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안,newsian=신민주 기자)

국내 30대 그룹 사외이사는 관료 출신이 40%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영풍·두산·CJ·OCI·동국제강·신세계·롯데·효성 등 8개 그룹은 관료 출신 사외이사 비중이 50%를 넘었다. 반면 미국 포천이 선정한 상위 100대 기업 사외이사는 74%가 재계 출신인 것으로 조사돼 대조를 이뤘다.

26일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가 국내 30대 그룹 187개 상장사의 사외이사 609명과 미국 포천지가 선정한 상위 100대 기업 사외이사 815명의 출신 이력을 전수 조사한 결과, 한국은 '관료', 미국은 '재계' 출신 사외이사를 중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30대 그룹 사외이사 중 관료 출신은 235명으로 38.6%에 달했다. 이어 186명을 배출한 학계로 30.5%를 차지했다. 미국기업들이 사외이사로 가장 선호하는 재계 인사는 97명으로 15.9%에 불과했다. 그 외 언론(25명·4.1%), 공공기관(24명·3.9%), 법조(17명·2.8%), 세무회계(14명·2.3%), 정계(4명·0.7%) 출신 순이었다.

포천 100대 기업은 815명의 사외이사 중 재계 출신이 603명(74.0%)으로 4분의 3에 달했다. 반대로 관료 출신은 10%도 못 되는 81명(9.9%)에 그쳤다. 이어 학계 57명(7.0%), 세무회계 31명(3.8%), 언론 15명(1.8%), 법조 12명(1.5%), 정계 8명(1.0%) 등이 뒤따랐다. 미국은 경쟁사 CEO를 사외이사로 영입할 정도로 재계 전문가 모시기에 적극적이지만, 국내 대기업은 권력기관 출신의 방패용 사외이사가 더 선호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출신 분류는 재직 기간이 가장 긴 경력과 최고 직위를 기준으로 적용했다. 미국 1위 그룹인 월마트는 전체 9명의 사외이사 중 5명(55.6%)이 재계 출신이었다. 이 중에는 구글 출신으로 현재 인스타그램 최고 경영자를 맡은 케빈 시스트롬과 구글 출신이자 현재 야후 CEO인 머리사 메이어도 포함됐다. 월마트의 관료 출신은 2명(22.2%)에 그쳤다.

국내 최대 그룹인 삼성은 관료 출신이 62명 중 20명(32.3%)이지만, 재계 출신은 4명(6.5%)에 불과했다. 현대차 역시 47명 중 23명(48.9%)이 관료 출신이고 3명(6.4%)만이 재계 출신이었다.

아직은 가장 막강한 집단이지만 국내 30대 그룹의 관료 출신 사외이사 비중도 점차 떨어지는 추세다. 올해 관료 출신은 2013년보다 18명(7.1%) 감소했다. 관료 출신이 전체 사외이사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41.5%에서 38.6%로 2.9%포인트 떨어졌다.

관료 사외이사도 법조 국세청 공정위 감사원 등 소위 4대 권력기관 출신에 집중됐다. 전체 235명 중 4대 권력 기관 출신이 132명으로 56.2%나 됐다. 법원·검찰이 69명(29.4%), 세무 41명(17.4%), 공정위 17명(7.2%), 감사원 5명(2.1%) 순이었다. 4대 권력 기관에 이어 청와대 58명(24.7%), 기획재정부 17명(7.2%), 금감원 4명(1.7%) 등이 뒤를 이었다.

그룹별로는 영풍, 두산 등 5개 그룹의 관료 출신 사외이사 비중이 60% 이상으로 높았다. 영풍이 69.2%로 가장 높았고, 두산(64.0%), CJ(62.1%), OCI(61.5%), 동국제강(60.0%) 순이었다. 신세계(52.6%), 롯데(51.7%), 효성(50.0%)이 50%를 넘었고 현대차(48.9%), 대림(42.9%), 현대백화점(42.1%), SK,·현대중공업(40.0%)도 30대 그룹 평균을 웃돌았다.

반면 미래에셋은 계열사 3곳의 사외이사 9명 중 관료 출신이 단 한 명도 없었다. 포스코도 전체 17명의 사외이사 중 관료출신이 2명으로 11.8%에 불과했다. LG(14.3%), KT(17.2%)도 10%대에 그쳤다. 대우조선해양(20.0%), 대우건설(25.0%), 한화(28.6%), 한진(31.3%), 금호아시아나(31.6%), 삼성(32.3%), KCC·GS·S-Oil(33.3%), 동부(35.3%), 현대(36.4%), LS(37.5%)가 30대 그룹 평균치를 밑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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