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금융안정 상황(2024년 3월) 설명회가 열리고 있다. 왼쪽부터 신준영 금융기관분석부장, 서평석 금융안정기획부장, 이종렬 부총재보, 장정수 금융안정국장, 임광규 안정총괄팀장. [사진=뉴시스/한국은행]
28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금융안정 상황(2024년 3월) 설명회가 열리고 있다. 왼쪽부터 신준영 금융기관분석부장, 서평석 금융안정기획부장, 이종렬 부총재보, 장정수 금융안정국장, 임광규 안정총괄팀장. [사진=뉴시스/한국은행]

[뉴시안= 이태영 기자]한국은행은 28일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사업장의 사업성 평가 기준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국은행은 이날 금융통화위원회 정기회의를 열고 발표한 ‘금융안정 상황’ 보고서에 따르면, 부동산PF 부실 확대 가능성 및 경제주체의 채무상환 부담 누증에 따른 일부 리스크에도, 국내 금융시스템은 금융기관의 양호한 복원력을 기반으로 대체로 안정적 모습을 유지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한은은 특히, 부동산PF 부실 확대 가능성, 가계·기업의 채무상환 부담 누증 및 민간신용 레버리지 재상승 가능성에 유의해 금융시스템 내 취약성 및 리스크를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또 "정책 당국은 취약부문에 대한 미시적 지원조치와 함께 정책 공조를 통해 부동산PF 시장에 대한 연착륙을 도모할 수 있도록 적절히 대응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정책당국의 공동 대응에 힘입어 적절히 관리되고 있는 부동산PF의 경우 향후 부동산경기 등에 따라 관련 리스크가 증대될 수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날 한은에 따르면, 가계신용은 정책당국의 부채 관리 및 주택거래 위축 등의 영향으로 증가폭이 둔화됐으나, 기업신용은 증가세가 지속됐다. 가계·기업 대출 연체율은 비은행권을 중심으로 상승했다.

부동산시장은 주택가격 상승 기대가 약화된 가운데 금융시장에서는 주요 가격지표가 안정적인 모습을 나타냈다. 주택매매가격은 하락 전환했으며 미분양물량은 소폭 증가했다. 올해 들어 국고채 금리는 미(美) 연준의 조기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가 일부 되돌려지면서 완만한 오름세로 전환됐으며, 주가도 반도체 업황 개선 등의 영향으로 반등했다.

금융기관의 손실흡수력과 유동성은 대체로 양호한 수준을 유지하는 가운데 자산건전성과 수익성이 저하됐다고 짚었다.

한은은 긴축적인 금융여건 지속으로 인해 가계 및 기업의 취약부문을 중심으로 채무상환 부담이 가중되고 있으며, 이는 취약부문 부실 증가와 함께 금융기관의 자산건전성 저하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또한 “주요국 상업용부동산 시장 등의 조정에 따른 국내 금융기관 해외 익스포저의 손실 발생 가능성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기업신용 증가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가계신용 레버리지는 완만한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거시경제 또는 차주의 금융이용 여건 변화에 따라 중기적 시계에서 민간신용 레버리지의 확대 압력이 커질 수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한은은 다만 “이와 같은 취약성과 리스크 요인에도 불구하고 국내 금융시스템은 대체로 안정적인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금융기관은 이해당사자와 함께 부동산PF 사업장에 대한 질서 있는 정리를 유도하면서 손실흡수력 제고를 통해 잠재리스크에 대한 대응 능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부실 우려 익스포저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비은행금융기관은 부실화 가능성에 대비해 선제적으로 자산건전성 관리 및 자본확충을 지속해야 한다”는 점도 덧붙였다.

저작권자 © 뉴시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