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류여해 최고위원이 17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자유한국당 기자실에서 당무감사 결과 관련 기자회견을 마치고 울먹이고 있다. 뉴시스

[뉴시안=이완재 기자] 자유한국당이 17일 발표한 당무감사 결과에서 류여해 최고위원과 권영세·김희정·박민식 전 의원 등 친박계 및 중진 의원 출신 원외당협위원장이 대거 탈락시키며 물갈이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친박계 인사가 대거 아웃되는 등 친박계 청산작업이 노골화됐다는 평가다. 특히 탈락자 중 서초갑 당협위원장을 맡았던 류여해 최고위원이 홍 대표의 칼날에 직격타를 맞으며 자리를 잃었고, 이에 강한 반발에 나서 이슈인물이 됐다.

홍문표 한국당 사무총장과 이용구 당무감사위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당무감사 결과 발표 기자회견을 갖고 이같이 밝혔다. 앞서 당무감사위는 앞서 지난 10월27일부터 지난달 9일까지 전국 253개 당원협의회에 대한 당무감사를 실시한 바 있다.

당무감사위는 당 최고위에 블라인드 방식으로 각 평가점수를 보고했으며 당 최고위는 당무감사위의 권고를 받아들여 1권역(영남, 강남3구, 분당)은 55점, 2권역(호남 제외 전 지역)은 50점을 커트라인(탈락 기준선)으로 결정했다.

류 최고위원은 이혜훈 바른정당 의원이 탈당하자 서울 서초갑 지역구를 맡았지만 이번 당무감사에서 1권역 기준점수인 55점을 넘지 못했다.

주중대사 출신이자 친박인 권영세 전 의원은 영등포을 당협위원장이지만 이번 당무감사에서 기준점수에 미달했다.

부산 연제구 당협위원장인 김희정 전 의원도 당무감사의 벽을 넘지 못했다. 김 전 의원은 박근혜 정부에서 여성가족부 장관을 지냈다.

김무성계인 박민식 전 의원은 지난 20대 총선에서 낙선한 뒤 지역구인 부산 북구강서구갑 당협위원장직을 계속 맡았지만 이번 당무감사에서 탈락했다.

친박계 비례대표로 19대 의원을 역임한 전하진 전 의원도 경기 성남분당구을 당협위원장자리에서 부적격 판단을 받았다.

박근혜 대선 후보 당시 중앙선거대책위원회 미디어본부장을 역임한 박창식 전 의원도 당무감사에서 기준 점수에 미달해 경기 구리시 당협위원장 자리를 위협받게 생겼다.

한편 류 최고위원은 이날 오후 당사에서 눈물의 기자회견을 열고 “당무감사 내용과 탈락기준엔 문제가 있었고 지극히 정치적 목적으로 저를 희생시키려는 목적이 다분하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그는 이어 “저는 당의 당원모집요구나 ‘전술핵 재배치’서명운동 등 지시를 따라 임무를 수행했다”며 “(당무감사 결과는) 토사구팽, 후안무치이자 배은망덕이다”라고 토로했다.

또 “제가 한국당에 남아서 전당대회를 통해 최고위원이 된 것은 보수우파의 집을 만들기 위해서다”라며 “서초갑에서 국회의원이 되겠다거나 당에서 뭐 하겠단 욕심이 없다”면서 자신이 최근 서울시장 출마에 뜻이 있음을 우회적으로 시사했다.

류 최고위원의 이번 탈락은 정치권에 입문한 이력이 비교적 짧은 정치 새내기의 한계를 드러낸 것 아니냐는 정치권 안팎의 평가가 나온다.

류 최고위원은 탄핵된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적극적인 지지를 보인 극단적 보수경향을 보여온 인물로 분류된다. 이때 때문에 여러 차례 설화와 구설수에 오르는등 소위 눈에 띄는 정치행보를 보여왔다. 정치권에서는 류 최고위원의 튀는 성향에 ‘여자 홍준표’라는 별칭이 따라붙기도 했다. 홍준표 대표는 지나친 류 위원의 자제를 촉구하며 “오버액션 하지 말라”는 주문을 하기도 했다. 따라서 이번 당협위원장 탈락 배경에 홍대표의 눈밖에 난 것이 어느 정도 반영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류 대표의 튀는 행동은 이날 자신의 기자회견에서도 유감없이 발휘됐다. 류 위원은 자신의 스마트폰으로 기자회견 생중계를 자신의 지지자들과 SNS상에 내보냈다. 이 과정에서 오열까지 하며 이날 휴일 저녁시간대 언론의 집중 스포트라이트를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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