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주택시장 주요 변수는 ‘공급과 금리’로 금리 인하 시기와 인하 폭이 중요하게 작용될 것이라며, 수도권 중심으로 상승하고 있는 전세가격 또한 주요 현안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사진=이태영 기자]
올해 주택시장 주요 변수는 ‘공급과 금리’로 금리 인하 시기와 인하 폭이 중요하게 작용될 것이라며, 수도권 중심으로 상승하고 있는 전세가격 또한 주요 현안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사진=이태영 기자]

[뉴시안= 이태영 기자]2024년 전국 주택매매가격에 대해서는 모두 하락세를 전망했으나, 지난해 대비 주택경기 경착륙에 대한 우려는 많이 완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올해 주택시장 주요 변수는 ‘공급과 금리’로 금리 인하 시기와 인하 폭이 중요하게 작용될 것이라며, 수도권 중심으로 상승하고 있는 전세가격 또한 주요 현안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KB금융그룹은 3일 지난해 부동산시장에 대한 진단과 올해 시장 전망을 담은 ‘2024 KB 부동산 보고서’에 따르면,  ‘급격한 주택 공급 감소’와 ‘지속되는 고금리 기조’로 어느 때보다 불확실성이 높은 올 한해 주택시장의 대표적인 7대 이슈로 ①역대 최저 수준이 지속되고 있는 주택 거래, ②주택공급 급격한 감소로 인한 공급 부족 가능성, ③노후계획도시 특별법과 재건축 시장 영향, ④전세 수요 아파트 집중, 입주물량 부족으로 가격 상승 가능성 확대, ⑤주택 경기에 최대 화두로 부각되는 금리 인하 가능성, ⑥주택경기 위축에도 늘어나는 주택담보대출, ⑦주택시장 안정화를 위한 정책 등을 꼽았다

KB경영연구소 강민석 박사는 “지난해부터 주택공급 감소 이슈가 새롭게 부각되면서 부동산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며, “올해 기준금리 인하 시기와 인하 폭, 주택 공급 등의 변수가 부동산시장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한해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고서 내용을 상세히 살펴봤다.

# 2024년 주택시장 하향 안정 전망, 금리와 공급, 정책 3대 변수 주목

보고서는 주택경기가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면서 주택 경기의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으나. 완만한 하향 조정 가능성이 큰 상황이라고 짚었다. 매수 수요 위축으로 주택 매매 거래량이 급감하면서 향후 주택 경기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팽배하다. 무엇보다 여전히 높은 금리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주택 경기 불황기에 고금리 부담은 주택 수요를 크게 위축시킬 수밖에 없기 때문으로 풀이했다. 다만 주택시장의 주요 변수들의 상황에 따라 소폭 반등 혹은 하락폭 확대 등의 방향이 정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보고서는 2024년 주택시장의 주요 변수는 공급과 금리다. 급격하게 위축된 주택 공급이 단기간에 증가하기는 쉽지 않으나 정부의 공급 시그널이 지속된다면 일정 부분 해소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무엇보다 금리가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봤다. 기준금리 인하 시기와 인하 폭에 따라 주택 수요는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는 것. 한편, 수요 위축으로 거래가 급감한 상황에서 실수요자 금융 지원, 관련 규제 완화 등 수요 회복을 위한 정부 정책도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 주택 매매가격 올해도 하락 전망 우세...높은 금리 가장 큰 부담

부동산시장 전문가와 공인중개사, 자산관리전문가(PB)를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 결과, 2024년 전국 주택 매매가격은 하락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다만 2023년 대비 시장 급락에 대한 우려는 다소 완화된 것으로 봤다. 상승에 대한 전망이 2023년 보다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다(전문가 21%p, 공인중개사 17%p, PB 13%p 증가). 매매가격 하락요인으로는 높은 금리에 따른 이자부담이 가장 중요한 이유로 조사됐다(전문가 31%, 공인중개사 36%, PB 28%).

