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해 코로나19로 인해 소비자들의 온라인 쇼핑거래가 급증하면서 쿠팡이 수혜기업으로 등극했다. (사진=쿠팡)
올 한해 코로나19로 소비자들의 온라인 쇼핑거래가 급증하면서 쿠팡이 수혜기업으로 등극했다. (사진=쿠팡)

[뉴시안= 박은정 기자]올 한해 유통업계는 '코로나19'라는 변수를 맞이하며 모든 판도가 뒤바뀌었다.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되면서 온 국민의 생활이 집을 중심으로 이뤄졌고, 달라지는 생활패턴에 이를 따라잡기 위한 유통업계의 발 빠른 변화가 눈에 띄었다.

소비자들의 소비는 온라인으로 집중됐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10월 온라인 쇼핑 거래액은 14조244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1조8712억원) 대비 20% 상승했다. 모바일 쇼핑 거래액도 9조5335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22.9% 급증해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유통 지형 바꾼 '쿠팡'…코로나19 수혜기업 등극

올해는 '쿠팡의 해'였다고 평가할 만큼 쿠팡의 역할은 컷다. 코로나19라는 위기가 기회로 작용해 이커머스 시장에서 압도적인 존재감과 경쟁력을 키웠다. 

실제로 국내 유통업계는 쿠팡의 행보에 발맞춰 변화했다. 쿠팡의 로켓배송을 시작으로 유통업계에서는 일제히 배송 서비스를 강화하며 '총알 배송 대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또 롯데그룹은 계열사를 통합한 온라인몰 '롯데온'을 출범해 이커머스 수요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쿠팡은 폭발적인 성장에 힘입어 사업 다각화에 속도를 높였다. 쿠팡페이, 쿠팡이츠 등뿐만 아니라 영상 스트리밍 서비스(OTT) 사업 진출도 앞두고 있다. 최근 쿠팡은 사업목적에 '기타 부가통신 서비스(온라인 VOD 콘텐츠)와 '온라인 음악 서비스 제공업'을 추가했다. 또 쿠팡 스트리밍, 쿠팡 플레이, 쿠팡 티비, 쿠팡 오리지널 등의 상표권도 출원했다.

거물급 외부인사도 과감하게 영입했다. 쿠팡은 지난해 미국 월마트에서 부사장을 지낸 제이 조그렌세이를 최고법률책임자 겸 최고준법감시인으로 영입했다. 또 한국과 미국, 유럽의 글로벌 상장사와 비상장사에서 활동했던 재무 전문가 알베르토 포나로를 최고재무관리자로 선임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쿠팡의 움직임이 기업공개(IPO) 추진을 위한 사전작업으로 해석하고 있다.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대규모 자금 유치가 필요한 만큼 IPO는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다만 쿠팡이 지난해 7조원의 매출을 기록했지만, 영업손실이 7205억원에 달해 사업 지속성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쿠팡은 내년에 IPO를 공식화할 것으로 보인다. 쿠팡이 지난 8월 미국 뉴욕에서 현지 기관 투자자를 대상으로 기업설명회를 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미국 나스닥 상장설이 나오고 있다. 나스닥은 적자 기업이라도 성장 가능성을 입증한다면 상장이 가능해 쿠팡에게는 유리하다. 

티몬과 11번가 등 이커머스 업계가 IPO 추진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사진=티몬)
티몬과 11번가 등 이커머스 업계가 IPO 추진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사진=티몬)

이커머스, 너도나도 IPO 도전…누가 1등 될까

IPO는 이커머스의 큰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현재 쿠팡 외에도 티몬, 11번가가 IPO 추진을 준비 중이다.

티몬은 올해 초 공식적으로 IPO 추진 계획을 발표했다. 상장 대표 주관사는 미래에셋대우로 선정됐으며, 시기는 내년 중으로 알려졌다. 티몬은 지난 2017년 IPO를 진행하고자 했으나 적자라는 걸림돌에 한 차례 무산된 바 있다.

그러나 올해는 코로나19 사태로 이커머스 업계가 성장하면서 티몬의 실적 개선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티몬은 지난 3월 영업이익이 1억6000만원으로 최초 월 흑자를 달성했다. 

11번가도 IPO 추진을 공식화했다. 11번가의 자회사 SK텔레콤은 지난 3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홀에서 "원스토어, ADT캡스, 웨이브, 11번가 등의 IPO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11번가는 아마존으로부터 지분 투자를 받게 되면서 IPO 진행을 구체화하고 있다. 아마존은 최근 SK텔레콤과 손잡고 11번가를 통해 아마존의 상품을 직접 구매할 수 있도록 하기로 약속했다. 이어 아마존은 11번가의 지분을 순차적으로 인수하는 방식으로 최대 30%까지 투자할 계획이다. 

실적도 나쁘지 않다. 11번가는 지난해 매출 5950억원, 영업이익 14억원을 기록하며 흑자를 달성했다. 올해 3분기에는 1357억원의 매출, 14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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