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오후 서울 강남구 숙명여고에서 경찰이 이 학교 교무부장이 2학년인 쌍둥이 딸 2명에게 시험 문제를 유출해 성적을 올렸다는 의혹과 관련해 압수수색을 마친 뒤 자료를 가지고 나가고 있다. (사진=뉴시스)
서울 강남구 숙명여고에서 경찰이 압수수색을 마친 뒤 자료를 가지고 나가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시안=조현선 기자] 경찰이 숙명여고 시험 문제 유출 의혹과 관련해 수사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6일 서울 수서경찰서는 서울 강남구 숙명여고에서 불거진 시험문제 유출 의혹과 관련해 전직 교장·교감·교무부장과 시험 담당 교사 등 4명을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해 업무 방해 혐의로 불구속 입건 시켰다고 밝혔다. 하루 전인 5일 수서경찰서는 학교를 압수수색하고, 쌍둥이들이 다녔다는 대치동 수학학원도 압수수색했다.

전 교무부장은 같은 학교에 재학중인 쌍둥이 자녀를 위해 정기고사 시험 문제와 정답을 유출시킨 혐의를 받고 있다. 이와 함께 근무한 교장과 교감에 대해서도 관리 책임과 시험 담당 교사의 귀책 유무, 이들의 유출 과정에서의 연루 의혹에 대해서도 들여다보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지난 3일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하고 교사 4명을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했다. 아울러 4일 영장을 발부 받아 숙명여고 교장실과 교무실, 전 교무부장의 주거지 등을 대상으로 전날 압수수색했다. 이를 통해 확보한 서류 등을 분석하면서 전 교무부장이 시험 문제를 유출했는지 정황을 파악중이다.

 

대치동 수학학원도 압수수색, 쌍둥이 문·이과 각각 1등 차지하며 논란 커져

전날 압수수색 대상에는 쌍둥이 자매가 다녔다는 강남구 대치동의 한 유명 수학학원도 포함됐다.  

해당 학원은 대치동 학원가에서도 원생이 많기로 유명한 곳으로, 학생들 사이에서 입반 시험에서 받은 등급이 수학 실력을 가늠하는 기준으로 통용된다. 쌍둥이 자매는 입반 시험에서 각각 3, 5등급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전 교무부장은 학원 입반 등급과 관련해 "테스트 시 낮은 등급을 받았으나 수학 클리닉과 교정을 받아 성적이 올랐다"는 취지의 해명을 내놓은 바 있다.

경찰은 자매의 평소 수학 실력 등 시험 문제 유출 정황을 파악할 단서를 찾고, 학원이 연루됐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수사를 진행중이다.

숙명여고 시험 문제 유출 의혹은 올 7월 중순 학원가 등을 중심으로 제기됐다. 쌍둥이 자매가 2학년 1학기 기말고사에서 성적이 급격히 올라 각각 문·이과 전교 1등을 했다는 내용이 퍼지면서부터다. 자매의 1학년 1학기 성적은 각각 전교 59등, 121등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압수물 분석을 진행하는 동시에 관계자들에 대한 대면조사를 통해 이른 시일 내에 사건의 결론을 내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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