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안= 기영노 편집위원 ］“......뭐라고 할 말이 없습니다, 최송합니다”

경기가 끝난 후 손흥민 선수의 말에 모든 상황이 들어가 있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축구대표팀이 7일 오전 카타르 알라이얀의 아흐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2023 카타르아시안컵 준결승전에서 0대2로 완패해 결승진출에 실패했다.

괴물 수비수 김민재가 바레인과의 조별예선 1차전, 호주와 8강전에서 한 장씩 옐로카드를 받아 출전하지 못한 공백이 컸다. K리그 우승팀 ‘울산 HD’의 중앙수비수 김영권 정승현 콤비에게 기대를 했지만, 김민재의 공백을 메우지 못했다. 별다른 전술 없이 선수들에게 의존해서 경기를 풀어나가는 클린스만 감독의 전술적 역량부족이 여실히 드러났다고 볼 수 있다.

한국의 아시안컵 64년 만의 우승 도전은, 아시안컵 출전사상 최대의 졸전으로 막을 내렸다. 1996 아랍에미레이트 아시안컵 8강전에서 이란에 전반전 2대1로 앞서다가 후반전 알리 다에이에게 4골이나 내주면서 2대6으로 역전패를 당했던 경기 보다 내용면에서는 더 안타까운 경기였다. 요르단에 스코어는 0대2 두골 차로 패했지만 경기 내용면에서 유효슈팅 한개(요르단 7개)도 날리지 못하는 졸전이었다.

한국은 손흥민, 이강인, 황희찬을 앞에 세우고, 중원은 황인범, 이재성, 박용우를 배치했다. 포백은 설영우, 김영권, 정승현, 김태환. 골키퍼는 조현우로 내세우는 4-3-3 전형으로 나섰다. 요르단은 백쓰리 즉 3-4-2-1로 맞섰다. 원 톱에 야잔 알나이마트, 그 뒤를 무사 알타마리-마흐무드 알마르디, 3선은 에산 하다드-니자르 알라시단-누르 알라와브데-모하마드 아부하시슈, 수비는 바라 마라이, 야잔 알라랍, 압달라 나시브가 포진했고 골키퍼 장갑은 야지드 아부라일라가 꼈다.

전반전 박용우와 수비수들이 패스미스와 잦은 실수로 수차례 실점 기회를 맞았다.

전반16분 박용우가 중원에서 볼을 끌다가 요르단 선수에게 공을 빼앗기며 위기를 맞았는데, 누르 알라와브데의 슈팅을 조현우가 막아냈다.

한국은 전반 31분 가장 좋은 찬스를 맞이했다. 오른쪽에서 올라오는 크로스에 이재성이 머리를 갖다 댔는데, 요르단의 오른쪽 골 퍼스트를 맞았다.

전반41분 박용우와 정승현이 야잔 알나이마크를 막지 못해 골 에어리어 안에서 슈팅을 허용, 조현우 골키퍼가 얼굴로 막아내는 절체절명의 위기를 벗어났다.

한국은 전반전을 조현우 골키퍼가 여러 번 선방을 해 실점 없이 0대0으로 마무리 했다.

후반전에 요르단의 장점인 역습상황에서 두 번이나 연속적으로 당했다.

후반 8분 만에 실점을 했다.

중원에서 박용우가 패스미스를 했고, 요르단이 역습상황에서 야잔 알나이마트가 첫 골을 터트렸다.

클린스만 감독은 후반 11분 박용우를 빼고 조규성을 집어넣었지만, 너무 늦은 감이 있었다.

후반 21분, 황인범의 패스가 끊겼고, 역습 기회를 잡은 무사 알타마리가 현란한 드리블로 한국 수비진을 뚫고 가볍게 추가 골을 성공 시켰다.

후반 36분 황희찬과 이재성을 빼고 양현준과 정우영을 기용했지만 경기 양상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요르단의 후세인 아모타 감독은 “한국은 5경기에서 8골이나 내 준 팀이었다. 한국의 약점을 파고들었다. 한 두 골을 더 넣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한국에 돌아가서 약점을 잘 분석해서 월드컵 예선에 대비하겠다”며 사퇴설을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