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푸른식품 이재철 대표(왼쪽부터), 이종수 부사장이 대표 상품을 들고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쿠팡]
등푸른식품 이재철 대표(왼쪽부터), 이종수 부사장이 대표 상품을 들고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쿠팡]

[뉴시안= 박은정 기자]최근 고물가 속 가성비가 좋은 쿠팡의 자체브랜드(PB) 상품을 주문하는 고객이 늘어나면서 PB상품을 제조·납품하는 업체들이 제2의 도약을 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15일 쿠팡에 따르면 지난 2000년 사업을 시작한 등푸른식품은 2011년 재고 관리 실패 등으로 파업 위기를 겪었다. 재고 확보를 위해 고등어를 대량 매입했지만 고등어 값이 하루가 다르게 떨어져 순식간에 60억원 손해를 보게 돼 2015년 법정관리에 돌입하게 된 것이다.

이에 등푸른식품은 온·오프라인 유통망이 모두 끊기고 직원 월급조차 주지 못하는 상황에 처하게 됐다. 이런 상황에서 만난 쿠팡은 그야말로 '구세주' 같은 존재였다. 이종수 등푸른식품 부사장은 "법정관리에 돌입한 기업은 거래처를 확보할 때 보증보험 등 조건이 까다롭지만 쿠팡은 그런 조건을 따지지 않고 먼저 거래를 제안했다"고 말했다.

등푸른식품은 2019년 쿠팡에 '순살고등어'를 첫 PB상품으로 납품하면서 조금씩 경영이 회복되기 시작했다. 현재 등푸른식품이 만드는 '순살고등어'와 '흰다리새우살'이 쿠팡의 PB상품으로 판매되고 있다. 등푸른식품의 매출은 쿠팡 입점 첫 해인 2019년 3억원에서 지난해 86억원으로 29배 뛰었다. 

그 덕에 2022년 법정관리를 졸업할 수 있었다. 이 부사장은 "대규모 납품으로 인한 원가 절감, 로켓배송과 고객 응대(CS), 마케팅을 책임지는 쿠팡 시스템이 파산위기 극복의 결정적 이유"라고 설명했다.

경기도 김포시의 즉석식품업체 초원식품은 대기업이 압도적으로 선두권을 차지하고 있는 즉석식품시장에서 쿠팡의 PB제품으로 새로운 경영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초원식품의 곰곰 갈비탕과 부대찌개 등 제품 10종은 베스트셀러제품이다. 매출은 최근 4년간 11억원에서 67억원까지 수직상승했다.

이규진 초원식품 대표는 "쿠팡의 엄격한 품질 관리시스템으로 상품 경쟁력이 크게 올랐으며, 쿠팡 협업 사실이 알려지자 거래처가 많이 늘며 경쟁력이 높아졌다"고 했다.

최근 쿠팡이 대만 진출 활로를 확보하면서 중소 제조사들도 해외 수출에 나서고 있다. 30여년 업력의 건강식품 제조업체 케이에프한국자연농산은 양배추즙과 호박즙 등을 대만 로켓배송으로 선보이며 현지인들 사이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김용학 케이에프한국자연농산 대표는 "치열한 국내 식품시장에서의 성장은 물론 해외 판로도 쿠팡으로 개척하고 있다"고 말했다. 

쿠팡은 앞으로 품질 좋은 식품을 만드는 중소 제조사들을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소비자 혜택을 높이는 한편 업체들이 빨리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을 확대할 방침이다.

쿠팡 관계자는 “아직 전국에 품질이 뛰어나지만 고객 판로를 확보하지 못한 중소 제조사들이 많다“며 “이들이 쿠팡을 통해 경기침체 시국에 위기를 극복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윈윈’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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