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현지시각) SK스퀘어, SKT, 도이치텔레콤 주요 경영진들이 독일 도이치텔레콤 본사에서 만나 글로벌 ICT 사업 협력을 논의하고 있다. (왼쪽부터) SKT 유영상 대표, SK스퀘어 박정호 부회장, 도이치텔레콤 팀 회트게스 회장, 클라우디아 네맛 부회장이 의견을 나누고 있다. (사진=SK텔레콤)
지난 5일(현지시각) SK스퀘어, SKT, 도이치텔레콤 주요 경영진들이 독일 도이치텔레콤 본사에서 만나 글로벌 ICT 사업 협력을 논의하고 있다. (왼쪽부터) SKT 유영상 대표, SK스퀘어 박정호 부회장, 도이치텔레콤 팀 회트게스 회장, 클라우디아 네맛 부회장이 의견을 나누고 있다. (사진=SK텔레콤)

[뉴시안= 조현선 기자]SK스퀘어가 SK텔레콤과 손잡고 글로벌 사업 진출을 추진한다. 독일 도이치텔레콤과의 협업을 통해 SK스퀘어 자회사인 원스토어가 운영하는 '원스 토어'와 SK텔레콤의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 유럽판 등을 선보이겠다는 방침이다. 도이치텔레콤은 유럽 내 가입자 수 2억4000여명 이상을 확보하고 있는 대표 통신 기업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박정호 SK스퀘어 부회장과 유영상 SK텔레콤 사장은 지난 5일(현지시각) 독일 도이치텔레콤 본사에서 팀 회트게스 회장과 클라우디아 네맛 부회장을 만나 사업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이는 지난 1월 열린 CES 2022에서 SK스퀘어·SKT·SK하이닉스가 ICT 사업에 협력하고, 글로벌 진출을 함께 추진하기 위해 ‘SK ICT 연합’ 출범을 선언한 이후 첫 행보다. 이날  자리에   그룹 내  주요 ICT 사업을  담당하는 임원들도 동석했다.

 원스토어는 SK스퀘어가 운영하고 있는 앱 마켓 서비스다. 이날 SK스퀘어와 도 이치텔레콤은 유럽 시장을 타깃으로 한 현지 앱스토어 사업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을 이룬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양측은 유럽판 원스토어 추진을 위해 합작사인 조인트 벤처 설립과 양 사 지분 투자 등을 포함한 지배구조와 사업 전략 등 구체적인 방안을 협의하기로 했다.

    또 이날 도이치텔레콤과 SK텔레콤은 '유럽판 이프랜드' 유럽 진출에 대한 협력 방안도 논의했다. 양사는 올해 안에 독일을 시작으로 유럽 각 지역에서 이프랜드의 시범 운영을 진행, 메타버스 콘텐츠 발굴과 고객 대상 마케팅을 공동으로 추진키로 했다. 예를 들어 독일의 특정 도시를 본 뜬 가상공간과 전용 아바타와 의상 등을 함께 개발해 도이치텔레콤 고객 대상으로 제공하고, 공동 마케팅을 벌이는 방식이다. 또 중장기적으로는 유럽 지역 메타버스 사업의 전초기지 역할을 할 합작회사 설립도 추진할 방침이다.  

이외에도 SK스퀘어의 자회사 SK쉴더스와 도이치텔레콤의 자회사 도이치텔레콤 시큐리티도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양측은 디지털 인프라 방역체계를 고도화하고, 인공기능(AI) 기반 영상 분석 기술인 '비전AI'를 유럽시장에 사업화하는 데 협력할 방침이다.

   한편 양측의 이같은 동맹에는 미국 빅테크 기업에 대한 견제 의도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한·독 연합으로 낮은 수수료 정책을 필두로 유럽에서 높은 지분을 확보하고 있는 구글·애플에 맞서겠다는 것이다. 앞서 원스토어는 지난해 도이치텔레콤의 투자전문회사(DTCP)와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로부터 1500만 달러(당시 약 168억원)의 투자를 유치한 바 있다. 액수는 적은 편이나 글로벌 통신기업이 특정 국가의 앱마켓 사업에 투자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그만큼 원스토어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원스토어는 지난해 1조 1319억원의 거래액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약 28% 성장했다. 현재 글로벌 전역에서 구글·애플의 높은 수수료로 인한 '갑질'에 대한 비판이 이어지는 가운데, 수수료 인하 정책 시행 이후 매해 두 자릿수 이상의 매출 성장률을 기록하는 등 약진을 이어가고 있다. 

단, 원스토어의 유럽 시장 성공 여부에 대해서는 미지수다. 2021년 기준 국내 앱마켓에서 원스토어의 점유율은 약 15%가량으로 집계됐다. 안드로이드 OS를 기반으로 막대한 점유율을 가진 구글(약 72%)에 비하면 크게 부족한 수준이다. 메타버스 역시 글로벌 시장에서 제대로 자리잡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저작권자 © 뉴시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