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안= 박은정 기자］"CJ대한통운 파업 끝난 지 불과 몇 달 안 된 것 같은데 또 파업이라네요.", "지난주에 온라인 주문 많이 했는데 배송 안 오는 건가요. 상품 주문할 때 배송업체 잘 봐야겠어요."

국내 택배업계 점유율 1위 CJ대한통운 택배 기사들이 28일 무기한 파업에 돌입하자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소비자들의 볼멘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올 초 택배기사들의 과로사 문제가 이슈가 됐을 때 국민 대다수는 택배노조의 파업을 지지하고, 과로사 방지를 위한 사회적합의문 체결을 적극 응원했다. 택배기사에게 "기사님 힘내세요!", "기사님 감사합니다" 등 메시지를 보내는 움직임도 있었다.  

그리고 1년. 택배노조와 사측은 사회적합의문을 체결하는 등 여러가지 변화가 있었다. 그럼에도 파업은 간헐적으로 계속됐다. 이번 파업까지 포함하면 벌써 4번째. 

한파주의보가 내릴 정도로 추운 요즘, 노조가 다시 거리로 나온 이유는 무엇일까. 노조 측은 사측이 또다시 과로사를 부추기고 있다고 말한다. 노조는 "지난 4월 170원의 택배요금을 인상하며 그중 56원만 사회적합의 이행 비용으로 사용하고 70~80원을 CJ대한통운 영업이익으로 둔갑시키고 있다"고 주장한다. "표준계약서에 '당일배송', '주6일제', '터미널 도착상품 무조건 배송' 등이 담긴 부속 합의서를 끼워 넣어 과로 계약, 노예 계약을 강요하고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사측은 이런 노조의 주장이 일방적이라고 맞선다. CJ대한통운은 "전체 택배비의 50%가량은 택배기사에게 집화·배송 수수료로 배분된다"며 "4월 요금 인상분도 170원이 아닌 140원 수준"이라고 반박했다. 통합물류협회는 "지난해 기준 기업고객을 상대로 2200원짜리 물건을 배송할 경우 택배기사 순이익은 건당 1006원, 택배사 이익은 70원"이라는 자료도 내놨다. 한국경영자총협회도 "택배노조는 이미 세 번의 파업을 강행했고, 그 때마다 정부 및 정치권의 개입과 사회적 합의가 매번 뒤따랐다"며 "그럼에도 노조는 연말연시 택배 물량을 담보로 자신들의 요구사항만 관철시키려 한다"고 지적했다.

이번에도 역시 양측의 대치는 팽팽하다. 강대강 대치속에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 몫이다. 올초 노조들의 파업 초기만 해도 사측은 인력 보충에 자신감을 표하며 피해가 크지 않을 것이라 했지만 예상과 달리 일부 지역에서는 배송이 불가능한 사태까지 일어났다. 전북 익산 지역에서는 파업이 넉 달 가까이 진행됐다. 

소비자들의 시선은 엄중하다. 잣대도 과거와 많이 달라졌다. 무조건 노조편도, 사측편도 들지 않는다. 중심 잣대는 누가 상식에 맞는 얘기를 하는 가에 달려있다. 상식 파괴적인 일을 하는 진영은 더 이상 소비자의 지지를 받지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