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의 경우 법률·정책 분야 사외이사들의 비중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16개 계열사들의 사외이사 59명 중 23명인 39.0%로 나타났다. 삼성그룹 사옥. [뉴시스]
삼성그룹의 경우 법률·정책 분야 사외이사들의 비중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16개 계열사들의 사외이사 59명 중 23명인 39.0%로 나타났다. 삼성그룹 사옥. [뉴시스]

[뉴시안= 이태영 기자]국내 대기업들이 지배구조의 투명성 확보를 위해 이사회 역량지표(BSM) 도입이 늘고 있는 가운데 사외이사들의 전문성은 법률·정책과 재무·회계 분야 등 특정 분야에 쏠려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사회가 회사를 효과적으로 감독하기 위해선 구성원 보유 역량과 전문성의 다양한 조합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BSM은 이사회의 능력과 자질, 다양성을 평가하는 지표로 미국 뉴욕시 연기금 등의 권고로 S&P500 소속 글로벌 기업들이 공시를 시작했고. 호주 등은 공시를 의무화 했다.

20일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가 30대 그룹의 계열사 중 분기 보고서를 제출한 237개 기업들의 사외이사 827명의 이사회 역량을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7개 분야별로 역량 비중을 분석한 결과, 법률·정책(225명·27.2%)과 재무·회계(197명·23.8%) 분야가 절반을 넘는 51.0%를 차지했다.

이어 금융투자 15.0%(124명), 기술 13.8%(114명), 기업 경영 12.7%(105명), 마케팅 4.0%(33명) 순이었다. 최근 기업 경영의 주요 화두인 ESG와 관련된 환경·고용·노동 분야는 29명(3.5%)에 그쳤다.

상법개정으로 전체 사외이사의 18.5%까지 비중이 확대된 여성 사외이사들의 전문 역량도 법률·정책과 재무·회계 등 2개 분야 비중이 51.1%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 조사는 이사회 역량지표(BSM)인 기업경영, 금융투자, 재무·회계, 법률·정책, 기술, 마케팅, ESG 등 7개 분야에 대해 각 사가 공시한 사외이사들의 선임 배경을 기준으로 진행됐다.

선임배경을 공시하지 않은 기업들의 사외이사들은 개인 이력을 기준으로 분류해 분석했다.

사외이사들의 선임배경을 공시한 기업은 192개 기업이었으며 선임 배경을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않은 기업은 45개 기업인 것으로 확인됐다.

분야별로 보면 법률·정책 관련 역량에 대해 전문성이 있는 사외이사가 225명으로 가장 많은 27.2%의 비중을 차지했다.

사외이사들 중 관료출신과 법조계 출신 및 법학 교수들이 이에 해당되며 관료, 법조 출신 사외이사들을 선호하는 현상으로 해석된다.

조사대상 30대 그룹 계열사 전체 사외이사 827명 중 여성 사외이사는 18.5%(153명)였으며 법률·정책 분야 비중이 32.7%(50명)로 남성 사외이사보다 더 높았다.

여성 사외이사의 마케팅과 ESG 분야 비중은 각각 9.8%, 7.8%로 남성 사외이사보다 3배 이상 높은 비중을 보였다.

기술(15.0%) 분야 비중은 소폭 높은 반면 재무·회계(18.3%), 경영(11.1%). 금융투자(5.2%) 분야 비율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그룹별로 보면 법률·정책 분야 사외이사들의 비중이 가장 높은 그룹은 삼성그룹으로 16개 계열사들의 사외이사 59명 중 23명인 39.0%로 쏠림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재무·회계 분야에 비중이 가장 높은 그룹은 중흥건설, 네이버, HD현대그룹 등으로 50%이다.

기술 분야 전문 역량에 가장 많은 사외이사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그룹으로는 현대자동차그룹(28.8%), HDC(20.0%), LG그룹(18.4%) 등이었다.

전체 역량 분야 중 가장 낮은 비중을 차지한 ESG 분야에서 가장 많은 수의 ESG 전문 사외이사들을 보유한 그룹은 포스코그룹(14.3%), 영풍그룹(13.3%), 카카오그룹(12.9%) 순인 것으로 나타났다.

30대 그룹 사외이사들의 평균연령은 60.7세였으며 연령대별로는 70대 이상이 9.3%(77명), 60대 49.8%(412명), 50대 34.2%(283명), 40대 6.4%(53명), 30대 0.2%(2명)로 60대 이상이 과반을 차지해 연령별 다양성도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현직 사외이사 중 최고령 사외이사는 올해 83세로 한화의 사외이사를 맡고 있는 에드윈 퓰너 헤리티지재단 창립자이며 최연소 사외이사는 카카오의 사외이사를 맡고 있는 박새롬 성신여자대학교 융합보안공학과 교수와 현대카드의 사외이사를 맡고 있는 더글라스 차이(Douglas Tsai) 푸본 파이낸셜 홀딩스 부사장으로 1990년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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