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주 회장 [사진=뉴시안]
임기주 회장 [사진=뉴시안]

[예천(경북)=안성찬 뉴시안 대기자]“단순히 프로골프대회를 넘어 경상도의 골프축제로 만들어야죠."  

경북 예천의 한맥 컨트리클럽&노블리아 임기주 회장(66)이 골프대중화와 한국골프발전을 위해 한국프로골프(KPGA)투어를 유치했다. 골프장 개장 15주년을 기념해 4월18일부터 창설대회 '더 파운더스컵 with 한맥CC'를 개최한다. 한맥CC는 대회를 앞두고 코스 리노베이션이 한창 진행중이다. 

임기주 회장이 골프장과 인연을 맺은 것은 현재 하는 사업과 잘 맞아 떨어진다. 1997년 설립한 한맥테코산업으로 폐기물 수집 및 처리를 하는 게 주사업이다. 대학에서 환경공학을 전공한 임 회장은 기업에 취업하는 대신에 사업을 선택했다. 자본금은 미미했지만 국가가 발전하고 선진국으로 도약하면 반드시 필요한 것이 산업화와 관련된 환경사업이 필수불가결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래서 뛰어든 것이 환경관련 폐기물 사업이었다. 최근에는 바이오산업에도 도전하고 있다.

임 회장은 1997년 회사를 설립한데 이어 2000년 경기도 평택에 소재한 포승국가산업단지 폐기물 매립시설을 설립했다. 이후 국내 제조업체의 폐기물 처리에 선도적인 역할을 해오고 있다. 한맥테코산업만의 특화된 매립시설 운영 및 처리 노하우를 바탕으로 2005년엔 전남 여수 율촌일반산업단지 시설을 설치했다. 이런 노력으로 임기주 회장은 2018년 대한민국 신성장 경영대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표창 경영자 부문을 수상했다. 임 회장은 "사업장에서 배출되는 폐기물을 최종 처리하는 업체로서 국내 제조업이 원활하게 운영될 수 있게 하는 기반시설이라는 자부심을 갖고 폐기물 최종 처리시설을 이끌겠다"고 밝혔다.

한맥테코산업은 B2B 사업으로 친환경적이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골프장이다. 경북 예천을 선택한 것은 인구가 점점 줄어드는 곳에 더불어 살아가는 '마을 공동체'를 만들어보자는 목적에서 출발했다. 임 회장은 '배산임수(背山臨水)'의 적격지로 소백산 주변의 개발을 구상했고, 이후 8년 뒤 한맥개발주식회사를 설립했다. 2006년 예천군에서 미호위락휴양단지 조성사업을 위한 실시계획을 승인받았다. 2008년 한맥CC를 완공하고 이듬해 4월 그랜드 오픈했다. 

한맥CC는 친환경에 기반을 두고 있다. 라운드를 하다가 다른 골프장에서 볼 수 없는 '흑염소'들을 만난다. 15번홀에 들어서면 어디선가 흑염소들의 울음소리를 들을 수 있다. 농촌마을의 전형적인 풍경이다. 50여마리의 흑염소가 홀과 홀을 사이에 두고 야산에서 뛰어 논다. 이들이 살아가는데 불편함이 없도록 비와 추위를 막아주는 집도 마련해 줬다. 

임기주 회장이 남자 프로골프대회를 유치한 이유가 뭘까. 

“지난해 12월 한국프로골프협회(KPGA)에 찾아가 대회를 하고 싶다고 했다. 그래서 협회 창립회원들을 기리기위해 대회명을 파운더스컵으로 하고 KPGA투어 두번째로 열기로 했다. 우리 골프장으로는 처음 프로대회를 개최한다. 사실 우리 지역의 골프마니아들은 실제로 경기하는 장면을 코스에서 볼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다. 골프대회가 수도권을 비롯해 지방에서도 열리지만 이쪽 지역에서는 거의 없다. 프로골프가 발전해야 아마추어 골프도 활성화된다. 특히, 우리 골프장을 찾아주는 골퍼들에게 멋진 프로들의 샷을 보여주고 싶은 것도 있다.”

한맥CC 클럽하우스 전경. [사진=뉴시안]
한맥CC 클럽하우스 전경. [사진=뉴시안]

대회를 위해 한맥CC는 코스 리노베이션에 들어갔다. 있는 그대로 대회를 치러도 손색이 없지만 선수들이 보다 멋진 기량을 선보이고, 기량에 따른 차별화된 실력이 나타나도록 하기위해 부분적으로 코스를 리노베이션하고 있는 것이다. 파3홀에 대형 워터해저드도 만들고, 갤러리들이 편안하게 선수들의 샷을 감상할 수 있도록 코스와 코스 사이의 도로도 확장하고 있다. 

