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젠행동주의주주모임 회원들이 지난해 7월 31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문재인 대통령님께 드리는 신라젠 17만 주주들의 호소문’을 낭독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신라젠행동주의주주모임 회원들이 지난해 7월 31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문재인 대통령님께 드리는 신라젠 17만 주주들의 호소문’을 낭독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시안= 박은정 기자]한국거래소가 신라젠의 상장폐지를 결정하자 17만 소액주주들이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지난 2020년 5월 신라젠이 거래 정지된 이후 20개월간 거래재개만을 기다려온 소액주주들은 거래소의 결정에 소송전도 불사하겠다는 계획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는 전일 기업심사위원회(기심위)를 열고 신라젠에 대한 상장폐지를 결정했다. 거래소는 "신약 파이프라인이 줄고 최대 주주가 엠투엔으로 바뀐 뒤 1000억원이 들어온 것이 전부"라며 "기업가치가 유지될지 불투명하며 파이프라인 등 기업으로 유지할 수 있는 구체적인 계획이 필요하다"라고 설명했다. 

신라젠은 거래소의 결정에 코스닥시장위원회에 적극 소명한다는 입장이다. 신라젠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현재 당사는 정상적으로 주요 임상들을 진행하고 있다"며 "연구개발 등 경영활동은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주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려 송구하다"고 밝혔다.

신라젠의 소액주주 17만여명은 거래소 결정에 반발하고 있다. 이성호 신라젠행동주주모임 대표는 "기업의 펀더멘탈이 아닌 정치적인 판단 같다"며 "조만간 소장을 제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거래재개 불가 결과가 나온다면 개인 주식거래를 방해한 이유로 손병두 거래소 이사장 등을 업무방해 혐의로 형사 고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신라젠의 소액주주는 17만4186명이며 주식수는 6625만3111주(지분율 92.60%)다. 거래가 중단된 주가 1만2100원 기준, 소액주주의 주식가치는 8016억원 수준이다. 

다만 신라젠의 최종 상장폐지 여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 기심위 결정 이후 영업일 기준 20일 이내에 열리는 코스닥시장위원회에서 거래재개와 개선기간, 상장폐지 등을 최종적으로 결정하기 때문이다. 이 기간 내에 신라젠이 성장 계획과 자금 확보 등에 대한 부분을 충분히 소명한다면 긍정적으로 거래가 재개될 수도 있다. 

신라젠의 상장폐지 결정에 최대 주주인 엠투엔도 주식이 떨어지고 있다. 엠투엔은 전날보다 29.74%(3450원) 급락한 8150원에 장을 마감했다. 엠투엔은 신라젠 지분 18.23%를 보유하고 있다.

한편 신라젠은 문은상 전 대표의 횡령 및 배임 혐의에 대한 수사가 시작되면서 지난 2020년 5월부터 주권매매 거래가 정지됐다. 이날 검찰은 문 전 대표 등의 항소심 결심 공판에서 문 전 대표에게 1심과 같은 징역 20년과 벌금 2000억원, 추징금 854억 여원을 구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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