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라임자산운용 홈페이지)
(사진=라임자산운용 홈페이지)

[뉴시안=조현선 기자]라임펀드를 판매했던 은행, 증권사 등이 환매 중단 펀드를 넘겨 받아 수습하는 배드뱅크(BadBank)를 설립할 전망이다. 환매 중단 이후에도 펀드에서 자금이 빠져나가는 등 금융당국과 판매사가 더이상 라임을 신뢰할 수 없다며 특단의 조치를 취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로써 라임자산운용은 시장에 서 퇴출 수순을 밟게 됐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부터 금융감독원과 라임펀드 판매사 19개사는 ' 라임펀드 이관을 위한 신 설 협의체'에 대한 논의를 진행한다. 우리은행, 신한금융투자, 신한은행, 대신증권, KB증권 등 판매사별로  판매 금액으로 출자금을 정한다. 전체 출자금 규모는 확정되지 않았다.

이는 '스타모빌리티 사건'이 계기가 된 것으로 보인다. 진작 환매가 중단된 펀드에서  195억원 가량이 김봉현  스타모빌리티 전 회장에게 흘러간 정황이 포착됐기 때문이다. 김 전 회장은 라임의 실세로 알려져 있다.  

이번 신설 운용사 설립은 결국 펀드 이관이 목적으로 해 사실상 '배드뱅크' 설립에 가깝다. 배드뱅크란 금융회사의 부실 자산을 처리하기 위해 한시적으로 운영 되는 금융기관이다. 신 설 운용사는 신규 영업이 제한되며, 라임 펀드 투자자산 회수만을 목적으로 운영된다.  

신설 운용사는 문제가 된 라임의 무역금융펀드(플루토 TF-1호), 메자닌펀드(테티스2호), 사모사채펀드(플루토 FI D-1호), 크레디트인슈어드펀드(CI) 1호 등의 모펀드를 통째로 인수하게 될 전망이다. 4개 모펀드에 돈을 태운 173개의 자펀드의 총 판매규모는 1조6679억원에 달한다.  

또 라임의 '아바타' 운용사로 불리는 포트코리아자산운용과 라움자산운용의 펀드를 통해 편입하고 있는 자산도 이관된다. 나머지 라임의 정상 펀드는 다른 운용사로 넘겨질 가능성이 크다.

 이날 금감원과 판매사들은 구체적인 방안을 논의하고 펀드 이관 범위와 출자 규모를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판매사간의 출자규모에 주목하고 있다. 신생 운용사 설립을 위한 자 본금이 20억원 수준이란 점을 감안하면 19개사가 1억원 조금 넘는 수준을 출자하면 된다. 

하지만 금융당국이 직접 자금을 투입하는 것이 아니란 점에서 판매사들의 의지가 중요한 점이 변수가 될 수 있다.

현재 모든 판매사의 신설 운용사 설립 참여 여부가 정해지지 않은 상황으로, 업계에 따르면 현재까지 판매 규모가 높았던 주요 판매사 6곳(우리은행, 신한금융투자, 신한은행, 대신증권,   리츠종금증권, 신영증권) 위주로 협의가 진행됐다. 자본금 규모 또한 미정이다.

 또 판매사간 이견이 나올 가능성도 있다. 판매사별로 수익률이 다르고, 투입 시기에 따라 원금 손실률의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또 일부 증권사는 라임펀드 투자 고객에게 자발적 보상을 진행하는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라임 환매 중단 펀드에서 매년 30억원 안팎의 수수료가 발생해 최소 50억원이 필요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편 금감원은 펀드 이관 계획과 무관하게 라임자산운용의 전문 사모 운용사 등록을 취소할 계획이다. 이에 맞춰 금감원의 현 경영진에 대한 제재도 본격화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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