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4에서도 이와 관련한 애그테크 기술과 기업이 큰 주목을 받았다. 특히 CES 2024에서 최고혁신상을 수상한 기업은 모두 27곳으로 이 중 8곳이 국내 기업이다. 올해 우리나라는 CES 2024에서 최고혁신상을 가장 많이 받은 국가가 됐다. [사진=라스베이거스(미국)=강현신 객원기자]
최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4에서도 이와 관련한 애그테크 기술과 기업이 큰 주목을 받았다. 특히 CES 2024에서 최고혁신상을 수상한 기업은 모두 27곳으로 이 중 8곳이 국내 기업이다. 올해 우리나라는 CES 2024에서 최고혁신상을 가장 많이 받은 국가가 됐다. [사진=라스베이거스(미국)=강현신 객원기자]

[뉴시안= 이태영 기자]날씨에 직접적 영향을 받는 농업은 기후 변화의 피해를 가장 먼저 받는다. 기후변화에 가장 기민하게 대응할 수밖에 없다. 가뭄, 홍수, 폭염, 냉해 등에 영향을 받지 않고 한정된 자원으로 농산물의 생산을 늘려야 하는 상황 속, 현재 농업은 기후변화 이외에도 인구 증가, 전쟁으로 인한 식량 위기 등 다양한 문제와 맞닥뜨리고 있다. 해결 방안으로 농업에 AI, 자율주행, 빅데이터, 로봇 등의 첨단기술을 접목한 ‘애그테크(AgTech)’가 급부상하고 있다. 한국형 애그테크에 대한 현주소를 살펴봤다. /편집자주

애그테크는 농업(Agriculture)과 첨단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로, 효율적인 자원투입과 생산성 증대, 고부가가치 창출을 위해 투입되는 첨단기술을 뜻한다. 파종부터 유통에 이르는 농업의 전 과정에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로봇 등 첨단기술을 적용하는 산업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글로벌 애그테크 산업 규모는 농업생산 부문의 하드웨어 부분인 경종 부문 자동화 기기 산업의 경우 2020년 41억3500만 달러에서 2025년 79억4400만 달러로 연평균 13.9%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경종 부문 센서 및 정보수집 기기 산업 규모는 2020년 12억600만 달러에서 2025년 19억2800만 달러로 연평균 9.8% 증가가 관측된다. 스마트팜 관련 기기 산업 규모는 2020년 9억2100만 달러에서 2025년 13억3000만 달러로 연평균 7.6% 증가가 예상된다.

농업생산 부문의 소프트웨어 산업 규모는 2020년 26억3000만 달러에서 2025년 46억1300만 달러로 연평균 11.9%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농업생산 부문의 서비스 산업 규모는 2020년 8억6500만 달러에서 2025년 17억7200만 달러로 연평균 15.4%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린바이오 산업은 향후 꾸준한 성장이 예상돼 2025년 1조3454억 달러로 예상된다.

UN 식량농업기구(FAO)에서는 2050년, 세계 인구가 97억명으로 급증할 것으로 전망했다. 늘어난 식량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선 식량 생산을 2050년까지 약 60% 증가(2010년 대비)시켜야 한다는 분석도 나왔다.

농업 생산량과 식량 확보의 안정성을 위해 애그테크는 이제 거스를 수 없는 흐름으로 보인다.

글로벌 농기계 제조기업인 존 디어는 클라우드 플랫폼인 존 디어 운영센터를 출시해 지속가능성•에코디자인•스마트 에너지 부문에서 2024년 혁신상을 수상하며 5년 연속 혁신상 수상의 기록을 달성했다. [사진=라스베이거스(미국)=강현신 객원기자]
글로벌 농기계 제조기업인 존 디어는 클라우드 플랫폼인 존 디어 운영센터를 출시해 지속가능성•에코디자인•스마트 에너지 부문에서 2024년 혁신상을 수상하며 5년 연속 혁신상 수상의 기록을 달성했다. [사진=라스베이거스(미국)=강현신 객원기자]

식품산업통계정보가 최근 내놓은 ‘CES 2024와 식품산업’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4에서도 이와 관련한 애그테크 기술과 기업이 큰 주목을 받았다.

특히 CES 2024에서 최고혁신상을 수상한 기업은 모두 27곳으로 이 중 8곳이 국내 기업이다. 올해 우리나라는 CES 2024에서 최고혁신상을 가장 많이 받은 국가가 됐다.

미드바르가 ‘에어팜(AirFarm)’ 시스템으로, 탑테이블이 ‘잉크(IINK) 4D’ 시스템으로 해당 분야 최고혁신상을 받았다.

