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4가 지난 9~12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베네시안 엑스포 유레카파크에서 개최됐다. [사진=강현신 뉴시안 객원 기자]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4가 지난 9~12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베네시안 엑스포 유레카파크에서 개최됐다. [사진=강현신 뉴시안 객원 기자] 

[라스베이거스(미국)=강현신 뉴시안 객원 기자/조현선 기자]지난 12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4가 막을 내렸다. 산업 전반에서 최고 화두로 떠오른 '인공지능(AI)'이 삶의 모든 영역에 녹아들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무대였다는 평가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이번 CES 2024에는 AI를 비롯해 △모빌리티 △뷰티·푸드테크 △헬스·웰니스테크 △지속가능성 등 다양한 카테고리에서의 혁신 기술이 대거 소개됐다. 국내 기업들로는 삼성전자와 LG전자, 현대차·기아, HD현대, 두산 등 주요 기업과 스타트업이 대거 부스를 차리고 AI 시대로의 서막을 알렸다.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4가 지난 9~12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베네시안 엑스포 유레카파크에서 개최됐다. 사진은 삼성전자 부스. [사진=강현신 뉴시안 객원 기자]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4가 지난 9~12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베네시안 엑스포 유레카파크에서 개최됐다. 사진은 삼성전자 부스. [사진=강현신 뉴시안 객원 기자] 

K기업이 꿈꾸는 'AI 세상'…로봇·스마트홈·UAM

먼저 삼성전자는 참가 업체 중 최대 규모로 부스를 조성해 눈길을 끌었다. 삼성전자가 선보인 공 모양의 반려 로봇 개념의 AI 컴패니언 ‘볼리(Ballie)’는 자율 주행에 기반해 별도의 컨트롤러 없이 음성으로 명령을 수행한다. 세계 최초 원·근접 투사가 모두 가능한 듀얼렌즈 기술 기반의 프로젝터를 탑재해 어디든 최적의 화면을 제공할 수 있도록 렌즈를 전환하고, 정보나 영상 콘텐츠를 어디에서나 볼 수 있다. 삼성전자는 추후 볼리에 삼성 타이젠 OS를 탑재해 ‘삼성 TV 플러스’ 등을 제공할 예정이다. 연내 출시가 목표다.

한종의 대표이사 부회장도 지난 9일(현지시각) 간담회를 통해 "올해 매일 사용하는 핵심 기능을 중심으로 생성형 AI를 적용하기 시작해 새로운 디바이스 경험으로 혁신할 계획"이라며 "올해는 AI 기능을 적극 도입하는 원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4가 지난 9~12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베네시안 엑스포 유레카파크에서 개최됐다. [사진=강현신 뉴시안 객원 기자]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4가 지난 9~12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베네시안 엑스포 유레카파크에서 개최됐다. [사진=강현신 뉴시안 객원 기자] 

LG전자 역시 AI 로봇 '스마트홈 AI 에이전트'를 공개했다. 음성·음향·이미지 인식 등을 접목한 멀티모달 센싱과 첨단 인공지능 프로세스를 토대로 사용자의 상황과 상태를 정교하게 인지해 인간과의 교감을 강화했다. 이를테면 고객의 목소리나 표정으로 감정을 파악해 분위기에 맞는 음악을 추천하고 재생하며 교감한다. 교통과 날씨, 일정 등을 알려달라고 말하면 각각에 해당하는 정보를 알려준다.

앞서 조주완 LG전자 대표이사 사장은 CES 행사 개막 이전 진행된 'LG 월드 프리미어'를 통해 "공감 지능은 고객이 삶을 마음껏 즐기도록 해주는 기술과 책임감을 갖춘 인공지능이 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4가 지난 9~12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베네시안 엑스포 유레카파크에서 개최됐다. SK그룹이 꾸린 SK ICT 패밀리 데모룸. [사진=강현신 뉴시안 객원 기자]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4가 지난 9~12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베네시안 엑스포 유레카파크에서 개최됐다. SK그룹이 꾸린 SK ICT 패밀리 데모룸. [사진=강현신 뉴시안 객원 기자] 

또 SK그룹은 160평 규모의 SKT를 포함해 SK하이닉스 등 관계사가 참여해 'SK ICT 패밀리 데모룸'을 운영했다. 부스에는 'AI 컴퍼니'로의 변화를 공표한 SKT의 △차세대 AI DC(데이터센터) 모델 △AI 미디어 스튜디오 △반려동물 AI 진단보조 서비스 'X Caliber(엑스칼리버)' 등 핵심 AI 기술을 비롯해 사피온의 최신 AI 반도체 X330, SK하이닉스의 반도체 기술 등이 소개됐다.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은 'AI의 원동력 메모리반도체(Memory, The Power of AI)'를 주제로 미디어 컨퍼런스를 열기도 했다.

현대차그룹은 현대차가 현대차그룹의 밸류 체인을 기반으로 완성될 수소 에너지 생태계 및 소프트웨어와 AI 기반의 대전환이 세상에 불러올 '인간 중심적인 삶의 혁신' 가치와 미래 청사진 등을 발표해 눈길을 끌었다.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4가 지난 9~12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베네시안 엑스포 유레카파크에서 개최됐다. 사진은 현대차그룹 부스. [사진=강현신 뉴시안 객원 기자]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4가 지난 9~12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베네시안 엑스포 유레카파크에서 개최됐다. 사진은 현대차그룹 부스. [사진=강현신 뉴시안 객원 기자] 

푸드테크·헬스케어에 활용된 AI…모빌리티, '이동' 경험의 재정의

모빌리티도 주목받았다. 현대차와 기아, BMW, 혼다, 마그나, 메르세데스-벤츠 등 600개 이상의 모빌리티 기업이 참가해 자율주행차와 전기차, 소프트웨어 정의 차량, 플라잉카 등과 더불어 '이동'에 대한 경험을 재정의하고, 새로운 모빌리티 생태계를 선보였다. 이들 기업은 또 전기차와 재생에너지, 배터리 재활용 등을 통해 지속가능한 삶에 대해서도 주목했다.

