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이 10월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의 고용노동부 등에 대한 종합감사에서 증인으로 출석해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이 10월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의 고용노동부 등에 대한 종합감사에서 증인으로 출석해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시안= 박은정 기자]대유위니아와 남양유업은 겉으로 상관관계가 전혀없다. 알려진대로 대유는 딤채 브랜드로 널리 알려진 주방가전 회사이다. 남양유업은 우유회사이다. 대유위니아는 지난달 19일 남양유업과 상호협력 이행협약을 체결했다. 당시 대유위니아는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 일가가 보유하고 있는 회사 지분 53.08%를 조건부 매입하기로 했다. 협약은 남양유업과 사모펀드인 한앤컴퍼니(한앤코)간 소송에서 남양유업이 승소할 경우에 유효하다. 반대일 경우 무효이다.

당시 협약을 놓고 업계반응은 '뜻밖' 그 자체였다. 전혀 이질적인 회사간 협약에 '결합한들 무슨 시너지가 있을까'라는 의구심에서부터 '양사 경영진이 특별한 관계가 있나' 는 얘기까지 호사가들의 입방아는 계속됐다. 

그런 상황에서 대유위니아자문단이 16일 남양유업 정상화를 위해 지원에 나섰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자문단은 재무와 회계 등 20여 명으로 구성돼 남양유업의 경영전반을 들여다보고 업무협력을 진행하게 된다. 사회공헌 활동도 함께 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대유위니아는 제휴증거금 100억원을 남양유업에 지급했으며, 이르면 이번 주 중으로 220억원을 추가로 제공한다는 얘기도 흘러나왔다. 한앤코와의 소송이 매듭지어지는 대로 남양유업을 인수할 채비를 하고 있는 셈이다. 

대유위니아가 법적 문제뿐 아니라 오너리스크로 국민들에게 신뢰를 잃은 남양유업에 눈독을 들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첫번째 거론되는 이유는 사업영역 확장에 관심이 있다는 분석이다. 기업지배구조개선 연구소 네비스탁의 엄상열 이사는 "남양유업이 계속되는 오너리스크로 기업가치가 떨어진 상황"이라며 "저렴한 가격에 최대주주 지분을 가질 수 있다면 인수합병(M&A) 시장에서 매력있는 조건이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M&A 시장에서는 남양유업의 기업가치를 1조원으로 전망하고 있다. 남양유업의 유보자금 8000억원에 신규 공장 설비와 영업조직 등을 포함한 금액이다. 

대유위니아 관계자는 "남양유업과 계약을 체결했다는 소식에 일각에서는 이례적이라고 평가하지만 최근 유통산업을 살펴보면 사업군의 경계가 무너지고 있다"며 "본사는 냉장고가 주력 상품이기 때문에 냉장고를 채우는 여러 식료품을 판매하면 시너지가 일어날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고 말했다.

대유측은 자신들이 쌓아놓은 해외진출 경험을 토대로 할 경우 시너지 효과는 배가될 수 있다고 말한다. 대유위니아 관계자는 "남양유업이 국내에서는 유명한 브랜드이지만 해외에서는 약하다"라며 "본사의 해외 유통망을 활용해 남양유업 해외시장 진출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남양유업의 오너리스크이다. 엄상열 이사는 "남양유업의 기업가치가 하락된 주 요인은 상품의 문제가 아닌 오너리스크"라며 "남양유업이 홍 회장과 분리돼, 더 이상 주주들에게 피해를 끼치면 안된다"고 말했다.

양사 오너 일가간의 특별한 관계가 작용한 것으로 보는 시선도 존재한다. 하지만 대유측은 "절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양사간 협약은 남양유업 홍회장측 법률 대리인을 맡은 LKB앤파트너스가 다리를 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LKB는 대유측과도 관계를 맺고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홍 회장 입장에서는M&A 경험이 많은 대유가 구원투수 역할을 해줄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고있다는 후문도 있다. 대유는 위니아전자, 위니아딤채 등을 인수하며 회사를 키워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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