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K기업은행 노조가 3일 오전 서울 중구 IBK기업은행 본점에 출근하는 윤종원 신임 기업은행장의 출근을 저지하고 있다. 이날 윤 신임 행장은 노동조합이 '낙하산 인사'에 반대하며 출근 저지 투쟁을 펼쳐 출근하지 못한 채 발걸음을 돌렸다. (사진=뉴시스)
IBK기업은행 노조가 3일 오전 서울 중구 IBK기업은행 본점에 출근하는 윤종원 신임 기업은행장의 출근을 저지하고 있다. 이날 윤 신임 행장은 노동조합이 '낙하산 인사'에 반대하며 출근 저지 투쟁을 펼쳐 출근하지 못한 채 발걸음을 돌렸다. (사진=뉴시스)

[뉴시안=김기율 기자]청와대가 관료출신인 윤종원 전 청와대 경제수석비서관을 신임 기업은행장으로 임명했다. 3연속 내부 출신 행장 관행이 깨진 것이다.

지난해 말부터 차기 기업은행장 자리를 놓고 벌어진 갈등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기업은행 노조는 ‘낙하산 인사’에 강하게 반발하고 출근저지 투쟁 등 거센 저항에 돌입했다. 윤 신임 행장은 첫 출근길에 결국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기업은행은 지난 2일 윤 전 수석이 제26대 기업은행장으로 임명됐다고 밝혔다. 다만 취임식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당초 금융권 안팎에선 반장식 전 청와대 일자리수석이 유력 행장 후보로 꼽혔다. 그러나 ‘금융 경력이 없는 낙하산 인사’라는 기업은행 노조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혀 윤 신임 행장이 낙점된 것으로 알려졌다.

윤 신임 행장은 은행업 경력이 전무하지만, 현 정부의 경제·금융 정책의 골자인 ‘포용적 성장’과 ‘혁신 금융’ 등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 기업은행의 핵심 역할을 한 단계 발전시키는 데 기여할 적임자라는 기대를 받고 있다.

그는 지난 1983년 행정고시 27회로 공직에 입문한 후 재정경제원 금융정책실 서기관, 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장, 청와대 경제금융비서관, 국제통화기금(IMF) 상임이사,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특명전권대사, 연금기금관리위원회 의장, 청와대 경제수석비서관 등을 역임했다.

그러나 관료출신 인사라는 점에서 ‘관치금융’ 논란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지난 10년간 이어져 온 내부 출신 행장 관행이 깨져서다. 기업은행은 지난 2010년부터 조준희·권선주·김도진 행장까지 3연속으로 내부 출신이 행장을 맡아왔다. 이 기간 기업은행 총자산은 2010년 163조4000억 원에서 2018년 260조8900억 원으로 100조 원 가까이 늘었다.

기업은행 노조는 또 다른 낙하산 인사라며 거세게 반발했다. 노조는 지난 2일 성명서를 통해 “대통령의 기업은행장 임명에 불복한다”며 “아무 설명도 없는 독선이고 독단”이라고 비판했다.

노조는 임명 강행 시 출근저지 투쟁과 총파업에 돌입하겠다고도 했다. 실제로 3일 오전 윤 신임 행장은 노조의 출근 저지로 서울 중구 기업은행 본점에 들어서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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