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28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글로벌 빅테크 메타(Meta)를 만나 XR(확장현실) 사업의 파트너십 강화를 위한 전략적 논의를 가졌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조주완 LG전자 CEO(왼쪽부터),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 권봉석 (주)LG COO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LG전자]
LG전자가 28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글로벌 빅테크 메타(Meta)를 만나 XR(확장현실) 사업의 파트너십 강화를 위한 전략적 논의를 가졌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조주완 LG전자 CEO(왼쪽부터),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 권봉석 (주)LG COO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LG전자]

[뉴시안= 조현선 기자]10여년 만에 방한한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 경영자(CEO)가 국내 기업과의 동맹 관계 가능성을 확인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주요 기업과의 회동을 통해 인공지능(AI) 반도체와 확장현실(XR) 관련 등 다가오는 시장 트렌드에 맞춘 협력을 이어갈 전망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저커버그는 지난 27일 저녁 방한한 이후 28일 LG전자와 삼성전자의 주요 인사를 차례로 만나며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먼저 메타는 LG전자와 XR 신사업 파트너십 강화를 위해 논의를 진행했다. 이날 회의에는 메타 설립자 겸 CEO인 마크 저커버그와 권봉석 ㈜LG 최고운영책임자(COO), 조주완 LG CEO, 박형세 LG전자 HE 사업본부장 등이 참석했다.

LG전자에 따르면 이날 양사는 차세대 XR 기기 개발 관련 사업 전략부터 구체적 사안에 이르는 등 심도 있는 논의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는 앞서 한계 사업은 정리하고 미래 고성장이 기대되는 유망 영역에 개발을 집중하는 등 '선택과 집중' 전략을 펼쳐왔다. 일례로 휴대폰 사업을 중단하는 통큰 결정을 내린 데 이어 XR 시장에 대한 연구개발을 지속했고, 지난해에는 이를 위해 HE사업본부 내 XR 사업 담당을 신설하는 등 조직개편도 단행한 바 있다. 특히 LG전자는 주력 사업인 TV 사업을 통해 다분야에서의 역량을 축적해온 만큼 디바이스(기기)를 넘어 콘텐츠·플랫폼 등 다방면에서의 협력이 기대된다.

LG유플러스와의 AI 콘텐츠 부문 협업도 기대된다. 황현식 LG유플러스 사장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MWC 2024 행사에서 "메타와 AI, XR 분야에서 협력을 확대한다"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석열 대통령이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를 접견, 악수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이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를 접견, 악수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도 만남을 가졌다. 회동에는 이 회장과 저커버그, 그의 아내 등 총 3명이 자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이들이 어떤 분야에 대한 협력 얘기를 주고받았는 지에 대한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았지만 차후 AI 반도체와 관련한 동맹을 구축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이를 통해 엔비디아 등에 대한 AI 반도체 수급 의존도를 낮출 수 있다는 전망에서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저커버그와 만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점유율 2위인 삼성전자를 적극 지원하겠다며 메타의 TSMC 반도체 의존도 문제를 주요 의제로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저커버그 CEO는 윤 대통령과 만나 "파운드리 분야에서 메타가 대만의 반도체 기업인 TSMC에 너무 많은 부분을 의존하고 있다"며 "특히 삼성이 파운드리 거대 기업으로 글로벌 경제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기에 삼성과의 협력은 (TSMC 의존도와 관련된) 중요한 포인트가 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에 윤 대통령이 "메타가 상상하고 설계한 것을 한국 산업이 적극적으로 지원할 준비가 돼 있다"며 "필요하다면 정부 차원에서 양국 기업간 협력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화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번 저커버그의 방한은 지난 2014년 이후 약 10년 만이다. 업계에서는 메타가 국내 기업과의 협력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내다봤다. 메타가 '비전 프로'를 출시한 애플 등 경쟁자의 등장이 예고되는 만큼 국내 주요 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시장 리더의 지위를 지키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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