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스타2019에 마련된 LG전자의 단독 부스. (사진=조현선 기자)
지스타2019에 마련된 LG전자의 단독 부스에서 LG V50S ThinQ 모델을 체험하고 있다. (사진=조현선 기자)

[뉴시안= 조현선 기자]애플이 LG전자의 모바일 사업 철수로 생긴 공백을 메꾸기 위해 LG폰 중고 보상 정책을 내놨다. 앞서 삼성전자가 빠른 속도로 LG폰 이용자들을 흡수해 나간 데 따른 맞대응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28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동통신 3사와 함께 오는 9월 25일까지 LG전자 스마트폰 이용 고객이 삼성 갤럭시S21 시리즈, 갤럭시Z폴드2, 갤럭시Z플립 5G, 갤럭시 노트20 모델로 교체할 경우 일정 금액의 중고가와 더불어 추가 보상금 15만원을 제공한다.

대상 모델은 V50 ThinQ를 비롯한 LG전자의 4G(LTE)·5G 스마트폰에 한한다. 

희망자들은 삼성 디지털프라자 및 이동통신3사 오프라인 매장, 하이마트 등 전자제품 양판점 오프라인 매장에서 신청하면 된다.

애플도 같은 날 LG전자 스마트폰 이용 고객이 아이폰12, 아이폰12 미니 개통 시 중고가와 함께 15만원의 보상금을 제공하는 보상 정책을 펼친다. 

대상 모델도 삼성전자의 보상 정책 프로그램과 동일하게 LG전자의 4G(LTE)·5G 스마트폰으로 제한했다. 3G, 폴더 타입의 스마트폰은 제외된다. 

예를 들어 LG 윙(Wing) 이용 고객이 아이폰12와 아이폰12 미니를 신규 구매할 경우 상태에 따른 보상 포인트 최대 18만원에 이어 15만원의 추가 포인트를 얻게 되는 셈이다. 

애플이 자사 제품 외의 중고 보상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건 이례적이다. 그간 애플은 삼성, LG 등 타사 휴대폰 이용 고객이 아이폰 시리즈로 교체할 경우 자체 보상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없었다. 추가 보상금도 애플이 전액 부담한다.

이용을 원하는 경우 이동통신3사의 대리점에서 신청하면 된다. 애플 스토어, 리셀러 매장 등에선 신청이 불가능하다.

양사의 이번 보상 정책은 이동통신사의 자체적인 중고 보상 프로그램과는 별개다. 기존의 중고 보상 그램은 사용자가 최초 기기 구입 시 매월 일정액을 내는 '대여' 방식의 보험 형태였지만 이번 정책은 가입 여부와 무관하게 진행된다.

업계에서는 애플이 최근 모바일 사업 철수를 밝힌 LG전자의 빈자리를 삼성전자가 독식하는 것을 막기 위한 방책이라고 봤다.

최근 이동통신업계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7일 시작된 LG전자의 V50 씽큐 중고폰 가격 보장 프로그램의 가입자 중 80%가 갤럭시S21 시리즈를 선택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처럼 삼성전자가 같은 안드로이드 OS를 사용하는 LG전자의 점유율을 그대로 흡수하는 것을 제지하기 위한 방책이라는 것이다. 

애플이 이같은 정책을 한국에서만 시행하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애플은 지난해 아이폰12 출시를 앞두고 이례적으로 '1.5차' 출시국에 한국을 포함시켰다. 통상 2차 출시국에 포함됐던 과거와는 달리 1차 출시 일정에서 불과 일주일 차이를 둔 1.5차 출시로 일정을 조정한 셈이다. 

당시 업계에서는 아이폰12 시리즈가 최초의 5G 아이폰인 만큼 세계 최초 5G 상용화 국가인 한국의 중요성을 높게 샀다고 봤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애플이 글로벌 스마트폰 업계에서 최고 라이벌로 꼽히는 삼성전자를 의식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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