보고서는 수도권과 비수도권 모두 하락 전망이 많았으나, 시장 여건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되며 전문가와 공인중개사의 1/3이 수도권 주택 매매가격 상승을 전망했다. 비수도권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이 조금 더 부정적으로 시장을 예측했다. 전문가의 88%가 비수도권 주택 매매가격 하락을 예상한 반면 공인중개사는 70%에 불과했고, 가격 하락폭에 대해서도 전문가의 51%가 3% 이상 하락을 전망한 반면 공인중개사는 이 비율이 28%에 그쳤다.

# 주택 전세가격, 비수도권은 하락 전망 우세...수도권 전망은 엇갈려

2024년 전국 주택 전세가격에 대해 전문가의 53%, 공인중개사의 61%가 하락을 전망했다. 하락폭에 대해서는 3% 이하가 될 것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2023년 설문조사 결과와 비교해 하락 전망은 크게 줄어들었으며, 하락폭 역시 지난해보다 크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했다. 한편 전문가의 47%, 공인중개사의 39%는 전세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지난 조사에서 응답자의 6%만이 2023년 전세가격 상승을 전망하였던 것과 비교해 크게 증가한 결과다.

보고서는 2024년에도 매매시장 부진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전세 수요 증가에 따른 영향을 반영한 결과로 풀이했다.

수도권에서는 2024년 주택 전세가격이 상승할 것이라는 의견이 전문가 52%, 공인중개사 53%로 많았으나 하락 의견을 제시한 비율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아 시장에 대한 전망이 엇갈리는 모습을 보였다. 비수도권에서는 전문가의 68%와 공인중개사의 57%가 전세가격 하락을 예상했다. 비수도권 전세가격에 대해서도 전문가와 공인중개사의 의견에 차이가 있었다. 전문가는 하락 가능성을, 공인중개사는 상승 가능성을 상대적으로 높게 보았다.

# 주택 경기 회복에 금리 인하와 금융지원 및 대출 규제 완화 중요 변수

주택 경기 회복을 위해 필요한 핵심 정책으로 전문가와 공인중개사, PB 모두 금리 인하를 꼽았다. 다음으로 주택담보대출 지원, LTV·DSR 등 금융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특히 공인중개사 그룹에서 금리와 대출 관련 정책의 필요성을 높게 평가했다. 이는 현재 주택시장 침체가 수요 감소에 따른 영향이 크며 수요 회복 여부가 향후 시장 흐름을 결정할 핵심 요인이라는 인식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국내외 경기 여건 등을 감안할 때 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지만 가계 부채 문제가 상존하는 상황에서 금융 규제 완화는 쉽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 다만, 실수요자 지원을 위한 정책 금융 공급은 주택 수요 회복에 일정 부분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진단했다.

# 올해 경기 최저점 될 것으로 전망

주택 매매시장 경기 최저점에 대해서는 전문가와 공인중개사 모두 2024년이 될 것이라는 의견이 가장 많았다(전문가 50%, 공인중개사 59%). 2026년 이후가 될 것이라는 응답은 소수에 그쳐 늦어도 2025년까지는 주택 경기가 최저점을 지나 회복기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했다. 전세시장에 대해서는 2024년이 경기 최저점이 될 것이라는 예상이 가장 많았지만 2023년이 최저점이라는 의견 역시 높게 나타났다.

전문가, 공인중개사, PB는 공통적으로 2024년 투자 유망 부동산으로 아파트 분양과 신축 아파트, 재건축을 꼽았다.

보고서는 “아파트 분양과 신축 아파트는 2023년에 비해 선호도가 높아졌으며, 재건축은 꾸준히 투자 유망 부동산으로 주목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부동산 경기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매수 심리가 크게 위축된 상황에서 아파트 분양과 신축 아파트 내에서도 상대적으로 입지와 시설 등이 양호한 자산과 그렇지 못한 자산 간 양극화가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노후계획도시 정비사업, 재건축 규제 완화 등의 정책 추진으로 재건축에 대한 기대감 역시 높을 것으로 분석했다.

