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이동통신 전시회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24' 개막 사흘째인 지난 28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 피라 그란 비아 전시장을 찾은 관람객들이 E&의 인공지능(AI) 휴머노이드 로봇 '아메카'를 관람하고 있다. 이번 MWC 2024 주제는 '미래가 먼저다(Future First)'로, 앞으로 그려질 미래를 위해 다양한 기술과 산업, 집단, 국가가 단합하고 대비해야 한다는 뜻을 담았다. [사진=뉴시스]
세계 최대 이동통신 전시회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24' 개막 사흘째인 지난 28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 피라 그란 비아 전시장을 찾은 관람객들이 E&의 인공지능(AI) 휴머노이드 로봇 '아메카'를 관람하고 있다. 이번 MWC 2024 주제는 '미래가 먼저다(Future First)'로, 앞으로 그려질 미래를 위해 다양한 기술과 산업, 집단, 국가가 단합하고 대비해야 한다는 뜻을 담았다. [사진=뉴시스]

[뉴시안= 이태영 기자]최근 생성형 AI의 등장으로, 글로벌 AI 기술 경쟁은 차세대 기술로 전환되는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든 가운데, 새로운 경쟁 패러다임 속에서 우위를 선점해야 하는 중대한 시점에 민간과 정부가 협력하는 범국가적 노력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된다는 제언이 나왔다. 특히 우리나라는 글로벌 경쟁 패러다임의 변화를 새로운 도약의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가 2일 내놓은 ‘우리나라 및 주요국 인공지능(AI) 기술 수준의 최근 변화 추이’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의 AI 기술 수준은 아직 세계 최고기술 보유국인 미국과 중국 등 주요국에 비해 다소 미흡하지만, 우리나라는 주요 선진국 중 최근의 발전 속도가 가장 빠른 국가로 나타났다.

더욱이 일부 분야에서는 중국과 유럽보다 우위에 있는 것으로 나타난 점도 고무적이다.

최근 편의성과 업무 효율성을 극적으로 향상시키는 생성 AI 애플리케이션들이 대거 등장하면서 AI에 대한 대중적 관심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이제는 개인의 일상생활뿐만 아니라 기업들의 업무와 비즈니스에도 AI의 도입·활용이 필수불가결한 요소로 자리잡고 있다.

AI의 영향력이 확대되면서, AI 기술의 주도권을 차지하기 위한 글로벌 경쟁 또한 더욱 격화되고 있다. 우리나라와 주요국 AI 기술 수준의 변화를 전반적으로 살펴봤다.

# 전반적 기술수준

AI 분야의 전반적 기술수준은 2022년 기준 미국(100%)이 가장 높고, 그다음으로 중국(92.5%), 유럽(92.4%), 한국(88.9%), 일본(86.2%) 순으로 높게 나타났다. 전년(2021년)과 비교했을 때, 미국 대비 주요국의 상대적 기술수준이 모두 저하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를 작성한 봉강호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AI정책연구실 선임연구원은 “미국이 세계 최고기술 보유국의 자리를 유지하면서 주요국과의 기술수준 격차를 벌린 것을 의미한다”고 풀이했다.

봉강호 선임연구원은 우리나라의 전년 대비 기술수준 변화가 비교적 적다는 점은 주목했다. 우리나라는 전년 대비 0.2%p 하락했으며, 유럽과 일본은 각각 0.5%p, 0.7%p만큼 하락했다. 하락 폭이 가장 큰 국가는 중국으로, 2022년 AI 기술수준은 전년 대비 0.8%p만큼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변화 추이로 보면, 우리나라는 최근 5년 사이 기술수준이 주요국 중 가장 크게 발전한 국가임을 알 수 있다. 2018년 우리나라의 AI 기술수준(총괄)은 세계 최고기술 보유국 대비 81.6% 수준이었으나, 2022년 88.9% 수준으로 7.3%p만큼 향상됐다. 반면, 일본의 경우 과거 5년 전과 비교했을 때 미국 대비 상대적 기술수준이 오히려 저하된 것으로 나타났다(2018년 86.4% → 2022년 86.2%)

[도표=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도표=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 기초단계 기술수준

기초단계 AI의 기술수준은 2022년 기준 미국(100%)이 가장 높고, 그다음으로 유럽(95.7%), 중국(92.0%), 한국(88.0%), 일본(85.7%) 순으로 높게 나타났다. 이 중 우리나라와 중국 순으로 기초단계 AI의 기술수준이 최근 5년 사이 가장 크게 향상된 것으로 파악됐다.

우리나라의 2022년 기초단계 AI의 상대적 기술수준은 2018년 대비 7.5%p만큼 향상되었으며(2018년 80.5% → 2022년 88.0%), 중국의 경우 2018년 대비 5.2%p만큼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2018년 86.8% → 2022년 92.0%). 유럽의 기초단계 AI 기술수준은 2020년부터 2022년까지 92.0%로 동일하게 나타나, 지난 3년간 미국과의 격차가 답보 상태인 것으로 파악됐다. 미국 대비 일본의 기초단계 AI 기술수준은 과거 5년 전과 비교했을 때 오히려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2018년 86.4% → 2022년 85.7%)

