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월 25일 서울 마포구 SBS 프리즘타워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관 두 번째 TV 토론회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월 25일 서울 마포구 SBS 프리즘타워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관 두 번째 TV 토론회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시안= 기영노 편집위원 ]‘올림픽 금메달’과 ‘대통령’은 실력도 중요하지만 행운도 따라야한다는 것은 새삼스럽지않다. 

한국선수단이 그동안 동계올림픽에서 획득한 금메달 33개중 가장 운이 좋은 것을 꼽자면 2010 밴쿠버동계올림픽 때 이승훈 선수가 스피드스케이팅 10,000m에서 딴 금메달일게다.  

당시 이승훈은 10,000m를 12분58초55로 끊었다. 마지막 8조에서 뛴 네덜란드의 스벤 크라머는 이승훈의 기록보다 4초05(12분54초50)나 빨랐다. 하지만 인코스를 두 번 도는 실수로 실격당해 금메달의 행운은 이승훈에게 돌아왔다.

이승훈은 그 대회 5000m에서도 은메달을 따 세계정상권 실력을 갖고 있음을 증명했다. 10,000m 금메달은 실력과 함께 운도 따라 줘 딸 수 있었다고 볼 수 있다.

이승훈은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매스스타트에서 동메달을 추가해 금메달 2개 은메달 3개 동메달 1개로 모두 6개의 메달을 획득해 전이경·박승희·최민정(이상 5개)를 제치고 동계올림픽 역대 최다 메달리스트가 되었다.

3월 9일 치러질 20대 대통령 선거 후보중 이재명 더불어민주당의 이재명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각종 여론조사에서 초박빙인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한국리서치가 KBS 의뢰로 지난 24~26일 전국 만 18세 이상 2000명에게 대선 후보 지지도를 물은 결과에서는 이 후보와 윤 후보가 각각 39.8%로 소수점 아래까지 똑같았다.  다른 여론조사에서도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두 후보의 지지율은 우열을 가리기 힘들다.

후보들이야 마지막 한표라도 더 얻기위해 열심이지만 장삼이사들 사이에서는 박빙인 상황에서 누가 운이 더 좋을지에 더 관심이 쏠린다. 당사자들이야 실력이라고 말하겠지만 두 후보 모두 상당한 운이 작용해 이 자리에 온 것만은 분명하다.

당장 이재명 후보의 경우 성남시장, 경기도지사를 지내면서 실력을 과시했지만 5년전 대선에서는 문재인 후보를 지나치게 몰아부쳐 문파로부터 미운털이 박혔다. 경선과정에서는 이낙연 후보와 맞닥뜨려 마지막 서울경선에서 위태로운 상황에 까지 몰렸다. 형수 막말, 김부선씨 파동 등도 거쳤다. 그럼에도 이 모든 악재와 고비를 넘기고 현재의 여권 후보로까지 올랐다. 실력이랄 수도 있지만 운도 따라 줬다는 것은 말할 필요도 없다.

윤석열 후보는 선거 현수막에 '국민이 키운 윤석열'이라고 썼다. 하지만 문재인대통령이나 추미애 전 법무장관이 없었으면 이 자리에 설 수조차 없었을 것은 삼척동자도 안다. 윤 후보 본인은 자신이 후보가 된 게 시대정신이라고 여기겠지만 평생 검사만 하다 단기간에 대선 후보가 된 것도 따지고 보면 운이 크게 작용했다고 해도 이상할 것은 없다.  

정치는 생물이라고 했다. 대선까지 남은 일정은 고작 일주일. 언제 어떤 돌발변수가 발생할 지 모른다. 그 불가측성이 선거판을 더욱 재미있게 하는 지도 모르겠다. 과연 누구에게 더 행운이 깃들 것인가. 운명은 누구의 편일까. 초박빙인 상황에서 스벤 크라머 선수같은 의외의 실수가 승부를 결정지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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