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안= 이태영 기자]국민 10명 중 8명은 자율주행차 도입의 필요성을 높게 평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이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문제에 대한 우려가 여전히 높다는 조사결과도 나왔다.
27일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운전면허를 소지하고 있는 전국 만 19세~59세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2024 자율주행차 관련 인식 조사’를 실시한 결과, 자율주행차의 상용화에 대부분 공감하는 태도를 보였으나 이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문제에 대한 우려가 여전히 높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자율주행차 도입을 피할 수 없는 시대적 흐름으로 받아들이면서도 아직은 시기상조로 여기는 상반된 시각이 공존하는 모습을 보였다.
먼저, 전체 응답자의 상당수(73.6%)가 자율주행차 도입을 필연적인 시대적 흐름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가운데, 자율주행차 도입의 필요성을 전 연령대가 높은 수준으로 평가했다(20대 84.4%, 30대 85.6%, 40대 83.2%, 50대 80.8%). 자율주행 차량의 특성 및 기능에 대해 상세히 알고 있는 비율은 40.1%로 보통 수준이었지만 차량 내 자율주행기능 탑재율이 과거 대비 소폭 높아짐에 따라(47.5%(2020) → 67.7%(2023) → 68.3%(2024))해당 기술을 수용하는 태도가 보다 견고해진 모습을 보였다. 실제로 전체 응답자 10명 중 4명(40.6%)은 가까운 미래에 자율주행 자동차 구매 계획이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전반적으로 자율주행 차량은 미래 사회를 대변하는 최신 기술의 이미지가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로 미래 지향적이고(58.6%, 중복응답), 최첨단의(51.8%), 편리한(46.8%) 등 혁신적인 이미지를 연상하는 경우가 많아, 자율주행 기술의 발전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반면, 아직은 시기상조이고(46.7%(2023) → 41.6%(2024))기술이 부족하다(24.9%(2023) → 22.7%(2024))고 여기는 태도는 한층 낮아진 모습을 보였다. 저연령층을 중심으로 ‘위험한(20대 22.4%, 30대 24.4%, 40대 18.4%, 50대 17.2%)’, ‘무서운(20대 15.6%, 20대 17.2%, 30대 11.6%, 40대 10.4%)’ 등 부정적인 이미지를 떠올리는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게 평가됐다. 고연령층에 비해 자율주행 기능에 대한 불안감이 좀 더 높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총 6단계(LV 0 ~ LV 5)의 자율주행 단계 중 부분적으로 운전자의 개입이 필요한 ‘부분 자율 주행(LV 3)’ 단계의 안정성을 가장 높게 평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전체 응답자 10명 중 7명(65.8%)이 부분자율주행 차량의 상용화에 찬성 입장을 보였다. 찬성 이유로는 졸음운전 등 교통사고 발생률이 감소할 것 같다(74.0%, 중복응답)는 점을 가장 우선적으로 꼽고 있었다. 아울러 이동이 불편한 사람들에게 편의를 제공해 줄 수 있고(55.3%), 스쿨존 등 보호구역이 더욱 안전해질 수 있을 것 같다(43.0%)고 평가하는 등 편의성과 안정성 측면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점을 부분 자율주행차 상용화의 찬성 이유로 언급하는 경우가 많았다.
반면, 사고 발생 시 책임소재가 불분명하고(63.5%(2023) → 67.6%(2024)), 대형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57.5%(2023) → 60.3%(2024))는 점을 지적하는 응답이 이전 조사 대비 소폭 증가한 특징을 보여, 아직은 기술보다는 내가 운전하는 것을 더 믿을 수 있다(56.9%(2023) → 60.3%(2024))는 태도가 좀 더 견고한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운전자의 개입이 필요하다는 인식도 여전히 높은 수준으로 평가되고 있었다. 전체 응답자의 상당수(74.6%)가 자율주행 기술의 상용화에는 좀 더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는 데에 공감을 표했다. 자율주행 차량이 상용화가 돼도 운전은 직접 해야 한다(60.2%, 동의율)는 인식이 뚜렷했다. 자율주행차가 최소한의 오차까지도 엄격히 검증된 후에 상용화될 것이란 믿음(60.7%(2023) → 56.6%(2024))이 소폭 감소하고 자율주행 차량 자체에 대한 신뢰도(34.5%, 동의율)가 아직은 낮게 평가되고 있어 자율주행 시스템에 대한 불신과 불안은 쉬이 사라지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
자율주행차량이 상용화되기에는 아직까지 국내에 이를 위한 환경이 마련되어 있지 않다는 인식이 강해 2024년 올해가 부분자율주행 상용화의 원년이 될 것이란 기대감(28.0%, 동의율)도 다소 움츠러든 모습을 보였다. 나아가 모든 조건에서 운전자 없이 운행이 가능한 ‘완전 자율주행 차량’의 현실화 시기를 10년 후로 예상하는 비율(36.9%(2020) → 40.0%(2023) → 41.3%(2024))이 소폭 증가한 결과를 나타냈다. 그럼에도 전체 응답자 10명 중 6명(63.9%)이 향후 완전자율주행 차량을 구매할 의향이 있다고 밝힐 정도로 이에 대한 수요는 높은 거승로 나타났다. 아직은 우리나라가 자율주행차 시대를 맞이할 준비가 되어있지 않다(65.8%, 동의율)는 인식이 뚜렷한 상황이지만, 향후 상용화를 위한 현실적인 방안 마련에 대한 소비자들의 니즈가 더욱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완전자율주행차를 카쉐어링으로 이용하겠다(71.8%)는 응답이 구매 의향(63.9%)대비 높게 평가됐다. 자율주행차량에 대한 신뢰도가 높지 않은 만큼 성급하게 구매하는 것보다는 기능 체험에 의미를 두는 대중적 니즈가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향후 자율주행차가 상용화되면 자동차는 개인의 중요한 공간이 될 것(63.2%)이라는 전망이 높게 나왔다. 앞으로 완전자율주행 기능이 탑재된다면 대중소비자들은 휴식(58.0%, 중복응답)이나 수면(43.2%), 창밖 감상(41.8%)등을 하고 싶다는 응답이 많아, 자율주행 기능을 통해 자동차가 ‘운전을 위한 공간’에서 ‘개인 시간을 활용할 수 있는 특별한 공간‘으로의 니즈가 더욱 발현될 수 있음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