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LG 트윈스 경기, 두산 6회초 공격 2사 주자 만루서 양석환이 2타점 적시타를 때린 뒤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지난달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LG 트윈스 경기, 두산 6회초 공격 2사 주자 만루서 양석환이 2타점 적시타를 때린 뒤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시안=기영노 편집위원 ]사람은 누구나 승부를 겨루면서 살아간다. 저녁내기 같은 작은 승부도 있지만 때로는 자신의 운명을 걸어야 하는 큰 승부도 있다. 하물며 스포츠 세계에서의 승부는 늘 자신의 모든 것을 걸어야 할 만큼 절박한 상황에서 벌어진다. 매주 목요일, 승부의 세계에서 살아남기 위해 같은 행위의 반복을 통해 새로운 세계에 들어서는 스포츠 인들의 몸부림을 들여다본다.

 

지난 3월 25일, 프로야구 개막(4월 3일)을 불과 9일 앞두고 ‘잠실 라이벌’ 두산 베어스와 LG 트윈스가 2대2 트레이드를 했다.

LG 트윈스는 내야수 양석환과 왼쪽 투수 남호를 두산 베어스로 트레이드했고, 두산 베어스는 왼쪽 투수 함덕주와 오른쪽 투수 채지선 선수를 LG팀으로 보냈다.

LG는 “함덕주는 왼쪽 투수로 즉시전력감이다”고 했고, 두산은 “FA 오재일이 삼성 라이온즈로 간 공백을 양석환으로 메우려 한다“고 했다.

두산과 LG의 트레이드는 외형적으로는 2대2 트레이드였지만 내용적으로는 양석환과 함덕주의 1대1 트레이드였었다.

결과적으로 두산의 양석환은 풀 히터에서 밀어치기가 되는 타자가 되면서 (28개의 홈런을 때리는 등) 자신의 선수 생활을 통해 최고의 성적을 올리며 팀을 플레이오프로 이끌었고, 키움과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도 4타점을 올리는 등 기대 이상의 맹활약을 해서 120점을 주어도 손색이 없다. 베어스팀에서는 심성수, 타이론 우즈, 김동주, 최준석을 잇는 우타자 거포의 대를 잇고 있기도 하다.

또한 두산으로 볼 때는 LG 선수 가운데 유난히 두산 전에 OPS(출루율+장타율)가 1에 가까울 정도로 강한 선수를 데려와 ‘일석이조’였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LG로 간 함덕주는 올 시즌 16경기(21이닝)에 출전, 1승 2패 1홀드(4.29)에 그쳤고, 10월 25일 잠실에서 벌어진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서 공 3개만을 던지고 팔꿈치 수술을 받게 되어 시즌 아웃되었다.

오늘(11월 5일)부터 시작되는 두산 베어스와 LG 트윈스와 준플레이오프(3전2선승제)는 LG 트윈스의 마운드, 두산 베어스의 타격 대결로 압축된다.

두산 베어스는 탈삼진 신기록(225개)과 평균자책점 1위(2.33)의 2관왕 아리엘 미란다가 명단에서 빠져있고, 앤드류 워커 로켓은 (팔꿈치) 수술하기 위해 미국으로 떠났다.

두산은 외국 투수 2명이 빠져 있는 데다, 국내 투수들 가운데 곽 빈 김민규 등이 키움과 와일드카드전에 선발로 출전해서 던질 여건이 안된다.

두산의 마운드는 오늘 선발로 나오는 사이드암 최원준(12승 4패 3.30)밖에 믿을 만한 투수가 없다.

만약 오늘 경기에서 이기면 곽빈 김민규 등이 6일 경기에 등판하고, 7일 경기에도 나올 수 있어서 승부를 걸어 볼 수 있다.

타격에는 와일드카드 2차전에서 맹활약을 한 외국 타자 호세 페르난데스와 양석환에게 기대를 하고 있다. 그리고 가을이면 더욱 강해지는 가을수빈 정수빈의 ‘가을본능’도 또 하나의 옵션이다.

LG 트윈스는 함덕주가 시즌 아웃 되었지만 오늘 선발로 나오는 외국 투수 좌완 앤드류스와레스(10승2패 2.18)와 켈리(13승 8패 3.15), 임찬규(1승 8패 3.87), 이민호(8승 9패 4.30) 등 선발

요원이 풍부하다. 불펜진도 셋업 맨 정우영과 마무리 고우석인 충분히 쉬면서 마운드에 오르기를 기다리고 있다.

타석에는 최고의 톱타자로 자리매김한 홍창기와 타격 기계 김현수가 핵심 멤버다. 다만 외국 타자 저스틴 보어(0.170)가 역대 외국 타자 가운데 최악의 성적을 내고 2군에 머물러 있는 것이 아쉽다.

두산 베어스와 LG 트윈스는 지난해도 준플레이오프에서 만났지만 두산 베어스가 2연승을 올려 플레이오프에 진출했고, 역대 가을야구 성적도 3승 2패로 두산이 앞서있다.

두산의 김태형 감독은 2015년에 두산 팀을 맡은 이후 6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 세 차례나 우승을 차지했다. 포스트 시즌 성적도 키움과 와일드카드 결정전 1승 1패를 포함해서 45전 30승 15패(승률 0.666)로 역대 감독 중 1위다. 그러나 LG 류지현 감독은 처음 팀을 맡자마자 포스트시즌에 진출시킨 상태라 아무래도 김태형 감독이 더 무게감이 있다고 볼 수 있다.

두산은 마운드 사정상 오늘 경기에서 패하면 (준플레이오프)가 어렵다. 그러나 오늘 최원준이 호투를 해서 승기를 잡으면 2차전이나 3차전 가운데 한 경기에 총력전을 펴서 플레이오프에 진출할 가능성이 생길 수 있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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