뷰티, 푸드테크와 접목된 AI 기술도 눈에 띄었다. 푸드테크란 식품산업에 바이오, AI, IoT, 3D프린팅, 로봇과 같은 혁신 기술을 접목한 신산업분야를 의미한다. 대체식품과 관련 로봇 등 다양한 제품들이 주로 공개됐다. 올해는 환경보호와 식량안전 등 ESG 가치 실현과 맞물려 푸드테크 독립전시관이 구성되기도 했다. 글로벌 푸드테크 시장 규모는 오는 2027년 기준 약 3420억 달러(약 444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4가 지난 9~12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베네시안 엑스포 유레카파크에서 개최됐다. [사진=강현신 뉴시안 객원 기자]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4가 지난 9~12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베네시안 엑스포 유레카파크에서 개최됐다. [사진=강현신 뉴시안 객원 기자] 

또 프랑스 뷰티 기업 로레알은 AI가 피부 관리에 대한 맞춤형 솔루션을 제안하는 '뷰티 지니어스'를 공개했다. 이른바 '뷰티 비서'로 일컫는 해당 기기는 이용자가 사진을 업데이트하면 이를 기반으로 AI가 피부 건조 정도를 확인하고, 현재 피부 상태에 맞는 제품을 추천하는 방식이다.

이외에도 디지털 헬스케어(Digital Healthcare)를 비롯한 의료 영역에 AI 등 IT 기술을 융합한 개인 맞춤형 의료 서비스와 건강관리 서비스도 대거 소개됐다. 디지털 헬스 분야에서는 모더나, 필립스, 애보트 등이 참여해 건강 형평성 개선 등을 위한 기술 등을 강조했다.

'온디바이스 AI'의 힘…엔비디아·AMD·삼성 'AI 칩셋' 경쟁 치열

글로벌 기업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이종 산업간 협력도 두터워지고 있다. 

BMW는 차량 내 생성형 AI 구현을 위해 아마존과 손잡았고, 소니와 혼다 합작사는 마이크로소프트(MS)와, 닛산과 링컨은 구글과 업무 협약을 각각 체결했다. 현대차·기아는 삼성전자와 홈투카(Home-to-Car)·카투홈(Car-to-Home) 서비스 제휴를 약속했다. 향후 현대차·기아 고객은 차량 안에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화면 터치 또는 음성 명령으로 자택에 있는 전자기기를 원격 제어할 수 있게 되는 식이다. HD현대는 구글 클라우드와 생성형 AI 플랫폼 구축을 위한 전략적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4가 지난 9~12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베네시안 엑스포 유레카파크에서 개최됐다. [사진=강현신 뉴시안 객원 기자]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4가 지난 9~12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베네시안 엑스포 유레카파크에서 개최됐다. [사진=강현신 뉴시안 객원 기자] 

AI 기술이 우리 삶 전반에 적용되면서 '온디바이스 AI' 에 대한 중요성도 강조되는 만큼 관련 기술도 대거 공개됐다.

온디바이스 AI란 기기 자체에 AI 처리 기술을 탑재하는 것으로, 클라우드와 앱(애플리케이션) 등을 거치지 않아도 기기 내에서 네트워크 연결 없이도 활용할 수 있게 된다. 

이를 위해서는 AI 칩셋을 각각의 기기에 탑재하는 것이 관건이다. 온디바이스 AI를 위해 글로벌 반도체 제조사들의 경쟁이 뜨겁다. 미국 엔비디아와 AMD가 AI 칩셋을 공개했고, 삼성전자도 생성형 AI와 온디바이스 AI 처리를 위한 D램 라인업을 출시했다. 삼성전자는 향후 생성형 AI가 탑재된 갤럭시S24 시리즈를 출시할 예정이다. 또 인텔 역시 'AI 에브리웨어' 시대를 예고하고, AI PC 출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4가 지난 9~12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베네시안 엑스포 유레카파크에서 개최됐다. [사진=강현신 뉴시안 객원 기자]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4가 지난 9~12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베네시안 엑스포 유레카파크에서 개최됐다. [사진=강현신 뉴시안 객원 기자] 

재계 인사도 대거 CES를 찾았다. 국내 기업 중 유일하게 기조 연설자로 나선 정기선 HD현대 부회장이 AI를 필두로 건설기술의 미래를 제시하기도 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등이 현장을 찾았다. 신동빈 회장의 장남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 한화그룹 3세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전략본부장(부사장), 삼양라운드스퀘어 오너가 3세 전병우 상무 등이 관련 기술을 살펴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올해 CES 2024는 코로나 엔데믹 이후 역대 최대 규모로 진행됐다. 미국 소비자기술협회(CTA)에 따르면 150여개국에서 스타트업을 포함해 약 4300여개의 기업이 참가했고, 참가자 수는 13만5000명에 달한다. 국내에서도 가장 많은 기업이 참가했다. 특히 CES 2024의 최고 혁신상으로는 총 27개 제품·서비스가 선정됐는데 국내 기업들이 8개를 차지하는 성과도 거뒀다.

저작권자 © 뉴시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