색다른 콘셉트로 잘 꾸며진 공간에서 각종 활동에 참여하며 선물을 받는 등 무료로 즐길거리가 많기 때문이다. 게다가 팝업 스토어에는 시간과 공간의 한정성이 있다. 짧은 기간 동안 운영되는 팝업 스토어는 지금 가지 않으면 사라지는 한정판 공간으로서 소비자에게 한정된 경험을 제공한다. 또한 공간의 크기가 제한돼 있어 들어가고 싶은 사람 모두 들어갈 수 없다. 이 때문에 팝업 스토어에 가기 위해 예약을 하거나, 현장에서 대기 명단을 작성하고 긴 시간을 기다리기도 한다. ‘곧 사라지는’, ‘모두가 갈 수 없는’ 팝업 스토어의 속성이 지금 방문해야 한다는 심리를 자극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 영등포 타임스퀘어에서 아이돌 가수 팝업스토어가 열리고 있는 가운데 MZ세대 팬들이 오픈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이태영 기자]
서울 영등포 타임스퀘어에서 아이돌 가수 팝업스토어가 열리고 있는 가운데 MZ세대 팬들이 오픈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이태영 기자]

# 기업이 팝업 스토어 오픈하는 이유

기업은 재화나 서비스를 생산하고 판매해 이윤을 창출하는 경제 주체다. 이윤을 창출하기 위해 제품을 판매해야 하는 기업이 팝업 스토어를 기획해 소비자에게 여러 가지 경험을 무료로 제공하는 이유는 기존 고객은 물론 잠재 고객을 확보할 수 있는 효과적인 마케팅 수단이 될 수 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소비자가 어떤 기업이 만든 브랜드의 팝업 스토어에서 만족스러운 경험을 한다면 곧 브랜드에 대한 좋은 인식으로 연결되고, 제품 구매와 매출 증가로도 이어진다. 잠깐의 경험이지만 인상은 오래도록 남는다는 것.

리서치 플랫폼 캐릿에서 Z세대 28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온라인 설문 조사에 따르면, 97.2%가 팝업 스토어에 방문한 경험이 있으며 방문한 이후 81.6%가 브랜드 이미지를 좋게 인식했고, 52.7%는 해당 상품을 구매하거나 서비스를 이용할 의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팝업 스토어를 방문하는 세대는 자신이 경험한 것을 온라인 공간에서 적극적으로 공유하려는 경향이 있다. 기업은 팝업 스토어 방문객이 사진이나 영상을 공유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레 팝업 스토어와 브랜드가 홍보되길 기대한다고 분석했다.

기업은 팝업 스토어를 실험실처럼 활용한다. 어떤 제품을 바로 시장에 내놓기 전에 팝업 스토어에서 소비자의 반응을 직접 확인하고 소통하며 개선할 점을 발견해 보완할 수 있다. 또 정식 매장을 운영하려면 임차료, 인건비, 운영비 등 많은 비용이 든다. 단기간 열었다 닫는 팝업 스토어는 그보다 훨씬 적은 비용으로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운영할 수 있기 때문에 효율적이다.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하는 데 드는 비용이 부담스러운 소규모 브랜드도 고객과 직접 만나 소통하고 싶을 때 팝업 스토어를 열기도 한다.

‘팝업 스토어’와 함께 언급되는 연관어 상위 20개의 변화 (단위: 건) [출처=이노션인사이트그룹/KDI 경제정보센터]

# 팝업 스토어 유행에 따라오는 것들

팝업 스토어가 많아지면서 공간 임대, 인테리어, 홍보 등 관련 비즈니스에서 기회를 찾는 사람들도 있다. 기업은 팝업 스토어를 열기에 적합한 공간을 빠르고 쉽게 찾길 원한다. 한편 건물주는 비어 있는 공간을 단기로라도 임대하고 쉽게 계약을 관리하길 원한다. 바로 이 부분을 공략해 기업과 건물주를 연결해 주면서 계약 관리를 대행하는 팝업 스토어 전용 공간 중개 플랫폼이 등장했다. 성공적인 팝업 스토어를 위해 기획, 인테리어, 홍보를 대행하는 기업도 등장했다. 기업이 원하는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콘텐츠를 고민해 공간을 꾸미고 홍보와 운영까지 대신해 주는 것이다. 팝업 스토어의 정보만 모아서 전문적으로 전달하며 광고로 수익을 창출하는 플랫폼도 있다.

짧은 기간의 운영을 마친 팝업 스토어의 인테리어 자재는 어떻게 될까. 팝업 스토어 한 곳을 철거할 때 평균 1톤의 쓰레기가 발생한다. 팝업 스토어 인테리어는 브랜드 특성이나 콘셉트에 따라 제작되기 때문에 한 번 사용한 자재를 다른 팝업 스토어에 재활용하기 어렵다. 그뿐만 아니라 기업은 소비자를 유인하기 위해서 배지, 펜, 다회용 가방, 스티커, 부채 등 여러 가지 기념품을 제작하지만 불필요한 쓰레기를 만들어 낸다는 지적도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업은 팝업 스토어를 기획할 때부터 재활용한 가구와 소품을 이용하기도 한다. 팝업 스토어 종료 후에 재활용할 계획을 세워 자재를 사용하거나, 매장 내에서 일회용품을 사용하지 않는 등 친환경적으로 운영하기도 한다.

# 소비자 두근거리게 할 다음 마케팅은?

보고서는 “요즘 소비자의 특성 중 하나는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파고들며 자신만의 뚜렷한 개성과 취향을 가지려 한다는 점”을 주목했다. 기업은 이러한 고객들과의 접점을 만들고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 팝업 스토어라는 공간을 기획한다. 자신들의 브랜드를 알리고 브랜드 가치를 제고하기 위해 색다른 콘텐츠를 제공하려고 노력하는 것. 그리고 소비자들은 새로운 경험과 재미, 취향을 찾아 팝업 스토어를 방문한다.

팝업스토어는 소비자들의 눈에 띄기 위해, 더 많은 후기로 입소문을 타기 위해 각 브랜드가 매력을 어필하는 장소로 자리매김하는 트랜드로 자리잡았다.

마케팅은 변화하는 소비자와 사회의 모습을 가장 빠르게 반영하는 기업 활동 중 하나다. 2024년에도 다양하고 화려한 파업스토어가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 가운데 어떤 차별화된 마케팅 수단이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게 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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