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안=조현선 기자]삼성전자가 지난해 전세계 5G 스마트폰 판매량의 43%를 차지하며 1위를 차지했다. (사진=뉴시스)<br>
지난 2019년 4월 3일, 한국이 세계 최초 5G 상용화를 달성했다. (사진=뉴시스)

[뉴시안= 조현선 기자]2019년 4월 3일.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 등 국내 이동통신3사는 스마트폰 5G(5세대 이동통신) 서비스를 시작했다. 대한민국이 세계 최초로 5G 상용화에 성공한 날이다.

5G는 기존 4세대 이동통신(4G·LTE) 대비 최대 20배 빠른 전송속도를 지원한다. 초고속, 초저지연의 강점을 기반으로 몇 분 안에 영화(1GB 기준) 한 편을 다운로드받을 수 있는 4차산업혁명 시대의 기반이 되는 통신 서비스다. 

5G 상용화 직후 이동통신사들은 5G 가입자를 모으기 위해 놀라운 수준의 공시지원금과 요금제 할인 혜택 등을 제공하며 치열한 마케팅 혈전을 벌였다. 덕분에 5G 가입자는 예상치보다 두 배 이상 늘었지만, 방송통신위원회는 이통사 임원을 불러 불법보조금에 대해 경고했다.

현재 이통3사는 매년 수조원을 투입해 국내 시장을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의 5G 주도권 경쟁에 한창이다. 값비싼 요금제에 대한 지적도 중저가 5G 요금제, 알뜰폰 5G 요금제 등을 마련하며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그러나 서울 한복판에서도 5G 대신 4G로 자동 연결되는 현상이 여전하고, 속도도 '진짜 5G'와는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 꾸준하다. 결국 5G 커버리지(서비스 범위) 및 이용 문제가 발목을 잡고 있는 셈이다.  

2021년 4월 3일이면 세계 최초 5G 상용화 이후 2년이 된다. 그러나 국내 5G 기상도는 여전히 '흐림'이다.

지난 31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국내 5G 가입자 수는 2월 말 기준 1366만2048명으로 집계됐다. 매달 5G 가입자 수가 100만명 가까이 증가한 데다, 삼성전자의 갤럭시S21 시리즈 출시 효과 등을 기대하면 현재는 1400만명을 훌쩍 넘겼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전년(536만699명) 대비 약 2.5배 이상 늘어난 숫자다.

이동통신3사도 초기 5G 기지국 설치 비용을 뛰어넘어 무선부문 사업의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국내 이통3사의 무선 부문 사업 성장률은 전년 동기 대비 ▲SKT 2.7% ▲KT 1.3% ▲LG유플러스 5.4%를 기록했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5G 선도국가로서의 위상을 이어가고 있다. 영국의 시장조사기관 오픈시그널의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한국은 평균 5G 다운로드 속도 351.2Mpbs를 기록해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른 5G를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5월 238.7Mpbs, 8월 312.7Mpbs와 비교하면 매달 빨라지는 추세다. 

지난 하반기 기준 우리나라의 5G 평균 다운로드 속도는 690Mbps로 조사됐다. 이는 LTE(153Mbps) 대비 약 4배 빠른 수준이다. 

2020년 전체를 기준으로 5G 서비스 이용 도중 LTE로 전환되는 비율은 5.49%로 상반기(6.19%)보다 낮아졌다.

그러나 부족한 5G 커버리지 문제은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이통3사의 5G 기지국 수는 ▲SKT 4만9637국 ▲KT 5만1662국 ▲LG유플러스 6만4951국으로 총 16만6250국이다. 한편 LTE의 전국 기지국 수는 48만9729국으로, 약 33%에 불과하다. 

5G의 '고질병'으로 불리는 이용 환경에 대한 이용자들의 불만은 소송까지 번졌다. 최근 네이버 커뮤니티 '5G 피해자모임'은 공동소송 플랫폼 '화난사람들'을 통해 5G 통신 품질 불량에 대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집단 소송을 위한 공동소송인 모집에 나섰다. 약 일주일 만에 수천 명 이상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통3사는 5G 커버리지 확대를 위해 3.5㎓ 기지국 구축을 우선으로 진행하고 있다. 5G 특성상 도달거리가 짧고 직진성이 강해 더욱더 촘촘한 기지국을 구축해야 커버리지 문제를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5G 기지국 수는 내년 말께야 현재 LTE 기지국과 비슷한 수준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진짜 5G'로 불리는 28㎓ 고주파 대역 상용화도 여전히 과제로 남아있다. 초고주파대역은 3.5㎓ 대역보다 더욱더 촘촘한 기지국 구축이 필요하다.

이동통신3사는 정부에 2021년까지 약 1만5000대 이상의 28㎓ 대역 기지국을 구축하겠다고 약속했지만 현실적으로는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초고주파 대역에 대해서는 올해 B2B 시장을 중심으로 상용화를 위한 시동을 걸겠다는 목표다. 

정부도 발 벗고 나섰다. 오는 2025년까지 총 480억원을 투입해 5G 융합 장비 개발을 지원하는 '디지털 오픈랩'을 구축하고, 28㎓ 대역 상용화를 위해 5G 장비 인증 및 시험을 위한 인프라를 국가 차원에서 제공하겠다는 방침이다.

또  2022년까지 5G 전국망 구축을 목표로 현재 전국 85개시 주요 행정동과 교통망, 다중이용시설을 중심으로 5G 기지국을 우선 구축하고 있다. 이달 중 농어촌 지역에서도 5G를 이용할 수 있도록 5G망 공동 이용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다.

고가의 마냥 흐리지만은 않다. 5G 요금제 논란도 극복했다. 이통3사가 4~5만원대의 중저가 5G 요금제를 내놨고, 정부가 알뜰폰 사업자들도 5G 요금제를 내놓을 수 있도록 제도적 기틀을 마련한 덕분이다.

이통3사는 5G의 특성을 살려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서비스 등의 킬러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

SK텔레콤은 페이스북과의 협업을 통해 VR 헤드셋 '오큘러스 퀘스트2'를 판매한다. 자사 콘텐츠인 '점프VR' 등을 포함해 자체 콘텐츠를 선보이겠다는 방침이다. 또 미국 마이크로소프트와 함께 선보인 혼합현실(MR) 제작 스튜디오 '점프스튜디오' 구축 등을 알리는 데에 나섰다.

KT는 개인형 VR 서비스 '슈퍼VR' 등을 통해 헬스케어, 교육 등의 콘텐츠를 선보였다. 또 VR의 장점을 부각해 면접, 원격 모임 등 다양한 비대면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최근에는 지니뮤직이 과기정통부와 함께 진행하는 '5G 실감 콘텐츠, 서비스 해외공동제작' 사업의 일환으로 아이돌그룹 SF9의 퍼포먼스를 1인칭 시점 메타버스 콘서트로 재해석한 VP 앨범을 출시하기도 했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9월 세계 첫 5G 콘텐츠 동맹체인 'XR 얼라이언스'의 출범을 주도하며 의장사로 활동 중이다. 지난해 국제 우주정거장(ISS)을 배경으로 했던 첫 번째 프로젝트 '스페이스 익스플로러스: ISS 익스피리언스' 에피소드2를 전 세계 동시 공개할 계획이다.

저작권자 © 뉴시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