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안= 박은정 기자］최근 리빙·유통업계에서 친환경과 윤리적 가치를 담은 '프리(Free)' 열풍이 불고 있다. 양모나 오리털 등 동물성 소재를 사용하지 않은 '애니멀 프리'·'울 프리', 팜 오일을 대신해 친환경 재료를 사용하는 '팜 프리', 비닐 라벨을 없앤 '라벨 프리' 등 종류도 다양해지고 있다.

이는 MZ세대를 중심으로 자신이 지향하는 가치나 신념에 따라 제품을 구매하는 가치소비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기업들의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시몬스침대는 울 프리·애니멀 프리를 실천하는 대표적 기업이다. 시몬스침대의 매트리스 컬렉션 'N32'는 국내 침대업계 최초로 전 제품에 동물성 소재를 사용하지 않은 비건 매트리스다. △N32 폼 매트리스 △N32 스프링 매트리스 △N32 레귤러 토퍼 등으로 구성돼 있다.

N32는 원단과 패딩에 비건 소재인 아이슬란드 씨셀과 린넨이 적용돼 있다. 아이슬란드 씨셀은 생분해가 가능해 자연으로 환원되는 비건 소재로 유명하다. 린넨은 식물성 소재로, 통기성이 뛰어나 소비자들에게 지속 가능한 삶을 제안한다.

N32 제품은 지난 1월 비건표준인증원으로부터 전 제품 비건 인증을 받기도 했다. 국내에서 매트리스가 비건 인증을 받은 것은 N32가 처음이다. 특히 비건표준인증원은 동물 유래 원재료를 사용하지 않고 동물 실험을 하지 않는 등 엄격한 기준을 통과한 제품에만 비건 인증을 부여해 더욱 의미가 있다. 

N32는 유해 물질이 없는 소재를 사용해 국가 공인 친환경 인증도 받았다. 주로 코코넛오일 성분을 함유한 '코코넛 실키폼'과 자연에서 추출한 '에코젠폼 플러스', 천연 피마자 열매에서 얻은 'COB폼' 등 환경친화적인 소재들이 사용됐다.

러쉬코리아는 팜 프리 활동에 적극적이다. 지난해 리뉴얼 출시된 샴푸바 11종은 팜 오일이 사용되지 않았다.

팜 오일은 팜나무 열매를 압착해 얻은 성분으로, 주로 샴푸와 세재·비누 등 일상 생활에서 사용된다. 저렴하고 다용도로 활용 가능해 전 세계적으로 거래되고 있지만 팜 오일을 생산하는 과정에서 열대우림이 파괴되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이에 러쉬코리아는 팜 오일에서 추출한 계면활성제를 코코넛 오일에서 얻을 수 있는 계면활성제로 대체해 환경보호에 기여하고 있다. 러쉬코리아는 지난 2019년에도 달걀을 사용하지 않는 '에그 프리'를 선언하며 '동물과 자연, 그리고 사람이 조화로운 세상을 만든다'는 자사 이념을 실천하고 있다.

식품업계에서는 라벨 프리 열풍이 일어나고 있다. 하이트진로음료는 지난해 라벨을 제거한 무라벨 검정보리 차 '블랙보리'를 선보였다. 광동제약 또한 '광동 옥수수수염차', '광동 헛개차' 등 차 음료의 라벨을 제거했다.

롯데칠성음료는 국내 최초로 라벨 프리 생수를 출시하기도 했다. 롯데칠성음료의 라벨 프리 움직임은 최근 생수업계 전반적으로 확산됐다. 

기업들이 라벨을 없애는 것은 비닐 사용량을 줄이고 분리배출 편의성과 재활용 용이성을 높이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가치소비와 착한소비가 하나의 소비 트렌드로 자리 잡으면서 소비자들은 본인의 소비가 '세상을 이롭게 하느냐'를 꼼꼼히 따지게 됐다"며 "이에 맞춰 '공존'이나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진정성을 갖고 실천하는 기업들이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