# 응용단계 기술수준

응용단계 AI의 기술수준은 2022년 기준 미국(100%)이 가장 높고, 그다음으로 중국(92.7%), 유럽(92.6%), 한국(90.1%), 일본(86.5%) 순으로 높게 나타났다. 전년(2021년)과 비교했을 때, 미국 대비 주요국의 응용단계 AI 기술수준이 모두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봉강호 선임연구원은 “미국이 세계 최고기술 보유국의 자리를 유지하면서 주요국과의 기술수준 격차를 벌린 것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한편, 최근 5년 사이 우리나라의 응용단계 AI 기술수준이 가장 크게 향상됐으며, 특히 그 발전속도는 주요국 대비 2배 이상 빠른 것으로 파악됐다. 2022년 우리나라의 응용단계 AI 기술수준은 2018년 대비 8.7%p만큼 향상된 것으로 확인됐다(2018년 81.4% → 2022년 90.1%). 그다음으로는 중국과 유럽 순으로 응용단계 AI 기술수준 발전속도가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각각 3.7%p, 3.0%p 증가). 이와 반대로 일본의 응용단계 AI 기술수준은 2019년에 전년 대비 소폭 향상됐으나(2018년 86.6% → 2019년 89.0%), 다시 2020년부터 지속 저하되는 추세인 것으로 확인됐다(2019년 89.0% → 2020년 88.1% → 2021년 87.4% → 2022년 86.5%)

# 사업화단계 기술수준

사업화단계 AI의 기술수준은 2022년 기준 미국(100%)이 가장 높고, 그다음으로 중국(92.9%), 유럽(88.8%), 한국(88.6%), 일본(86.6%) 순으로 높게 나타났다. 이 중 우리나라의 최근 5년 사이 사업화단계 AI 기술수준 성장세가 가장 두드러지는 것으로 파악됐다. 구체적으로, 우리나라의 사업화단계 AI 기술수준은 2018년 82.8%에서 2022년 88.6%로 약 5.8%p만큼 향상됐다.

이와 대조적으로, 유럽과 일본의 미국 대비 사업화단계 AI 기술수준은 최근 5년 사이에 거의 변화가 없었다(각각 0.3%p, 0.2%p 증가). 특히 일본의 경우, 사업화단계 AI 기술수준이 응용단계 AI와 마찬가지로 2020년부터 지속 저하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2019년 88.3% → 2020년 88.0% → 2021년 87.6% → 2022년 86.6%).

한편, 우리나라와 주요국의 AI 기술분야별 기술격차 현황 및 추이도 살펴봤다. 기술격차는 조사시점 기준 세계 최고기술 보유국의 기술수준에 도달하는 데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는 시간을 의미한다

[도표=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도표=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 학습지능 분야 기술격차

2022년 기준 학습지능 분야의 세계 최고기술 보유국은 미국으로 나타났으며, 미국 대비 기술격차는 중국(0.9년), 유럽(1.0년), 한국(1.3년), 일본(1.7년) 순으로 적게 적었다. 단지 전년(2021년)과 비교했을 때, 우리나라와 주요국의 미국 대비 학습지능 분야 기술격차에 변화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미국이 학습지능 분야에서 주요국과의 기술격차를 유지해, 추격을 방어하는 데 성공했음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한편, 우리나라는 기술격차 측면에서 가장 큰 변화가 있었던 국가인 것으로 파악됐다. 우리나라의 미국 대비 학습지능 분야 기술격차는 2018년 약 2.0년에서 2022년 약 1.3년으로 0.7년만큼 축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 단일지능 분야 기술격차

2022년 기준 단일지능 분야의 세계 최고기술 보유국은 미국으로 나타났으며, 미국 대비 기술격차는 중국(0.3년), 한국(1.5년), 유럽(1.6년), 일본(2.0년) 순으로 적었다.

변화 추이를 보면, 중국의 미국 대비 단일지능 분야 기술수준은 2018년 약 1.2년에서 2022년 약 0.3년으로 0.9년만큼 축소된 것으로 파악돼, 가장 빠르게 세계 최고기술 보유국을 추격하는 국가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중국의 단일지능 분야 기술격차는 2019년 크게 축소된 이후로 변화가 없는 것으로 조사돼, 미국과의 격차가 답보 상태인 것으로 파악됐다.

한편, 중국 다음으로 추격속도가 빠른 국가는 우리나라로 확인됐는데, 우리나라의 미국 대비 단일지능 분야 기술수준은 2018년 약 2.0년에서 2022년 약 1.5년으로 0.5년만큼 축소된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우리나라의 단일지능 분야 기술수준은 최근 5년 사이 유럽과 일본을 추월한 것으로 나타났다

# 복합지능 분야 기술격차

2022년 기준 복합지능 분야의 세계 최고기술 보유국은 미국으로 나타났으며, 미국 대비 기술격차는 유럽(0.5년), 일본(0.9년), 한국(1.0년), 중국(1.3년) 순으로 적게 조사됐다.

봉강호 선임연구원은 “AI 전 분야에서 미국에 가장 근접한 기술수준을 보유한 중국이 복합지능 분야에서는 비교대상 국가 대비 열위를 보인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고 짚었다.

변화 추이로 보면 우리나라와 유럽이 최근 5년 사이 가장 빠르게 세계 최고기술 보유국을 추격하는 국가임을 알 수 있다. 우리나라의 미국 대비 복합지능 분야 기술격차는 2018년 약 2.0년 수준이었으나, 매년 축소되어 2022년 약 1.0년 수준까지 추격한 것으로 파악됐다(1.0년만큼 축소). 유럽의 경우, 2018년 약 1.5년 수준이었으나, 2022년에는 약 0.5년으로 1.0년만큼 축소된 것으로 파악됐다. 단지 유럽의 복합지능 분야 기술격차는 2019년 크게 축소된 이후로 변화가 없는 것으로 나타나, 미국과의 격차가 답보 상태인 것으로 파악됐다

한편, 이번 조사는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에서 작성하는 국가별 정보통신기술(ICT) 수준 관련 통계인 ‘ICT 기술수준조사’의 최근 5년(2018년-2022년) 결과를 발췌·종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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