이번 대회를 계기로 '골프축제의 장'을 만들고 싶은 것이 임 회장의 속내다. 대회기간 중에 갤러리들을 위해 다양한 이벤트를 열어 골프대회로 인해 행복감과 즐거움을 선사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경북도청과 예천시의 협조아래 인근지역에도 홍보 및 마케팅으로 골프마니아들을 초청해 선수들과 함께 골프축제를 만들 생각이다. 대회장을 찾는 갤러리들에게 최대한 편의를 제공하기위해 골프장의 모든 임직원들이 합심해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한맥CC는 경북 북부지역에서 유일하게 양잔디로 만든 골프장이다. 골프장을 건설할 때부터 대회를 치르려고 국제대회가 가능한 정규 18홀로 전장길이를 7317야드로 건설했다. 특히, 켄터키블루그래스로 코스를 조성해 4계절 푸른 잔디에서 쾌적한 플레이를 할 수 있도록 했다. 천혜의 자연환경을 그대로 살린 도전적인 코스다. 코스 전체를 뒤덮고 있는 22가지 야생화는 계절마다 다양한 색깔의 꽃을 피우며, 100년 이상된 산수유꽃의 노란물결은 한맥CC만의 자랑이기도 하다. 

한맥CC.
한맥CC.

임기주 회장은 한국의 골프발전을 위해 한국대중골프장협회(KPGCA)의 수장을 맡고 있다. 임 회장은 지난 2021년 한국대중골프장협회(KPGCA) 6대 회장에 오른데 이어 7대 회장에 연임해 협회를 이끌고 있다. 협회장을 맡고나서 회원사도 145개로 늘렸다. 

코로나19와 함께 일시적이지만 국내 골프장들이 호황을 맞았다. 향후 골프장의 전망을 들어봤다. 임 회장은 “앞으로 골프장은 치열한 생존경쟁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 발생부터 지난 4년간을 아마도 골프장들의 '황금기'가 아니었나 싶다. 하지만 골프장 시장 상황은 녹록치가 않을 것이다. 인구감소는 물론 경제가 점점 어려워지면서 소비자들은 물론 골퍼들도 지갑을 닫을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골프장들이 그린피를 합리적으로 책정해 골퍼들이 좀더 쉽게 골프장에 접근할 수 있도록 새로운 골프마케팅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 우리 골프장은 개장한 이래 15년 동안 단 한차례만 1만원의 그린피를 올렸다. 골프장이 살아남으려면 고객이 만족할 만한 합리적인 그린피와 식음료 가격 등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에서 골프장을 회원제, 비회원제, 대중형으로 3가지 형태로 나눈 것에 대해서 임 회장은 골프장도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이므로 환경문제 등 특별히 저촉되는 것이 없다면 자율에 맡겨야 한다는 것이 경영철학이다. 자유시장 경제로 접근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일이라는 얘기다. 기업을 하는 사람이나 소비자는 바로 안다는 것. 수요와 공급이 불균형을 이루면 시장은 바로 반응한다는 사실을. 따라서 장기적으로 보면 이번 골프장 분류는 골퍼들의 불만을 잠시 잠재우기 위한 미봉책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정부가 이번 정책을 진행하면서 다각도로 통계를 낸 뒤 다시 계획을 수립하면 좀 더 나은 골프장과 소비자가 '윈윈'하는 정책이 나오지 않을까 싶다는 것이 임 회장의 생각이다.  

협회의 책무에 대해 임 회장은 “합리적인 가격으로 골프장을 이용하고, 대중화 기틀을 만드는 것”이라며 골프가 국민들로부터 사랑받는 체육활동으로 발전하는 동시에 대중골프장의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성장 실현이라는 공동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대중골프장의 역량 강화 및 정부의 정책을 적극 실천해야 한다”고 밝혔다. 협회는 골프장 관련 비합리적인 제도개선과 함께 골퍼들이 저렴한 비용으로 골프장을 자주 이용할 수 있도록 골프 대중화를 위한 사회공헌에도 최선의 노력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협회는 골프장 경영혁신과 원가 절감을 이뤄 보다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게끔 다양한 정책을 마련하고 실행중이라고 했다.

임 회장이 골프장 자리로 예천을 택한 이유가 뭘까. 간단하다. '공동체마을'에 꽂힌 때문이다. 한국은 매년 '인구절벽'으로 가고 있는 것에 마음을 뒀다. 사업을 하면서 자금의 여유가 생겼다. 지역인구를 늘리고, 은퇴한 사람들에게 행복을 주는 마을을 조성하면 어떨까하는 생각이 들어 선택한 곳이 예천이다. 마을 주민들  '행복지수'를 최고점에 이르게 한다면 자연스럽게 지역인구가 증가할 것이라는 계산이었다. 그래서 골프장 부지를 선정할 때 앞에 강물이 흐르는 산을 택한 것이다. 골프장 앞에 택지 개발을 한 것도 이러한 계획이 선행됐기 때문이다. 그런데 터를 잡고 보니 풍광이 뛰어난 명당(明堂)이었다. 산은 집에 생기(生氣)를, 물은 산으로부터 흘러온 땅의 기운이 모인 배산임수였던 것이다. 병풍처럼 펼쳐진 학가산과 안동, 영주, 예천 등 3개 시군의 주산(主山)에서 내려오는 기(氣)의 줄기가 모인 소호당(昭湖當)도 자리 잡고 있다. 5번홀이다. 특히, 한맥CC는 그 이름처럼 한국의 맥(脈)을 이어가듯 티박스 뒤에 정자가 자리 잡고 있다. 한국의 미와 멋을 느끼게 하는 골프장이다.  

