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백화점이 휴젤을 인수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사진=뉴시스)
신세계백화점이 휴젤을 인수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사진 속 인물은 정유경 신세계그룹 백화점부문 총괄사장. (사진=뉴시스)

[뉴시안= 박은정 기자]신세계백화점이 국내 보톡스 1위 기업인 휴젤을 인수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휴젤의 최대주주인 글로벌 사모펀드(PEF) 베인캐피탈이 휴젤 지분 매각에 나섰다. 인수 후보군으로는 신세계백화점을 비롯한 미국과 중국 바이오 기업 등이 언급되고 있다. 업계는 이 중 신세계백화점의 인수를 유력하다고 전망하고 있다.

이와 관련 휴젤은 지난 17일 "최대주주는 당사 지분 매각에 대해 검토 중에 있다"며 "현재까지 구체적인 사항은 아직 정해진 바 없다"고 공시했다.

신세계백화점 역시 "휴젤 인수 관련해 검토한 바 있으나 현재까지 확정된 것은 없다"고 공시를 통해 입장을 밝혔다.

휴젤은 지난 2017년 베인캐피탈이 인수한 후 여러 차례 매각설이 제기됐었다. 2019년에는 LG생활건강이 휴젤을 인수할 것이라는 얘기가 있었지만 양사 모두 부인하면서 잠잠해졌다.

그러다 지난 5월 외신에서 "베인캐피탈이 뱅크오브아메리카(BoA)와 손잡고 휴젤 매각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구체적인 내용으로는 베인캐피탈이 보유하고 있는 44.4%의 휴젤 지분을 최대 20억 달러, 우리나라 돈으로 약 2조2000억원에 매각하겠다는 것이다.

업계는 신세계백화점이 휴젤 인수를 통해 국내외에서 보톡스와 필러 기술 등을 활용한 뷰티 상품에 주력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실제로 정유경 신세계그룹 백화점부문 총괄사장은 뷰티 시장에 꾸준히 관심을 갖고 사업 영역을 확장해왔다. 2012년 색조화장품 브랜드 '비디비치'를 인수한 후 화장품 편집샵 '시코르'를 론칭했다. 이 밖에 화장품 브랜드 오노마, 뽀아레 등을 내놓았다. 지난해에는 6성급 호텔 스파에서 사용하는 스위스 뷰티 브랜드 스위스퍼펙션을 인수했다.

문제는 실탄이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신세계백화점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이 4952억원에 불과해 2조원에 달하는 휴젤을 인수하기에는 벅차다. 업계에서는 재무적 투자자(FI)와 협력 등을 통해 해결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제약은 규제산업이기 때문에 유통사와는 운영 방식이 확연히 다르다"며 "다만 휴젤이 국내에서 성장동력을 잘 갖춘 만큼, 신세계백화점이 휴젤을 인수한 후 해외사업을 어떻게 전개하느냐에 따라 인수 효과가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휴젤은 국내 보톡스 시장 점유율 1위 기업이다. 2001년 설립돼 2010년 세계에서 여섯 번째로 보툴리눔톡신 개발에 성공하며 빠르게 성장했다. 지난해에는 매출 2011억원, 영업이익 783억원을 기록했다.

보톡스 외에도 알루론산 필터도 함께 생산 및 판매를 맡고 있다. 2009년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미간주름 개선 등에 사용하는 보툴리눔 톡신 제제 '보툴렉스'의 품목허가를 받아 판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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