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미국·일본 등 각국 애플 홈페이지에 게재된 아이폰 운영체제인 iOS15.2 업데이트 안내 내용. (사진=조현선 기자)

[뉴시안= 조현선 기자]애플이 아이폰13 시리즈의 먹통(콜드랍) 문제 해결 과정에서 '꼼수'를 썼다는 논란이 제기됐다. 사태 발생 약 두달 넘게 이렇다할 조치를 취하지 않다가, 뒤늦게 개선 내용을 포함한 업데이트를 선보이면서 국내 공지에만 이같은 내용을 추가했다는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업데이트 이후에도 여전히 피해를 겪는 사례가 나오고 있어 논란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지난 14일  아이폰 운영체제(OS)인 iOS15.2를 공개, 배포하는 과정에서 국내 배포용 공지사항을 뒤늦게 수정했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앞서 아이폰13의 '통화 먹통' 현상은 약 두달 전부터 이어졌다. 일부 아이폰 이용자들은 통화 끊김 현상 뿐만 아니라 메시지 수신이나 앱 실행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는 불편까지 호소했다. 국내 이동통신3사 중 LG유플러스 이용 고객들로부터 가장 많은 피해가 보고되면서 논란이 커졌다. 

애플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달 운영체제 업데이트를 제공했지만 여전히 아이폰 사용에 불편함을 느낀다는 이용자들이 나왔다. 애플은 기기에 문제가 없다며 이동통신사 탓으로 돌리기만 할 뿐 이렇다할 방안을 내놓지 않으면서 이용자들의 피해는 더욱 커졌다. 급한대로 LG유플러스가 임대폰 제공 등의 보상 방안을 내놨지만 피해 사례가 늘면서 재고 소진 등으로 불편을 겪는 이용자들도 나왔다.

약 두달 여 간 피해가 이어지면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방송통신위원회 등 정부는 해당 피해 현황 조사에 나선 상태다. 임혜숙 과기정통부 장관 역시 "이용자들의 피해가 없도록 적극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아이폰 iOS15.2 업데이트 안내 화면 (사진=조현선 기자)

사태가 확산되자 애플은 새 업데이트인 iOS15.2를 내놨다. 당시 공개된 업데이트 내역에는 문제가 된 아이폰13 통화 불통 사태에 대한 원인과 관련된 내용은 포함되지 않았다. 단순히 '애플리케이션(앱) 개인 정 보호 리포트 및 디지털 유산 프로그램, 아이폰의 기타 기능 및 버그 수정이 포함돼 있다'는 항목만 안내했다. 애플이 사실상 특정 이동통신사의 탓이라며 '수건 돌리기'를 하는 상황에서 정확한 안내마저 없던 셈이다. 

새 업데이트 이후 상황은 반전됐다. 일부 이용자들로부터 콜드랍 문제가 해결됐다는 사례가 나오기 시작했다.  

그러자 애플은 업데이트 관련 공지사항 최하단에 '걸려오는 전화를 iPhone 13 모델에서 수신하지 못할 수 있는 문제 해결'이라는 항목을 추가했다. 기기 결함은 없다며 불통으로 일관해 온 태도를 돌연 바꾼 것이다.

또 해당 항목이 추가된 것은 국내 홈페이지 뿐이라는 점이 알려졌다. 16일 기준 미국과 중국 등을 포함한 애플 공식 홈페이지에 게재된 공지사항 중 해당 항목이 추가된 곳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피해 사례가 나오고 있지만 해당 문제를 공론화하지 않으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그러나 일부 이용자들은 현재 온라인 커뮤니티, 카카오톡 오픈채팅 등을 통해 업데이트 이후 해당 문제가 다소 개선되긴 했으나 여전히 피해를 겪고 있다는 입장이 다수다. 업데이트 이후에도 "전화가 와서 받았지만 들리지 않는다", "잘되던 와이파이까지 안된다"는 의견 등이다. 

현재 애플은 iOS 업데이트, 에어플레인 모드 활용 등의 방안만 내놓을 뿐 해당 모델에 대한 환불 및 보상 대책 등을 마련하지 않고 있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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