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슈퍼에 진열된 주류 모습. (사진=박은정 기자)
서울의 한 슈퍼에 진열된 주류 모습. (사진=박은정 기자)

[뉴시안= 박은정 기자]"소주 제품에 발주 제한이 걸렸는데 벌써부터 턱없이 부족해요. 소주를 진열해 놓으면 식당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이 와서 쓸어가요."

지난 7일부터 시작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화물연대의 총파업으로 파업 개시 일주일도 채 되지 않아 유통업계와 자영업자들이 큰 타격을 입고 있다. 

편의점 업계는 물류센터에 비축해 놓은 소주와 맥주 등의 물량이 많지 않아 발주 제한까지 내건 상태다. 현재 이마트24와 세븐일레븐, 미니스톱은 하이트진로가 생산하는 진로이즈백과 참이슬 등의 발주를 제한하고 있다.

미니스톱은 지난 4일부터 진로·참이슬·참이슬오리지널 360ml 병 상품을 하루에 1박스씩, 640ml 페트 상품은 하루에 10개까지 발주할 수 있도록 했다. 이마트24는 지난 5일부터 진로이즈백·참이슬후레시·참이슬오리지널 360ml 병 상품 발주 수량을 각각 3박스로 줄였다. 세븐일레븐도 같은 날 해당 제품 발주 수량을 1박스로 변경했다.

이는 하이트진로의 대표 상품인 참이슬과 진로 소주의 생산량 70%를 담당하는 이천공장과 청주공장의 생산라인이 멈춘 탓이다. 물류 운송이 전면 차단되면서 출고 작업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홍성길 한국편의점주협의회 정책국장은 "곧 휴가철이 다가와 소주와 맥주를 찾는 고객들이 많아지는데 발주가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아 걱정이 많다"며 "특히 서울 중심가에 있는 편의점은 상품이 부족하다"고 토로했다.

편의점주들은 소주 상품에 발주 제한이 걸리자 국산 맥주와 수입맥주, 막걸리 등 종류를 가리지 않고 상품을 비축하는데 속도를 내고 있다. 홍 국장은 "지금 당장은 소주만 출고가 어려운 상황이지만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주류업계 전반적으로 번질 수 있다"며 "편의점 내 창고 공간이 있는 편의점주들은 맥주와 막걸리, 와인 등을 모두 확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자영업자들도 덩달아 긴장하고 있다. 서울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박민경(57) 씨는 "우리는 소주가 필수품"이라며 "소주가 없으면 매출 타격이 크다"고 말했다.

자영업자 온라인 커뮤니티인 '아프니까 사장이다'에도 주류 상품 발주에 대한 고민 글들이 등장하고 있다. 자영업자들은 "오늘 참이슬은 공장에서 직접 가져오는데 진로는 전혀 못 구했다", "자영업자들만 죽어난다", "기름값, 배달비 오르더니 이제는 물류 운송비까지 오르게 생겼다" 등의 글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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