이 또한 임 회장의 전통문화를 살리려는 오랜 노력과 궤를 같이 한다. 한맥CC 임직원들은 매년 골프장 앞의 내성천 백사장에서 정월대보름 행사를 벌인다. 지역주민들과 함께 먹거리를 차려 놓고 풍악을 울리며 대보름달이 떠오르면 쥐불놀이와 달집태우기, 윷놀이 등을 한다. 이 행사와 함께 13번홀에서 12월31일 해넘이와 1월1일에 해돋이 행사도 한다. 지난달 25일 정월대보름 11년째 행사를 가졌다. 이날 골퍼들은 클럽하우스 레스토랑에서 토속 나물과 함께 오곡밥을 맛보았다.

달집태우기. [사진=뉴시안]
달집태우기. [사진=뉴시안]

임 회장은 "자라나는 우리 후손들을 위해 세시풍속의 전통을 이어가려고 기획을 한 것이다. 달집태우기나 쥐불놀이 등을 하면서 마을 주민들과 유대관계도 돈독히 하고 잊혀져 가는 전통문화를 계승하고 싶다. 우리 골프장은 골퍼들의 놀이터로도 손색이 없지만, 지역 주민들과 이런 전통문화를 지속시켜 모두가 즐겁고 행복한 시간이었으면 한다. 이런 세시풍속 행사가 천년, 만년 이어지길 바란다"고 전통문화의 중요성을 전했다.

임 회장은 볼도 잘 친다. 볼을 1박스 치고 첫 라운드를 시작해 6개월 만에 86타를 쳤다. 300야드를 날리는 장타력으로 1년도 되지 않아 싱글핸디캐퍼가 됐다. 이글은 다반사고, 홀인원도 네 번이나 했다. 지난달 4일 홈코스 한맥CC에서 6언더파 66타를 쳤다. 버킷리스트의 하나였던 '에이지 슈터'를 기록했다. 이날 전반에 버디를 2개를 잡은 뒤 후반들어 2번홀에서 보기를 범했다. 하지만 4번홀부터 8번홀까지 5개홀 연속 버디를 몰아치며 자신의 소원을 이뤘다. 

■내성천

내성천은 길이 106.29km, 유역면적 1,814.71㎢로 낙동강의 지류. 소백산맥의 남쪽 기슭 경북 봉화군에서 발원한 강은 영주시의 중앙부를 관류한다. 이는 다시 안동·문경을 거쳐 하류부에서 예천분지(醴泉盆地)를 전개하고, 계속 남서쪽으로 흐르다가 용궁(龍宮) 남쪽에서 낙동강 상류로 흘러든다. 기후는 내륙 산악지대로 기온이 낮고 연교차가 심하다. 연강우량도 적다. 주요 농산물은 조, 옥수수, 감자, 유료작물, 고랭지채소 등이다. (자료출처=두산백과 두피디아)

■쥐불놀이(서화희鼠火戱)

쥐불놀이는 농촌에서 정월 첫 쥐날(上子日)에 쥐를 쫓는 뜻으로 논밭둑에 불을 놓는 놀이. 불은 사방에서 일어나 장관을 이루는데, 이것을 쥐불놀이라한다. 이 쥐불의 크고 작음에 따라 그해의 풍흉, 또는 그 마을의 길흉을 점치기도 한다. 불의 기세가 크면 좋다 하여 이날은 각 마을이 서로 다투어가며 불기세를 크게 하는 풍습이 있다. (자료출처=한국민속문화대백과)

■달집태우기

달집태우기는 정월대보름날 밤 달이 떠오를 때 생솔가지 등을 쌓아올린 무더기에 불을 질러 태우며 노는 세시풍속이다. 정월대보름날의 행사로서 달맞이와 밀접하며 때로 쥐불놀이와 횃불싸움과도 연관성을 갖고 있다. 청년들이 풍물을 치며 각 가정의 지신밟기를 해주고 나서 짚이나 솔잎을 모아가지고 오는 수도 있다. 이것을 언덕이나 산 위에 모아서 쌓기도 하고, 조그만 오두막이나 커다란 다락같은 것을 만들기도 한다. 그리고 대보름달이 떠오르기를 기다려서 불을 지른다. 피어오르는 연기와 더불어 달을 맞고, 빨갛게 불꽃이 피어오르면 신나게 농악을 치면서 불이 다 타서 꺼질 때까지 춤을 추며 주위를 돌고 환성을 지르기도 한다. (자료출처=한국민족문화대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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