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에서 열린 '서울 아덱스(ADEX) 2023'을 찾은 한 미군이 VR 장갑차 조종을 하고 있다.[사진=뉴시스DB]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에서 열린 '서울 아덱스(ADEX) 2023'을 찾은 한 미군이 VR 장갑차 조종을 하고 있다.[사진=뉴시스DB]

[뉴시안= 이태영 기자]최근 K-방산이 전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는 가운데, 미국 헌츠빌, 프랑스 뚤루즈 등의 세계적 수준의 ‘방위산업 클러스터’ 조성을 위해서는 현행 방산혁신클러스터 사업 고도화와 함께 지역 신산업 및 기회발전특구, 소부장 특화단지 사업 등과 연계해 시너지를 제고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산업연구원이 11일 발표한 ‘국내외 방산클러스터 최근 동향 분석과 한국형 방산혁신클러스터 구축 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K-방산의 ‘글로벌 4대 방산강국’ 진입과 지역경제 활성화 및 일자리 확대를 위해서는 500억원 이하 소규모 방산혁신클러스터 사업만으로는 매우 어려우며, 방위산업 기회발전특구 및 방산 소부장 특화단지 사업 등 범부처 사업과 적극 연계해야 세계적 수준의 방위산업 클러스터 조성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래픽=산업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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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K-방산이 전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는 가운데, 주요 지자체들도 지역 신산업 육성 및 인재 양성, 지역 일자리 창출의 대안으로 방위산업 클러스터 구축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방위사업청의 방산혁신클러스터 사업은 2020년 경남 창원시를 시작으로 2022년 대전광역시에 이어 2023년에는 경북 구미시가 선정됐다.

이를 통해, 대전시는 방위사업청 이전을 포함 ‘K-방산 수도, 대전’을 비전으로 제시했다. 창원시는 방산부품연구원(가칭) 신설 등을 통해 전국 최대 방산 클러스터로 발전시키겠다는 각오다. 구미시는 유무인복합, 반도체, 우주 중심의 ‘K-국방신산업 수도, 구미’로 특화시킬 계획이다.

정부도 국정과제인 ‘방산혁신클러스터 확대를 통한 방산혁신 성장 생태계 조성’을 적극 추진하기 위해 2026년까지 전국 6개 지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향후 주요 지자체들의 방산혁신 클러스터 사업 유치를 위한 선의의 경쟁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그래픽=산업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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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서는 “미국, 프랑스 등 선진국들은 무려 100여년 전부터 헌츠빌, 포트워스, 뚤루즈 등을 중심으로 방위 및 항공우주, MRO 등의 산업클러스터 조성에 매진해 왔다”며 “오랜 기간 선진국들의 체계적인 방산클러스터 육성 정책은 오늘날 세계적인 방산강국 진입의 핵심동력이 되어 온 것”으로 평가했다.

최근 무인기 수출 등으로 신흥 방산강국으로 부상한 튀르키예 역시 앙카라 등 전국 6개 지역에 방산클러스터를 성공적으로 조성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자국 방위산업 육성을 위한 중앙정부와 지자체간 긴밀한 협력, 앵커기관 및 기업 유치, 국방혁신기관 신설, 창업 및 일자리 확대, 광역 클러스터 추진 등을 통해 전 세계적인 방산 클러스터로 발전시켰다는 점에서 초기 단계인 우리나라 방산클러스터 육성에 적지 않은 시사점을 주고 있다.

보고서는 “방위산업은 국가안보산업 및 국가전략산업임과 동시에 첨단산업 육성과 지역경제 활성화, 일자리 창출을 위한 지역 핵심산업의 하나로 활용되어 왔다는 점에서 산업적 의미가 적지 않은 것”으로 분석했다.

[그래픽=산업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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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서는 “이러한 정부의 적극적인 노력에도 불구하고, 국내 방산클러스터는 선진국 대비 인프라, 앵커기관 및 기업 유치, 거버넌스, 전문인력 양성 및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등의 여러 측면에서 저조한 실정이다”고 짚었다.

산업연구원의 국내 방산클러스터 실태조사(2023)에 따르면, 선진국(=100) 대비 창원, 대전, 구미의 방산클러스터 경쟁력 수준은 2023년 기준으로 각각 77.7%, 73.6%, 67.5%에 그치고 있다. 2027년에도 선진국 대비 80% 초반 수준에 머물 것으로 전망되어 정부와 지자체, 기업 및 관계기관들의 보다 적극적인 방산클러스터 조성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보고서는 특히 “후발주자인 우리나라가 향후 선진국 수준의 세계적인 방산클러스터를 구축해 국방력 강화와 지역균형 발전을 병행해 나가기 위해서는 인프라, 국내외 앵커기업/기관 유치, 거버넌스 강화,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전문인력 양성 측면에서 보다 강건(robust)하고 탄력적(resilient)이며 혁신적(innovative)인 산업생태계를 조성해 나가야 할 것”으로 진단했다.

산업연구원 성장동력산업연구본부 장원준 연구위원은 “우선적으로 현행 500억원 이하의 소규모 방산혁신클러스터사업 예산 증액 및 첨단소재, 배터리, MRO 등으로의 사업범위 확대가 시급하다”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향후 기회발전특구 및 소부장 특화단지 사업 등과 연계해 헌츠빌, 뚤루즈와 같은 ‘세계적 방산클러스터’ 조성을 앞당겨 나가야 한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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