전문가는 아파트 분양(28%), 공인중개사는 신축 아파트(23%), PB는 재건축(27%)을 1순위 투자 유망 부동산으로 꼽았다. (전문가: 분양 (28%), 신축 (21%), 재건축(20%) 순/ 공인중개사: 신축(23%), 분양(20%), 재건축(16%) 순/ PB: 재건축(27%), 분양(18%), 신축(15%) 순)

PB의 경우 재건축 아파트에 대한 선호도가 상대적으로 높았는데 고자산가 투자 상담을 주로 하는 PB의 특성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고자산가들의 재건축 투자선호는 2022년 20%에서 2023년 26%로 높아졌다.

# 투자 자산으로 예금과 채권 선호...부동산 선호도는 하락

PB 대상 설문조사에서 고자산가가 선호하는 투자 자산은 예금(29%), 채권(24%), 부동산(23%) 순으로 나타났다. 부동산은 2017년 조사 이래 고자산가들이 가장 선호하는 투자 자산 부동의 1위 자리를 지켜왔으나 2023년 부동산시장이 빠르게 위축되고 고금리 여건이 지속되면서 선호도가 크게 하락했다.

반면 금리 상승 영향으로 2023년 들어 예금에 대한 선호도는 높아졌으며, 채권에 대한 선호도 역시 2022년 17%에서 2023년 24%로 크게 증가하였다. 주식에 대한 선호도도 2022년 7%에서 2023년 12%로 높아졌다.

# 부동산 세무 상담 수요 많아...보유 부동산 처분 관심도 증가

고자산가의 2023년 부동산 관련 상담 및 자문 1위는 2022년에 이어 부동산 세무(40%)가 차지했는데, 이는 여전히 높은 부동산 세금 부담 때문으로 판단된다. 이어서 수익형 부동산 구입(23%)과 보유 부동산 처분(22%)에 관한 상담이 주를 이루었다.

보유 부동산 처분에 관한 상담은 2022년 16%에서 2023년 22%로 크게 증가했다.

보고서는 “부동산시장 위축 및 국내외 경기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투자자들 사이에서 보유 부동산을 매각해야 하는 시점에 대한 고민이 커진 결과”로 풀이했다. 처분 대상 보유 부동산으로는 상가(27%)와 일반 아파트(27%)에 대한 문의가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 부동산 PF 리스크, 주택시장 핵심 화두로 부상

보고서는 PF대출 부실화 이슈는 최근 태영건설 사태로 재부각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PF대출 부실화 우려는 어느 정도 인지된 상황이라는 점에서 태영건설 워크아웃으로 인한 영향은 제한적일 수 있다는 것. 그러나 건설사 부도가 현실화되면서 시장의 심리적 부담은 불가피할 수밖에 없다. 2023년 PF대출 잔액은 최근 신규사업이 적었음에도 증가세가 지속되고 있으며, 연체율 역시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보고서는 “전체적인 지표는 아직 양호한 상황이나, 과거 금융위기 당시 주택경기 침체 후 후행적으로 부동산 PF 리스크가 현실화 되었다는 점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 부동산 PF 리스크, 금융위기 때와 다르게 진행...선제적 대응 중요

강민석 박사는 “금융위기 당시 주택경기 침체로 미분양이 빠르게 증가했으나, 금번 침체기에는 사업진행이 지연되며 오히려 미분양이 감소하고 있는 상황이다”며 “여전히 금리 부담이 큰 상황에서 사업 지연으로 인한 금융 부담은 지속적으로 커질 수밖에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보고서는 특히 “시장에 대한 과도한 우려는 오히려 자금을 경색시키고 PF 부실을 키울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시장이 경직될 경우 우량한 사업장마저 사업진행이 어려워 질 수 있으며 이로 인해 PF 시장의 리스크가 급격하게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강민석 박사는 “지속가능한 사업장과 부실 사업장에 대한 냉철한 판단을 통해 빠르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며 “국내 PF 사업 구조 상 개별 사업장의 부실이 건설사의 부실로, 그리고 건설사가 보유한 전 사업장, 관련 금융기관, 그리고 수분양자 등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시장의 현명한 대응이 무엇보다 필요한 시기”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보고서는 부동산시장 전문가, 전국 500여개 중개업소, KB국민은행의 PB대상 설문조사를 진행해 현장에 있는 전문가들의 생생한 의견을 반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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