미드바르의 에어팜은 세계 최초 공기주입식 스마트팜 모듈이다. 공중에서 친환경농법으로 채소를 재배하는 ‘에어로포닉스(aeroponics)’기술과 사물 인터넷 기술이 결합된 시스템이다. 에어팜은 공기 중에서 수분을 잡아내 실시간으로 물을 자체 생산하는 것이 특징이다. 해당 기술을 활용하면 기존 토경재배 대비 99%가량의 농업용수를 절약할 수 있고 기후위기 영향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탑테이블은 잉크 4D라는 4차원 푸드프린팅 시스템을 선보였다. 이 기술은 개인 맞춤 영양 제공 시스템으로 질감·크기·영양성분 등 맞춤형 식품을 만들어 낼 수 있다. 인체 내에서 영양제가 녹는 지점까지 설정하도록 고도화돼 있어 업계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CES 2024에서 국내기업 미드바르가 ‘에어팜(AirFarm)’ 시스템으로, 탑테이블이 ‘잉크(IINK) 4D’ 시스템으로 해당 분야 최고혁신상을 받았다. [사진=미드바르]
CES 2024에서 국내기업 미드바르가 ‘에어팜(AirFarm)’ 시스템으로, 탑테이블이 ‘잉크(IINK) 4D’ 시스템으로 해당 분야 최고혁신상을 받았다. [사진=미드바르]

이 밖에도 두산밥캣은 AI 기술을 적용한 무인•전기 굴절식 트랙터를 선보였으며, 국내에서 연구 개발한 인공지능 농작물 자동 생육 계측장치와 스마트팜 정식 로봇, 3차원 식물스캔 로봇, 스마트팜 소프트웨어 등이 출시됐다.

글로벌 농기계 제조기업인 존 디어(John Deere)는 클라우드 플랫폼인 존 디어 운영센터(John DeereOperations Center)를 출시해 지속가능성•에코디자인•스마트 에너지 부문에서 2024년 혁신상을 수상하며 5년 연속 혁신상 수상의 기록을 달성했다.

작년 CES 2023 최고혁신상을 수상한 존 디어가 2024년 새롭게 선보인 `존 디어 운영센터`는 농민이 생산 환경 및 상황에 맞게 작업계획을 최적화하고, 언제 어디서나 생산 데이터 분석을 통해 농업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 또한, 잡초를 구별해 제초제를 표적 살포할 수 있는 기술과 정밀 파종 추적 시스템 등을 선보였다.

미국 스타트업 라이즈 가든(Rise Gardens)은 스마트 수경 재배 장치인 라이즈 로마(Rise Roma)를 출시해 혁신상을 수상했다.

사물인터넷 기술을 적용한 해당 제품은 식물의 상태를 모니터링해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비료와 물을 급여해야 할 시기를 사용자에게 알려줄 뿐만 아니라 스스로 비료와 물을 급여할 수 있다.

일본의 농기계 제조기업인 구보타(Kubota)는 인공지능 및 사물인터넷 기술을 적용한 미래형 트랙터를 선보였다. 구보타의 미래형 트랙터는 인공지능 기술을 통해 후방 사각지대를 없애고, 센서를 이용해 식물의 건강 상태와 물 부족, 잡초 제거 필요성 등을 사용자에게 알려주는 솔루션이 특징이다.

KDI 경제정보센터도 최근 보고서를 통해 “세계는 애그테크를 둘러싼 농업 전쟁이 한창이다”며 “각국은 저마다의 전략으로 농업 생산량은 늘리고, 비용은 절감하고, 농산물의 품질은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주목했다.

[사진=식품산업통계정보]
[사진=식품산업통계정보]

영농 규모가 크고 첨단 기계의 사용이 활발한 미국은 정밀농업, 처방농업, 자율주행 트랙터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을 활용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는 것. 반면 농촌 인구 감소와 고령화로 인한 노동력 부족이 심각한 일본은 농작업의 자동화, 정보 공유의 간편화, 데이터 활용 등에 초점을 맞춰 애그테크 산업을 활성화하는 데 힘쓰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정부도 애그테크 산업 육성을 위해 ‘ICT 융복합 스마트팜 확산대책(2013)’을 시작으로 ‘빅데이터·인공지능 기반 스마트농업 확산 종합대책(2021)’, ‘스마트농업 확산을 통한 농업혁신 방안(2022)’ 등을 추진하며 매년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보고서는 “애그테크에 낙관적인 기대만 있는 것은 아니다. 우려 섞인 목소리도 있다”고 지적했다. 설비, 센서를 포함한 재배시설 구축 등 초기 설치 비용이 과도하다는 지적과 함께 적정한 온실 환경 유지를 위해서는 생산 원가의 약 40%를 에너지에 소비해야 하기 때문에 오히려 환경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보고서는 “애그테크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도 높다”며 “애그테크가 가져올 생산성 향상, 노동력 절감, 식량안보 강화, 탄소배출 저감, 지속가능성 제고 등의 여러 긍정적 효과가 애그테크가 가져올 수 있는 우려와 위험보다는 더 기대되기 때문이다”고 분석했다.

애그테크는 전통 산업인 농업이 새로운 첨단기술을 만나 농업 생산성 증대와 농산물의 수급 안정화를 이룰 것으로 기대된다. 애그테크는 불변의 법칙으로 여겨졌던 농업의 근본적인 속성마저 변화시키고 있다.

제3의 농업 혁명으로 불리는 애그테크가 선택이 아닌 필수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가운데, 첨단기술로 변화하는 농업이 앞으로 어떠한 혁신을 거듭해 나갈지 주목된다.

저작권자 © 뉴시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