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SKT 박정호 사장, KT 구현모 대표, LG유플러스 황현식 사장 (사진=각 사별 제공)

[뉴시안= 조현선 기자]국내 이동통신3사의 정기 주주총회가 모두 종료됐다. 이들 모두 경영 핵심 키워드를 新사업, 脫통신으로 제시하고, 지배구조 변화를 위해 중점을 뒀다.

30일 통신 업계 등에 따르면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3사는 3월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신사업 발굴 및 확대를 통해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주력하겠다고 천명했다.

먼저 박정호 SK텔레콤 대표는 지난 25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올해 SKT의 변화 방향으로 'AI 컴퍼니로의 트랜스포메이션'과 '글로벌 수준 거버넌스 확립'을 제시했다. 박 CEO는 각 사업부별 성장 방향성을 설명하면서 5대 사업부를 기반으로 New ICT 포트폴리오를 성장에 집중하겠다고 덧붙였다.

또 지배구조 개편과 중간 지주사 전환이 최고 화두로 꼽힌다. SKT는 이날 정관이 기업지배구조헌장을 신설하는 등 지배구조 개편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내년부터 시행되는 공정거래법 개정안에 따르면 지주회사의 자회사 지분 보유 비율이 현행 20%에서 30%까지 늘어난다. 현재 SK㈜가 SK텔레콤을 통해 SK하이닉스를 손자회사로 보유하고 있는 구조로, SK텔레콤은 SK하이닉스의 지분 20.1%를 가지고 있어 추가 확보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SK텔레콤은 중간지주회사 설립을 통해 SKT·SKB 등 본업인 이동통신사업(MNO) 회사를 분리하고, 투자 회사를 신설해 SK하이닉스를 포함한 나머지 자회사를 관리하는 지배구조 개편을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중간지주회사가 SK㈜와 합병하는 형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SK하이닉스 이사회는 전날(30일) 박정호 부회장을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하면서 이석희 사장과 함께 투톱체제를 본격화했다. 이로써 지배구조 개편을 위한 마지막 준비를 마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림이 완성되면 새로 설립되는 회사는 반도체 관련 분야에서 적극적인 인수·합병을 진행할 수 있게 된다. 

또 SKT는 AI를 중심으로 핵심 사업인 MNO를 비롯한 미디어·보안·커머스 등 전체 ICT 패밀리의 상품과 서비스를 유기적으로 연결하고, 외부 제휴사로의 확장을 통해 혁신적인 고객 경험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SK텔레콤은 이날 ▲2020년 재무제표 확정 ▲사내이사 및 감사위원 재선임 ▲정관 일부 변경 ▲유영상 MNO대표 사내이사 선임 ▲윤영민 사외이사 선임 등의 안건을 의결했다. 현금배당액은 지난해 8월 지급된 중간배당금 1000원을 포함 주당 1만원으로 확정됐다. 

증권가에서는 SK텔레콤이 분할 이슈를 기점으로 통신사업의 안정성과 자회사인 비통신 사업의 성장성이 동시에 부각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KT도 맥락을 같이했다. KT는 29일 주총을 열고, 'A·B·C(AI·빅데이터·클라우드)' 기반 B2B 사업과 미디어 콘텐츠 사업을 중심으로 '디지털 플랫폼 기업(디지코)'으로 변모하겠다는 전략을 밝혔다. 

디지코란 기존 통신 사업에서 벗어나 디지털 중심의 사업이 주가 되는 회사를 뜻하며, 구현모 대표는 취임 이후 이를 줄곧 강조해 왔다. 이날 구현모 KT 대표는 "금융·유통 등 산업 전반에 걸쳐 디지털 전환(DX) 수요가 많다"며 "2025년까지 디지코 매출 비중을 50%까지 높이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KT는 디지털 물류 사업을 위한 '화물 운송법 및 화물운송주선업'과 빅데이터/클라우드 기반의 바이오 정보 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의료기기의 제작 및 판매업'을 목적사업에 추가했다. 

또 강국현 KT커스터머부문장이 신규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KT는 이날 주총에서 ▲2020년 재무제표 승인 ▲이사·사외이사 선임 ▲정관 일부 변경 등에 대한 안건을 의결했다. 현금배당액은 전년 대비 주당 250원 늘어난 1350원으로 확정됐다. 

LG유플러스는 지난 19일 주주총회에서 하현회 부회장 후임으로 황현식 대표를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하고, 대표이사로 공식 임명했다.

이날 황현식 취임한 LG유플러스 사장(CEO)은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에 대해 강조했다.

B2C 영역에서는 광고·데이터·구독형 서비스 영역에서 가능성을 타진하고, B2B 영역은 스마트 팩토리·스마트 모빌리티·뉴딜 사업 등에서 최적의 솔루션을 확보해 경쟁력을 높여가겠다는 방침이다. 

'찐팬' 확보를 위한 의지도 다시 한번 다졌다. 황 사장은 “전 임직원이 뼛속까지 고객 중심을 앞장서 실천함으로써 당사의 상품과 서비스에 만족해 열광하고 이를 주변에 적극적으로 알리는 ‘찐팬’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LG유플러스는 이날 ▲황현식 사내이사 선임 ▲재무제표 승인 ▲정관 일부 개정 ▲이사 보수 한도 승인에 대한 안건을 의결했다. 별도 기준 배당 성향은 43.4%로 전년(39.2%) 대비 증가했고, 주당 배당금 역시 전년보다 50원 늘어난 450원으로 확정됐다.

이들 이동통신 3사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강화에 대해서도 입을 모았다. ESG 경영이란 기업의 비재무적 성과를 판단하는 기준을 의미하는 것으로, 기업 투명성을 높여 지속가능성을 개선하는 요소를 뜻한다.

먼저 SK텔레콤은 이사회 산하 위원회를 4개로 재편하고 그 영향력을 확대한다. 위원회는 ▲미래전략위원회(중장기 방향성) ▲인사보상위원회(미래 경영자 육성) ▲감사위원회(공정하고 투명한 기업 운영) ▲ESG위원회(ESG 경영활동 제고)로 구성됐다. 특히 ESG위원회는 환경·사회·거버넌스와 관련해 SK텔레콤의 역할을 강화하게 된다.

KT는 ESG 분야에서 높은 전문성을 기반으로 지난 3년간 성과와 역량이 검증된 이강철 이사를 재선임했다. 

LG유플러스는 제현주 옐로우독 대표를 사외이사로 내정했다. ESG 관련 전문성을 바탕으로 사회적 문제 해결을 돕는 스타트업 투자 경험 등을 통해 기술·산업에 대한 자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여성 이사 선임을 통해 이사회 구성의 다양성도 제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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